일본인 참사자 명복을 빌며
일본인 참사자 명복을 빌며
  • JBC까
  • 승인 2017.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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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한국인이 일본을 여행하다가 사고로 인해 7명이 죽었다'면 유가족들의 심정은 어떨까요. 
그런데 타국에서 억울하게 사망했던 사람들을 향해 자국민들이 "잘 죽었다"고 한다면 유족들 뿐만 아니라 그 나라 국민들 심정은 또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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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참사 화재 현장. 연합뉴스
 
14일 오후 발생한 '부산 실내 사격장 화재'사건의 기사를 읽다가 '악플'(악성 댓글)을 발견했습니다. 비록 일부 철없는 네티즌 악플이었지만 정말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철없는 네티즌들은 일본인들이 참사한 것에 대해 애도는 커녕, "잘 됐다"는 식이었습니다.  최근 악플로 넘쳐나는 인터넷 상에서 선플을 달자는 사회성 캠페인도 이들에겐 소용이 없었나 봅니다. 
악플 발단은 지난 15일 일본인 사망자 유가족들이 오열하면서 한국에 대한 원망과 분노를 쏟아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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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열하는 일본인 참사자 유가족. 연합뉴스 

 유가족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다시는 한국에 오지 않겠다"며 한국에 대한 원망을 쏟아냈습니다. 유가족 들 입장에선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 입니다. 당연한 얘기 일 수 있습니다. 내 남편, 자식이 이국땅에서 죽었다면 그 나라 가고 싶겠습니까. 
 문제는 이같은 유족의 반응에 대해 네티즌들이 과거 민족사 문제와 결부시키면서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기사에 악플을 달았습니다. 
 죽음앞에선 악플 안됩니다. 이런 내용들을 종합해 고발성 기사를 적었습니다. 기사를 적기 전에 고민을 했습니다. 혹시 일본 언론과 네티즌들이 한국의 철없는 네티즌 악플에  대해 악의적으로 보도하고,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도했습니다. 죽음에 대한 악플은 어떤 경우든 정당화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 네티즌은 저에게 항의성 메일을 보냈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유가족들에게는 정말로 안된 일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댓글의 내용을 가지고 기사를 만들다니 참 어이가 없군요.  댓글의 내용이 기사거리나 되는 것입니까? 그리고 댓글 단 사람들은 분명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자유가 있습니다."
 맞습니다. 그의 지적에 공감합니다. 인터넷 공간에서의 게시판 댓글 문화 그 자체가 부정적일 수 없습니다. 자유롭고 건강한 소통의 공간으로 자리매김 되어야합니다.그의 주장대로 표현의 자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터넷 댓글은 약(藥)이 될 수도 독(毒)도 될 수도 있습니다. 약은 선플일 수 있고, 독은 악플쪽에 가깝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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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에게 사죄하는 정운찬 총리/연합뉴스

  물론 표현의 자유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표현의 자유를 빌미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면 안됩니다. 다시 말해 모든 권리에 의무가 따르듯이 표현의 자유에도 의무가 필요합니다.
 이번 일본인 참사 관련, 인터넷 게시판에 그들의 사망에 대해 이런 저런 글을 남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무분별한 욕설이나 비방,악성 댓글 등으로 인해 상대방이 겪게되는 큰 아픔을 생각해보셨습니까. 
 인간은 죽음 앞에선 경건해야 합니다. 일본 사람이든, 한국인이든, 부자든, 가난한 자든 사람들은 망자에 대한 예의는 지켜야 합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일본 관광객들의 죽음을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조선인들에 행한 역사적 문제와 결부시켜면서 그들의 참사를 오도했습니다.  
 일본은 지난 36년 일제강점기 동안 한국인들을 핍박했습니다. 이로인해 많은 조선인들이 죽었습니다. 한국인이라면 일제강점기 일본의 만행을 잊을 수 없고, 잊어서도 안됩니다. 
 그러나 이 문제의 본질은 화재 참사로 인해 일본인 7명이 여행중 사고로 참사했고, 유가족들이 슬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인들이 과거 조선인을 핍박했고, 조선인들이 많이 죽었기 때문에 부산 화재 참사로 인한 그들의 죽음까지 역사의 연장선성에서 치부하고, 그래서 당연시 되어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인간의 죽음에 대해 악플 달지 맙시다. 참사자들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