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과 작가의 길
공지영과 작가의 길
  • JBC까
  • 승인 2017.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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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 쯤 공지영 작가는 한 예능프로에 출연했다. 당시 그는 이 방송에서 이혼, 자식관, 인생관 등 자신의 시시콜콜 이야기를 마구 쏟아냈다. 

내 시선이 멈춘 곳은 두 군데 말하는 대목에서다. 하나는 “아이들의 학비를 벌기 위해 펜을 들었다.”

또 하나는 “자신의 꿈은 나이 70이 되어서도 남자친구와 함께 빨간 스포츠카를 타고 달리는 것”이라는데서다.

그가 빨강이든, 노랑이든 스포츠 카 타고 그런 로멘틱을 꿈 꿀 수 있다는 데  공감한다. 그러나 “학비를 벌기 위해 펜을 들었다”는 내용에선 할 말을 잃었다.   

공지영 작가. 그는 우리 시대 베스트 셀러작가다. 많은 사람들은 그의 글에 공감하고 또 위로와 만족을 얻는다. 그런 공 작가가 "학비를 벌기위해 글을 적는다"는 표현은 사적인 자리에서나 할 수 있지, 명색이 유명 작가인데 방송까지 출연해서 뱉어야만 했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공 작가를 둘러싸고 SNS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공지영의 트윗은 한도 끝도 없다. 다음은 SNS에서 논란이 된 그의 글이다. 

*2011. 12. 2=공지영, 인순이-김연아 ‘개념없다’ ‘안녕’ 비판

*2012. 1.12=공지영 샤넬백 논란 “별 그지깽깽이들”표현

*2012. 4. 14= 공지영 "문대성 출당? 새누리당 정말 한심하다"

*2012. 12. 17=공지영씨,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 ‘5억 수수루머’리트윗 사과

*2012.12.19=공지영, 마지막 TV토론 보고 박근혜 혹평

*2012. 12. 21=박근혜 당선인을 ‘나치’에 빗댄 공지영

*2014. 7.20=공지영, 남편 부동산 재산축소신고 권은희 성녀 적극 두둔

*2014. 7. 20=朴 정부 인사 비판하던 공지영, 권은희엔 "성녀 뽑는 자리 아니다" 옹호

*2014. 8. 5=공지영, “국방장관 육군 참모총장 군대갔다왔나” 트윗 논란

*2014. 9. 21=[뉴스 9] 대리기사 폭행이 함정?…공지영 SNS '논란'

*2014. 12. 20=통진당 해산 결정에 소설가 공지영 “헌재는 북한과 똑같아”

 

SNS를 통해 이런 논란의 글을 양성하자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2103년 1월 초 마광수 연세대 교수가 공 작가를 비난했다. 마 교수는 공 작가의 스승격이다. 

마 교수는 공 작가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공지영은 대학시절에 운동권인 척 하다가 시에서 소설로 전향해 처녀작 '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라는 소설을 썼다. 말하자면 운동권과 결별했단 얘긴데, 지금은 진보인 척 하며 시대의 양심인양 독자들을 속이고 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책으로 독신주의 페미니즘을 팔아먹으면서 많은 여성들을 잘못된 결혼관으로 혼란시키다가 정작 자신은 세 번이나 결혼하는 모순된 행동을 보여주고, 또 그걸 팔아먹으며 돈을 벌고 있다. (공 작가는) 사이비 얼치기 페미나치에다가 위장된 진보일 뿐, 그녀가 이 사회 진짜 민중들에게 도움을 준 적은 없다“

공 작가의 SNS글에 대해 한편에선 공감하고, 또 한편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다. 그런데 공작가는 최근 자신을 공격한 네티즌들을 고소했다. 

인터넷에서 ‘악마’ ‘걸레’ 등의 단어로 자신을 지속적으로 인신공격했다며 네티즌 7명을 검찰에 고소했다. 네티즌들의 그런 인신공격을 뿌리뽑아야 하는 건 맞다.

그런데 그의 고소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이 ‘지원 사격’했다. 새정연은 "명백한 범법 행위로 고소는 불가피하다"고 거들었다. 공 작가의 SNS글이 새정연의 입장을 대변해주어서 그런가. 

공 작가의 이 고소를 보면서 자신이 SNS를 통해 상대를 비난하면 표현의 자유고, 네티즌이 자신을 비난하면 인신공격인가. 네티즌들이 왜 공 작가를 공격했을까. 작가로소 글만 적고 있는데 그를 공격할 수 있었을까.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관점은 다를 수 있다. 한국 사회에서 진보와 보수적 사고가 사사건건 마찰을 빚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 작가가 작가 본연의 자세로서 글을 적었다면 누가 그를 비난할까. 툭 하면 140자 미만의 트윗을 통해 자신의 견해를 토해낸다. 

수십만 명의 팔로우를 거느리고 있는 공 작가는 '공인'이다. 그가 무심코 던지는 한마디는 우리 사회에 큰 논란과 파문을 던진다.  차라리 SNS가 아닌 자신의 생각과 사상 철학을 특정 매체 혹은 다른 인터넷상에서 얼마든지 올릴 수 있다.  

 한번 따져보자. 그동안 공가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비난했는지 일일이 다 열거 할 수 없다. 그중에서 딱 두가지만 거론 하겠다.

 하나는 자살을 비웃었다. 지난해 6월 영훈국제중 교감이 자살했다. 그는 그의 자살 소식이 전해지자 “영훈중 교감 학교서 자살. 최고학교 지켜달라 유언. 나라면 애들 이 학교 안 보낸다 갈등에 대한 해결은 자살이라니. 게다가 학교서 자살? 그러고도 최고 학교? 뮤셔워 헐!!!” 그는 자살을 비하했고, 비웃었다.

 또 2012년 12월 20일엔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를 나치에 비유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것은 박 대통령을 찍은 모든 유권자를 나치인에게 투표를 한것과 같다는 논리다.

 

 

작가라면 이 사람 모를 리 없을 게다. 시인이자 소설가였던 찰스 부코스키(Charles Bukowski, 1920년 8월 16일 - 1994년 3월 9일)다.

그가 남긴 ‘작가가 되기 위해서’라는 글은 작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면 되새겨 보아야 한다. 다음은 그의 글이다.

 “모든 것이 준비되었어도 당신 안에서 터져 나오는 것이 없다면 작가가 되지 마라.

당신의 가슴과 당신의 정신과 당신의 입술에서, 당신의 속 깊은 곳에서 미처 묻지 못한 것이 없다면 작가가 되지 마라.

적당한 말을 찾기 위해 몇 시간 동안이나 컴퓨터 화면을 쳐다보거나 타자기 앞에 웅크리고 있다면 작가가 되지 마라.

돈을 바라거나 명성을 얻으려고 쓰고 있다면 작가가 되지 마라. 

여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쓰고 있다면 작가가 되지 마라.

자리에 앉아서 먼저 쓴 걸 고치고 또 고치고 있다면 작가가 되지 마라.

글쓰기에 대해 계속 생각하면서 열심히 글을 쓰고 있다면 작가가 되지 마라.

다른 누군가처럼 쓰기 위해서 애쓰는 중이라면 작가가 될 생각을 잊어라.

당신 안에서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기다려야 한다면 참을성 있게 그것이 오기를 기다려라.

그리고 결코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없다면 다른 일을 찾으라.

당신이 쓴 것을 아내한테, 여자 친구한테, 남자 친구한테, 부모한테, 아니 다른 누구한테 먼저 읽혀야 한다면 당신은 아직 준비가 되어 있는 게 아니다.

수많은 작가들처럼 되지 마라. 스스로를 작가라 부르는 많은 인간들처럼 되지 마라. 따분하고 지루하고 가식적인 작가가 되지 마라.

자기 사랑에 시간을 보내는 작가가 되지 마라. 세상의 도서관은 그런 작가들 때문에 하품이나 해 대면서 밤을 보내고 있다. 거기에 이름을 더하지 마라. 

당신 영혼이 로켓처럼 터져 날아가지 않는다면, 당신이 미칠 것 같거나 자살하고 싶거나 살인을 꿈꾸지 않는다면 작가가 되지 마라.

당신 안에 있는 태양이 당신 내부에서 타오르지 않는다면 작가가 되지 마라.

진정으로 때가 되면 그리고 당신이 선택받았다면, 저절로 당신은 작가가 될 것이고, 당신이 죽거나 당신 안에서 작가가 죽을 때까지 계속해서 글을 쓰게 될 것이다.

다른 길은 없다. 절대로 없다.”

그리고 부코스키는 “만약 당신이 ‘위하여’를 위해 글을 쓴다면 작가가 되지마라”고 했다. 그것은 의도가 들어가면 실패다고 지적했다. 의도하여 작가가 되고자 하면 결코 작가가 될 수 없다.

소설가 공지영을 보고 싶다. 그가 140자 트위트 질에선 벗어나길 바란다.

 

찰스 부코스키 묘비에는 짧은 문장 하나가 더 적혀 있다.

‘하려 하지 마라.’(Don't 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