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가면 라틴 음악 라이브가 있다.
그곳에 가면 라틴 음악 라이브가 있다.
  • JBC까
  • 승인 2017.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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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음악을 듣고 싶다고요, 지금 바로 강원도 사천해변으로 오세요'

사천 '달을 삼킴 바다' 매년 여름이면 라틴 라이브 공연 펼쳐

강원도 강릉시 사천면 사천진리 사천해변. 강릉 경포대와 주문진 가운데 위치한 이곳에는 지난 8년 전 ‘라틴 음악 전용라이브 카페’가 오픈했다. 달이 바다를 삼킨 듯 해서 카페명이 ‘달을 삼킨 바다’. 달처럼 생긴 하얀 간판이 바다위에 펼쳐져 있어 이 카페 간판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달이 바다를 삼킨듯할 기세다.

 

사천해변가에서 라틴음악 라이브 공연이 펼쳐지는 전경  

한적한 해변가에 라틴 전용 라이브 카페가 들어선 것만 해도 이채로운데, 더 흥미로운 건 매년 여름만 되면 이 카페에선 5인조로 구성된 멕시코 가수들이 라틴 라이브 공연을 펼친다.

올해도 어김없다. 지난 10일부터 멕시코 5인조 밴드가 이곳 카페에서 공연중이다. 요즘같이 절정인 피서철인데도 이곳 해변가는 강릉 경포대, 주문진 해수욕장과 인근 낙산해수욕장에 피서객들이 몰려 한적하다.

그런 이곳에서 멕시코 5인조 밴드 가수가 출현 공연을 펼치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더욱이 이곳엔 이들을 위한 별도의 전용 공연장이 마련된 것도 아니다. 해변가 백사장 앞 주차장 공터에 대형 텐트를 설치한 후 공연을 펼치고 있다.

공연장이 마치 1970년대 시골의 천막공연장을 연상케 한다. 이곳 공연장의 열기는 한여름밤 동해바다가의 뜨거운 태양만큼이나 작열하다.

열연중인 멕시코 5인조 밴드 마리아치

서울 성북구 돈암동에서 피서온 강우경·전복임 부부는 “다른 휴양지에 비해 사람이 피서객들이 별로 없는 이곳에서 라틴음악을 들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신기해했다. 강씨 부부는 “낮에는 피서, 저녁에는 라틴 음악과 통기타 가수들의 라이브를 들을 수 있는 이곳이야 말로 최상의 피서지다”고 추켜세웠다.

멕시코 5인조 밴드는 국내에서도 명성이 자자한 공연팀이다. 이 공연팀 이름은 ‘멕시코 마리아치’. 멕시코 민속음악과 라틴음악을 연주한다고 해서 부쳐진 명칭이다.

라틴음악하면 우선 태양과 어우러진 여름을 연상케한다. 라틴음악은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 일대 라틴계 민족의 음악과 이를 바탕으로 새롭게 발달한 대중음악이다.

원주민(인디오)·유럽인·아프리 카계 흑인 등의 세 인종의 음악성이 혼합되어 탄생 한 라틴음악은 다양한 리듬이 가장 큰 특징이다.

마리아치 공연팀은 여름만 되면 전국 각지에서 공연이 쇄도한다. 전국 유명호텔은 물론 관광지등에서 이들을 초청하려고 안달이다. 그러나 이들은 사천해변으로 가정 먼저 달려온다.

이들이 다른 공연스케줄을 뒤로 한 채 이곳으로 달려오는 것은 시인인 카페주인장 최경수(52)씨의 라틴음악 사랑 열정 때문이다.

라틴음악 전문가 권용민씨와 시인이자 달을 삼킨 바다 카페 주인장 최경수씨

주인장 최씨는 8년전 이곳 사천해안에 라틴 음악 전문 라이브 카페를 열었다. 당시 라틴 라이브 음악은 국내에서 듣기가 쉽지 않았다. 서울에도 라틴음악만을 들을 수 있는 전용 카페가 없다. 그런 라틴음악을 강원도의 한 한적한 해변가에서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애호가들에겐 즐거움 그 자체다. 카페주인장이 보유중인 LP만 1만여장. 이중 쿠바 및 라틴 음악 LP도 수천장이다.

이곳은 여름뿐만 아니라 가을 겨울철에도 라틴 음악 마니아들이 달려와서 음악을 듣곤한다. 지금은 전국적으로 라틴음악 팬들이 형성돼 있을 정도다.

사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라틴리듬은 많은 수가 쿠바에 그 연원을 두고 있다. 대표적인 라틴 리듬인 룸바 는 쿠바의 ‘송’이라는 리듬의 변형이다. 또 맘보·차차차·볼레로·비긴·칼립소 등의 라틴음악도 모두 쿠바리듬에서 유래하였다.

국내에서 이 모든 라틴음악을 들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카페주인장에 따르면 처음 이 해변에서 라틴음악을 틀었을때만 해도 이 지역 상인들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조차 의아해 했다. 그도 그럴것이 당시는 7080음악이 대세였다.

7080 세대의 음악적인 갈증을 충족해주는 콘텐츠가 그동안 없었던 우리 사회에 7080 음악은 대중가요의 원류가 무엇인지를 보여줘 각광을 받았다.

이문세 광화문연가, 노사연의 만남, 송창식·윤형주·김세환으로 대표되는 세시봉 출신 가수들이 90년대 7080세대들의 주요 음악 코드로 자리 잡았었다.

또한 올드팝이 7080 세대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비틀즈·엘튼존 등 명팝 가수들의 노래는 다시 한번 우리 사회에 올드팝 추억의 향수를 되살렸다.

음악평론가 정연재 씨는 “이런 사회 흐름속에서 라틴 음악 라이브 카페가 운영중인 것은 음악애호가들에겐 신선한 충격 그 자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0년이면 강산이 변하듯, 해를 거듭 할수록 라틴 음악 팬층이 형성되면서 지금은 전국에서 라틴음악 애호가들이 이곳으로 몰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 마리아치’ 공연팀을 이끌고 있는 권용민씨는 “사천해변을 대한민국 라틴음악의 메카로 만들고 싶다”면서 “매년 여름 사천해변에서 라틴음악의 진수를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달을 삼킴 바다 간판

*찾아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를 이용 북강릉IC에서 나온 후 사천해변쪽 방향으로 가면 달을삼킨 바다가 보임.

 네비케이션 주소지 ‘사천해변’ 치면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