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김정은 메시지 모순 가득…北선전선동 흔들려"
태영호 "김정은 메시지 모순 가득…北선전선동 흔들려"
  • JBC까
  • 승인 2019.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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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전국당초급선전일군대회가 6일과 7일 평양체육관에서 진행,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신한 선전선동으로 혁명의 전진동력을 배가해나가자'는 서한을 보냈다고 노동신문이 지난 9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뉴스1


(서울=뉴스1) 나혜윤 기자 =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가 북한의 최고지도자들을 신비화하는 데 주력해 온 '선전·선동분야'가 흔들리고 있다는 주장을 내놔 주목된다.

태 전 공사는 10일 블로그를 통해 "김정은 수령신비화 반대?"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하고 "북한의 선전선동분야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 전 공사는 지난 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2차 전국 당초급선전일꾼대회' 참가자들에게 보낸 서한 '참신한 선전선동으로 혁명의 전진동력을 배가해 나가자'를 근거로 들어 이같은 주장을 내놨다. 김 위원장의 서한은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공개된 메시지다.

태 전 공사는 "그 서한에 새로운 내용들이 모순되는 관계 속에서 병존해 있다"며 북한의 선전선동분야가 흔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태 전 공사는 "가장 눈에 띄는 것이 김정은이 '수령의 혁명 활동과 풍모를 신비화하면 진실을 가리게 된다'면서 수령신비화를 반대했다"며 " 이와 함께 '선전선동 교양에서 핵심은 김씨일가에 대한 위대성 교양'이라고 강조한 것은 모순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선전선동 교양의 핵심이 위대성 교양이라면 결국 수령을 신비화하라는 것인데, 이러한 모순되는 방향이 선전선동 분야(의) 일꾼들로 하여금 갈피를 잡기 힘들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또한 "김정은은 서한에서 북한 선전선동 사업이 형식주의에 빠져 있으니 객관적 현실을 인정하라고 했다"며 "그러면서도 현 정세평가에서 '모든 것이 목적하는 바 그대로 되어 가고 있다'고 북한의 힘든 형편을 부정하였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번에 김정은이 수령을 신비화하지 말라고 지시했으나 당 선전선동분야의 기본 과업이 김씨일가의 위대성교양으로 남아 있는 한 김씨일가에 대한 신격화, 우상화사업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태 전 공사는 김 위원장이 '수령을 신비화하지말라'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은 이미 2012년 등극하면서 당 규약 등에서 김일성과 김정일을 신과 연결시키는 것을 반대한 바 있다"며 "김정은은 2013년 북한에서 헌법보다 위에 있는 '당의 유일사상체계확립의 10대 원칙'을 '당의 유일적령도체계확립의 10대 원칙'으로 수정하면서 수령의 교시를 '신조화해야 한다'는 표현을 고친 바 있다"고 말했다.

또한 태 전 공사는 김 위원장이 2013년 북한 군부대를 방문하면서 군부대 병실과 회의실에 대원수복을 입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를 보고 "김일성은 6·25때 원수칭호를 받고 원수복은 입은 적이 있으나, 대원수복은 입은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김 위원장이) '더구나 김정일은 원수복이든 대원수복이든 군복을 입어 본적이 없다'면서 '현실에 존재하지 않았던 수령의 모습을 인위적으로 형상하여 선전하면 안된다' 하였다"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아울러 태 전 공사는 북한의 '동창리 재건 움직임'등 논란이 일고 있는데 대해선 "당장 미사일이나 위성발사와 같은 도발로 돌아설 기미는 없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10일 김정은이 김책공대를 찾아 웃는 얼굴로 대의원 투표에 참가하고 9일 리용호 외무상이 김정은의 베트남 방문을 축하하여 평양주재 베트남대사관 성원들을 위해 만찬을 마련했다"며 "이러한 동향은 결국 회담결렬에도 불구하고 세계에 태연자약한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와 관련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김정은까지 나서서 태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갑자기 미사일이나 위성을 발사하면서 정세를 긴장시키면 북한 주민들도 갑자기 무슨 일이 있었는가 하고 심리적 혼란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