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C의 재팬터치⓵]연재를 시작하며
[JBC의 재팬터치⓵]연재를 시작하며
  • JBC까
  • 승인 2019.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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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간 경제전쟁이 불 붙었다.  이 경제 전쟁을 지켜보면서 ‘한국과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절감 했다.  지난해만 해도 한국인들은 약 1,000만명 이상 일본을 다녀왔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일본에 대해 잘 모른다. 그저 상대방에게 친절하고 깨끗한 나라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다. 일본은 한 꺼풀 더 들어가면 또 다른 일본, 색다른 일본을 느낄 것이다.  이 연재는 필자가 지난 20년간 일본을 오가면서 느꼈던 것들을 정리한 것이 될 것이다. 객관적 관점이 아닌, 순전히 필자의 시각을 보탠 후, 주관적 관점에 따라 적고자 한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편집자주>

일본은 우리와 같은 생김새가 비슷하고 피부색도 같다. 그러나 정치, 경제, 사회, 교육과 환경, 문화, 관습이 한국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일본에서 일본인과 만나서 행동했을 때 내 행동이 올바르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나의 행동이 잘못 됐나라는 의구심을 가질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나는 한국에서 상식에 걸맞는 행동을 했을 뿐인데, 일본인들은 나의 행동을 이상하게 바라보곤 했다. 그럴 때면 내가 전혀 딴 세상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는 착각을 하기 일쑤다.

나는 그런 일본인들을 보면서 일상의 여러 행동을 관찰하고 그런 중에 어떻게 행동하고, 무엇이 중요하고 덜 중요한 지를 눈으로 확인하기 시작했다.

일본인의 하루가 어떻게 시작되고, 마무리 되는지, 사회에선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가, 이들은 어떤 정신으로 무장되어 있는가. 어떤 교육을 받고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관찰하기 시작했다.

나는 다양한 일본인들을 만나면서 가장 객관적 시각으로 그들을 관찰해왔다. 이 관찰은 기자의 시각도 있었지만 그들의 행동과 의식이 한국적 문화정서와는 너무나 다른 호기심 때문이었다.

겉으면 드러난 일본, 한꺼풀 벗기고 그 속으로 들어간 일본은 천지차이다. 일본인은 흥분해야 할 사안에 대해선 아주 차가울 정도로 냉정했다.

큰 것에 대해선 별로 놀라지 않고, 놀라더라도 그 때뿐이다. 그런데 작은 것에 대해선 쉽게 흥분하는 것을 보았다.

일본은 참으로 단순함을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는다. 아주 단순하게 묘사해도 괜찮은 데, 꼬이도록 해서 매듭을 하나 하나 풀도록 한다. 일본의 소설, 영화 등은 솔직히 한번만 봤을 때는 이해가 선 듯 되지 않는 게 많다.

가장 단순함을 복잡하게 만드는 나라, 성질 급한 한국인은 제 풀에 지쳐 나가 떨어진다.

단순과 복잡성, 나는 그러면서 그들이 추구하는 문화가 결국 일본인 삶이라는 사실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 중 일본은 질서와 청결, 매너가 아주 잘 되어 있다. 그것은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이 아니다. 일본을 여행한 사람들의 한결같은 지적은 질서와 매너, 청결이 몸에 배어 있는 나라가 일본이라고 한다.

한국에서 매일 듣는 자동차 크락션 소리를 들은 적 조차 없다. 담배를 피우다가 누군가 슬쩍 꽁초를 길바닥에 버리는 경우도 본 적이 없다. 골목길이든 대로든 속도와 신호를 무시하는 차를 별로 보지 못했다.

일본인은 “하지 말아라” 하는 짓은 하지 않는다. 또 “지켜야 한다”는 것은 꼭 지킨다. ‘아리가토’와 ‘스미마셍’을 입에 달고 사는 일본인들. 그들의 친절함과 매너 그리고 질서를 지키는 그 정신은 세계인도 놀라워하고 부러워 한다.

그런 일본은 어째서 역사문제와 침략전쟁 문제만 나오면 180도 바뀌는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및 각료들은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세계의 그 수많은 사람들을 살상했던 일본 전범 수용소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 참배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세계의 평화와 인권을 외치고 있다.

일본인도 평화와 인권을 강조하지만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적극 지지 하고 환영한다. 아베 총리와 일본 국민들의 이중적 모습이다.

한국이 아무리 목소리 높여 과거사를 반성하고 사죄하라고 해본들, ‘소귀에 경 읽기’와 같다. 한국의 역대 정부가 일본 정부의 역사관에 우려를 나타내고 최고위급 대화를 중단한다고 해도 그들의 속내는 하나도 바뀌지 않고 있다.

예의를 잘 지키고, 질서유지가 으뜸인 일본, 상대에 대한 배려와 상대에 실례를 범했을 경우 반드시 사과하는 일본. 인권과 평화 그리고 인간의 보편적 삶을 존중하는 일본.

친절함이 뼈속 깊이까지 박혀 있는 일본. 싸움을 아주 좋아하면서도 유순하고, 군국주의적이면서 탐미적이며, 무례하면서도 예의바르고, 고집불통이면서도 융통성이 있으면, 외부에 순종적이면서도 그 자신이 주변으로 밀려가는 것에 대해 분개하고, 충직하면서도 반항적이고, 용감하면서도 겁이 많으며, 보수적이면서도 새로운 것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면을 갖고 있는 일본.

자신의 행동을 남이 어떻게 생각할까 무척 신경을 쓰면서도, 다른 사람이 자신의 행동을 보지 않을 때는 쉽사리 범죄의 유혹에 이끌리는 일본.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자에게는 엄청 강한 일본. 겉과 속이 다른 일본.

일본을 연구한 루스 베니딕트(1887-1948) 컬럼비아대학 교수는 그런 일본을 가리켜 ‘한 손에는 국화, 또 한손에는 칼을 든 민족’이라고 결론 내렸다.

일본이 아무리 국화향기 같은 냄새가 난다지만 일본 아베 정권이 행하는 한국에 대한 망언, 한국을 식민지화 했던 과거사에 대해 사과는 커녕 부정을 일삼는 일본, 그 망언에 동조하는 일본인.

나의 이 연재를 통해 일본인들이 어떠한 경우에 겉심(다테마에)과 진심(혼네)이 드러나는지, 어떤 경우에 진정성과 거짓을 내세우는지, 또 어떤 경우에 예의를 깍듯이 갖추는 지 등에 대해서도 정리 할 것이다.

나는 일본인들의 이중성과 본심 및 겉심은 극히 일본적이라는 그 전제를 깐 후 이야기를 풀어 가고자 한다. 인간의 삶은 일상에서 비롯된다. 스스로를 위한 일상에서부터 시작해야만 그 생활이 미래로 나아가는 설계로 이어진다.

나는 지구상에서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한국과 일본이 우정과 협력을 바탕으로 21세기 주역국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이 연재는 이웃국 한국에 대해 혐오스러울 정도로 삐뚤어진 생각을 가진 멍청한 아베에 대한 직격탄이다. 또 일본을 모르고 오직 '반일 선동'만 일삼는 문재인 정권의 좌파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이기도 하다.

2019년은 한일 간 대립과 갈등의 골이 깊어만 간다. 옛 것에서 배워 새로운 것을 깨닫는다는 ‘온고지신(溫故知新)’. 이 연재를 통해 온고지신 발판이 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