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C의 재팬터치⑦]“조센진 바가야로”
[JBC의 재팬터치⑦]“조센진 바가야로”
  • JBC까
  • 승인 2019.08.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본 동경에서 험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인종차별 시위자들. 출처=네이버 이미지
일본 동경에서 험한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인종차별 시위자들. 출처=네이버 이미지

한일 관계 악화로 인해 일본으로 가는 여행객이 많이 줄었다. 그러나 한일관계가 풀리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는가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일본 여행을 떠날 것이다.

지난해만 해도 약 900만 명이 일본을 찾았다. 이는 서울 인구가 일본을 방문한 것과 비슷한 수치다. 일본에 이처럼 많은 한국인들이 방문하는 것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것도 있지만 일본이 매력적인 나라이기에 가는 것이 아닐까.

일본을 처음 여행하는 사람들은 여행 가이드용 일본어 책을 사거나 혹은 인터넷을 통해 기본 회화를 다운 받아서 가는 데 막상 일본인과 부딪치면 아무런 말로 못한다.

일본에 여행 가는 사람이 반드시 알아야 할 일본어가  ‘아리가또'(고맙습니다)와 스미마셍'(죄송합니다}이다. 카운터를 해보지 않았지만 일본인들은 이 말을 달고 산다. 하루 수 십 번은 더 한다고 봐야 한다.

처음 일본에 간 필자도 이 두 마디 말만 했다. 우스개 소리로 스미마셍만 알면 일본어 절반은 안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 것 같다. 그러나 일본이라고 마냥 좋지는 않다.

가끔씩 일본을 여행 하다보면 아주 불쾌한 일과 마주치기도 한다. 이는 한국인에게 대한 경멸이다. 일본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적 증오발언(헤이트 스피치·hate speech)을 심심치 않게 들을 때 있다. 

조센진을 죽였라." "조센진 바가야로." 조센진은 구더기 바퀴벌레 새끼.” “조센진은 성폭행해라.” "“조센진을 죽일때는 목을 쳐라.”···

나는 이런 소리를 들을 때면 한국인들은 참으로 양반이다는 생각을 한다. 한국에서 이런 시위가 벌어졌다면 어떻겠는가. 한국에선 일본인을 상대로 이런 시위가 일어나지 않는다. 최근 반일 집회가 있지만 일본인이 타깃이 아니다. 일본 아베 총리다.

솔직히 일본에서 이런 시위와 맞닥뜨리면 기분이 아주 더러워 진다.  때론 피가 거꾸로 쏟아질 때가 한 두번 아니다. 

일본 놈 죽여라.” “일본놈들은 원숭이 새끼다.일본놈 목을 쳐라.고 외쳐야 될 사람이 한국사람이어야 하지 않는가.  일본강점기 시절 한국인들은 일본에 의해 핍박을 받았다. 그들은 여전히 일제강점기 시절 마치 제국주의 일본의 전형 짓거리를 하는 것 처럼 보였다. 

일제강점기 36년간 한국을 지배하면서 한국인을 말살시킨 게 일본이다. 따라서 한국인이 고함질러야 하는 데 일본놈들이 그러고 있으니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

나는 이런 광경을 보면서 도대체 한국인이 무엇을 얼마나 잘못 했길래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분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나는 이런 증오 시위를 주도하는 재일특권을 인정하지 않는 시민모임(재특회)’ 소속 시위자들과 충돌 일보 직전까지 갔었다. 20136월 도쿄(東京) 신주쿠(新宿) 한인타운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식사 후 밖으로 나왔는데 시위대가 한국인은 바퀴벌레다. 죽어라” “한국인은 해충이니까 살충제로 없애 주겠다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쓰레기는 휴지통에, 한국인은 조선에” “5만 인의 매춘부는 한국으로 가라는 구호가 적힌 현수막까지 내걸었다.

이를 보니 상당히 불쾌했다. 재일교포분도 재들이 너무하다며 무안해 어쩌줄 몰라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입에서 바가야로 니혼진!”이라는 소리가 튀어나왔다. 그 소리를 들은 재특위 시위대 두 명이 씩씩거리며 나에게 달려왔다.

방금 뭐라고 말했는가. 다시 말해라며 윽박을 질렀다. 나는 그들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목소리를 깔고 바가야로 니혼진!”이라고 말했다. 

그날 이들이 폭력을 행사하면 나도 같이 정당방위 차원에서 맞받아치겠다는 심경으로 이들을 째려 보며 말했다.  이 광경을 지켜본 재일교포분이 큰 싸움이 날 거 같았는지 말리느냐 애를 썼다.

이들도 내같은 한국인에게 물리력을 가해본들, 무슨 이득이 있겠는가 싶어 조심하라는 말만 남기고 시위대 본선으로 향했다.

나는 이들에게 한국말로 개새끼들” “쪽바리 새끼들” “더러운 새끼이라고 말했다. “저런 새끼들이 한국과 일본 관계를 멀게 하는 바퀴벌레다고 지적했다.

재일교포분이 간담을 쓸어내리며 나한테 말했다. “무섭지 않았냐고." 그는 내가 시위대를 향해 바가야로 니혼진!" 외칠 줄은 몰랐다고 했다.

나는 전혀 무섭지 않다. 저런 일본놈들이 있으니 일본이 발전이 되지 않는다. 일본 정부는 뭐하느냐 저런 시위도 근절시키지 못하고 한심하다고 질책했다.

그는 한숨을 푹 내쉬면서 그게 아베 정권의 한계다고 말했다. 나는 일본인의 속성을 잘 안다. 만약 내가 당시 그들의 기세에 눌려 꼬리를 내렸다면 그들은 더 험한 표정으로 나에게 달려들었을 것이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