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치인 중 민주당 전 간사장 오자와 이치로(小沢一郎). <위 사진> 

한때 일본정부를 쥐락펴락했던 그는 2009년 12월 12일 한국방문 당시 “천황가는 한국에서 건너왔다”는 발언을 했다. 아키히토 일왕의 연장선상 발언이다.

일본 주간신초(週刊新潮) 2010년 신년특대호에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오자와 간사장은 2009년 12월 10일 중국을 방문해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면담한 이후 한국에서 가진 강연회에서 이러한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간신초는 오자와 간사장이 한국 국민대학교에서 열린 공개강연회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당시의 강연 내용이다.

“일본의 역사전문가 중에 에가미 선생이라는 분이 계십니다. 이 선생님은 일본국가의 기원에 대해 기마민족 정복설을 강하게 주장하신 분이기도 하지요.

에가미 선생의 설(說)에 의하면 조선반도 남부, 지금의 한국에 해당합니다만,

이 지역의 권력자가 아마 바다를 건너 규슈지역에 도착해 미에(三重) 현에 정착한 이후 지금의 나라(奈良) 현에 들어가 나라분지에서 정권을 수립했습니다. 이것은 일본의 신화에도 나옵니다만, 바로 신무천황의 동정(東征)이라는 초대 천황의 이야기입니다만 에가미 선생은 그런 설을 주창하신 것이지요.”

오자와가 에가미 선생이라고 표현한 이는 바로 일본의 고고학자 에가미 나미오(江上波夫 2012년 작고) 전 도쿄대학 명예교수를 지칭한다.

에가미 교수의, 이른바 기마민족 정복설은 중국동북부의 기마민족이 한반도에 남하해 이후 일본에 건너와 야마토 조정을 만들었다는 내용이다. 이는 중국이 아니라 고조선의 후예들을 뜻한다.

고조선이 문을 닫은 후 삼국시대가 형성되기 전까지 고조선의 각 지역들은 여러 독립국들이었고, 이를 열국시대 또는 원삼국 시대라 부른다.

주간신초는 “오자와는 ‘중국동북부’를 빼 먹고 바로 조선반도의 권력자가 일본으로 건너왔다고 소개한 후 웃음 띤 얼굴로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뭐, 전후 사정이야 어찌되었건 간에 저명한 에가미 선생이 그렇게 말씀하실 정도니까, 더 강하게 말해 버리면 제가 일본으로 못 돌아갈 지도 모르니까 여기선 이 정도로 해 두겠습니다. 아무튼 역사적 사실이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웃음)

주간신초는 “오자와 씨의 이 말이 끝난 후 청중들은 박수갈채를 보냈다”고 전하면서 “천황가는 한국에서 왔다는, 오자와 씨 스스로가 그런 역사적 사실을 믿는다며 이러한 ‘설’을 당당하게 밝혀 박수갈채를 받고 싶을 정도로 그는 일본과 한국의 밀접한 관계를 강조하고 싶었나 보다”라며 당시 강연 내용을 생생하게 전했다.

오자와는 이어 “당시 신라, 백제라고 하는 나라가 있었지요. 고대의 역사서들을 보더라도 일본의 야마토 조정과 신라, 백제의 선조들이 교류를 나누는 데 있어 통역이 필요했다는 구절은 안 나옵니다. 또 헤이안 시대를 연 간무 천황의 생모는 백제의 왕녀라고 천황폐하 스스로가 인정했습니다.”

일본의 우익들은 오자와의 이같은 발언이 “실언”이라고 비난했다. 일왕이 그런 발언을 했을 때는 충격을 받고 말문을 닫았던 일본 극우들은 오자와를 공격했다.

일본에는 언론 자유, 표현의 자유가 있다. 그러나 ‘천황가가 한국에서 건너왔다’ 내용을 다루는 것은 금기시 한다. 일본 극우 대표 신문 산케이신문은 일왕 기사를 적을 때는 극존칭 표현을 한다. 일본 극우들에게 일왕은 극존칭의 대상이다. 그러나 그들은 이런 사실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아키히토 일왕은 한국을 방문하고 싶어했다.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일본 우익들이 가장 겁내는 것이다.

천황이 만약 한국을 방문할 때 그 때 혹시라도 ‘고향에 잘 돌아오셨습니다’라는 플래카드가 한국의 거리에 내걸리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시 주간신초 이외 오자와 발언은 일본의 지성 아사히신문 마저 외면했다.

다만 마이니치신문(12월 13일자)은 “오자와 간사장은 천황의 한국방문에 대해, 한국인 여러분들이 받아들여주고 환영해 준다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극우들은 왜 일왕의 뿌리가 조센진인가 알겠는가. 왜 당신들이 재일한국인을 향해 “조센진은 구더기 새끼” “바퀴벌레” “성폭행해라” “죽여라” “목을 매라 등 욕설을 날리는 것은 일왕에게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는 사실을 알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