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고려대→부산대 의전원…조국 딸, 필기시험은 한 번도 안봤다
외고→고려대→부산대 의전원…조국 딸, 필기시험은 한 번도 안봤다
  • JBC까
  • 승인 2019.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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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외고는 정원외 유학전형, 고려대는 수시전형,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은 면접
‘조로남불’(조 후보자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조롱 섞인 비나 게세

 

조국에 대한 2030 분노를 전한 한 신문의 제목.
조국에 대한 2030 분노를 전한 한 신문의 제목.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28)이 외국어고등학교는 물론 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에 진학할 때까지 입학 필기시험은 한번도 치르지 않은 것으로 20일 드러났다.

조 후보자 딸 조모씨는 서울 한영외고에 정원외 귀국자녀 전형을 통해 입학했고, 고려대 생태환경공학과에 수시전형으로 합격했다. 이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서류전형으로 입학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 후보자 딸이 한영외고는 정원외 유학전형, 고려대는 수시전형,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은 시험을 생략하고 면접전형으로 입학했다는 제보를 받고 사실관계를 확인중이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 딸의 이런 입학 코스를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선 "드라마 스카이캐슬 현실판을 보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조씨는 2006년까지 미국에 학교를 다니다 2007년 귀국해 그해 한영외고로 전학했다. 2008년 한영외고 유학반에 들어간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 연구소에서 2주가량 인턴을 하며 대한병리학회에 영어로 된 의학 논문을 제출했다.

해당 논문은 단국대 의대 장모 교수가 책임저자이고 조씨는 제1저자로 등재됐다.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이라는 제목의 논문이었다. 조씨를 제외하고 이 논문에 참여한 6명은 단국대 의대 해부학교실 소속 교수, 박사학위 연구원이었다. 

조씨는 2010년 수시 1차 전형으로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에 입학했다. 이 때도 필기시험은 별 영향력을 미치지 않았다. '2010학년도 고려대 모집요강'을 보면 당시 고려대는 수시 1차에서 학생부우수자(450명), 세계선도인재(190명), 과학영재(110명), 월드KU(50명), 체육특기자(45명) 등의 전형으로 845명을 뽑기로 했다.

조씨는 이 가운데 세계선도인재 전형에 지원해 합격됐다. 세계선도인재전형은 1단계에서 어학(40%), 학생부(60%) 성적으로 3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1단계 성적(70%)과 면접(30%)을 합산해 합격자를 가린다. 조씨는 단국대 의료원 의과학연구소에서 인턴쉽 성과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영역과 최저 학력 기준이 없기 때문에 면접이 당락을 가른다. 

고려대를 졸업한 조씨는 2015년 부산대 의전원에 진학했다. 이 때도 필기시험을 보지 않는 무시험 전형으로 합격했다. 조씨는 수시모집을 통해 국내 대학교 출신자 전형으로 입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대 의전원의 '2015년 수시모집 요강'을 보면 의전원은 수시모집으로 97명을 뽑기로 했다. 이 가운데 조 후보자 딸이 지원해 선발된 전형은 일반 전형(국내 정규대학 자연계 출신자)이다. 

 

조국 딸 보고 열받아 미쳐버릴 것 같다는 글. 구글 이미지 캡처
조국 딸 보고 열받아 미쳐버릴 것 같다는 글. 구글 이미지 캡처

이날 수많은 2030세대가 조 씨와 자신들의 처지를 비교하며 박탈감과 분노를 드러냈다.

공정한 사회를 만들자던 조 후보자의 과거 발언과 최근 그를 둘러싼 의혹을 두고 ‘조로남불’(조 후보자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조롱 섞인 표현도 등장했다. 조 후보자는 2012년 3월 자신의 트위터에 “(개천에서) 모두가 용이 될 수 없으며 그럴 필요도 없다”며 “‘출혈 경쟁’ 말고 예쁘고 따뜻한 개천 만드는 데 힘 쏟자”고 올렸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인턴 과정을 밟고 있는 A 씨(33)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말 그대로 ‘개천’ 출신이라서 학창 시절 4시간만 자며 공부했는데 그 시간들을 통째로 부정당한 느낌”이라며 “자기 딸은 금수저의 길만 밟은 (조 후보자의) 이중적인 행태에 치가 떨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