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조국에 부글부글, "죽창들고 싶다"
2030 조국에 부글부글, "죽창들고 싶다"
  • JBC까
  • 승인 2019.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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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커뮤니티 “평범한 우리는 평생 붕어, 개구리로 살라는 것이냐”
고려대 커뮤니티 "“너무 화가 나서 조국 말대로 ‘죽창’이라도 들고 싶다”
조국에 대한 분노의 글. 구글 캡처
조국에 대한 분노의 글. 구글 캡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가 한영외고 재학 시절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간 인턴한 뒤 해당 연구소 의학 논문의 제1저자로 등재된 사실이 알려지자 대학생 사이에서 허탈감과 분노가 터져 나오고 있다.

5년 이상 관련 분야를 전공한 대학원생도 SCIE급 논문에 이름을 싣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SCIE는 국제 학술정보 분석업체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과 함께 선별해 관리하는 학술지 데이터베이스(DB)다.

다른 연구자들이 책이나 논문을 쓰면서 많이 인용한 학술지가 SCI와 SCIE에 등재된다. 이 둘은 동급이다. 영어로 발행되는 과학 및 기술 분야 학술지만 3만 개가 넘는데 SCI급과 SCIE급은 1565개뿐이다.

통상 제1저자는 실험 설계부터 논문 구성 및 집필 등 모든 과정에 가장 많이 기여한 연구자가 되는 경우가 많고, 특히 공저 논문이 인용될 때는 저자의 이름이 제1저자와 ‘나머지(et al.)’로 표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0일 서울 주요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조 후보자 딸의 논문 1저자 등재 문제를 두고 비판성 글이 여럿 올라왔다.

조씨가 생태환경공학과를 졸업한 고려대 커뮤니티 ‘고파스’의 한 이용자는 “나는 ‘금수저’ 물고 태어난 사람이 아니라서 대학시절 내내 MEET(의치의학교육입문검사) 보겠다고 매일 머리 싸매고 눈물나게 공부하고 아르바이트까지 뛰었구나”라면서 “너무 화가 나서 조국 말대로 ‘죽창’이라도 들고 싶다”고 분노를 드러냈다.

또 “연구에 전혀 기여하지 않고 그 분야 지식도 없는데 논문에 이름을 올려 고려대 수시전형에서 입학관들을 속인 건 고려대 입시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하는 글도 있었다.박근혜 정권 시절 ‘비선실세’ 최순실의 딸 정유라와 직접 비교하며 이번 사안을 비판하는 글도 있었다.

고파스의 한 이용자는 “정유라 사태 때 분노했던 사람으로 정부가 바뀌면 더 상식적인 사회를 볼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희망이 무너졌다”고 했다.정유라가 입학 취소 조치를 당했던 이화여대의 ‘에브리타임’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는 “교수 시절 조국은 ‘개천에서 용이 되지 않아도 행복한 사회를 만들자’고 했는데 정작 딸은 태어날 때부터 용이었던 것 같다”면서 “평범한 우리는 평생 붕어, 개구리로 살라는 것이냐”고 토로했다.

조씨는 한영외고 유학반 재학 중이던 2008년 충남 천안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가량 인턴을 했다. 인턴십 프로그램을 마친 뒤 A교수를 책임저자로 2008년 12월 대한병리학회에 제출된 영어논문의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보통 실험과 논문을 주도한 사람을 제1저자로 삼는 게 관례인데 고교생이던 조씨가 이 역할을 2주 동안 해냈다고 보기엔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