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C의 재팬터치⑬]반일종속주의, 일본 출간 신중해야
[JBC의 재팬터치⑬]반일종속주의, 일본 출간 신중해야
  • JBC까
  • 승인 2019.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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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우익 책의 본질은 뒤로, 한국 식민 침략 정당성 악용
일본귀화 재일한국인 고진화, 극우 입장 대변 매국노 낙인
펜  앤드 마이크 TV에 출연한 이영훈 교수가 책을 들고 있다.
펜 앤드 마이크 TV에 출연한 이영훈 교수가 책을 들고 있다.

이영훈 이승만학당 교장(전 서울대 교수) 등이 쓴 ‘반일 종족주의’(미래사)의 일본어판 번역 출간이 추진된다.

책의 공저자 중 한명인 주익종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에서도 ‘반일 종족주의’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분들이 많아서 이들을 위해 일본에서 번역 출간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현재 일본출판사 문예춘추(文藝春秋)와 번역 출간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고 말했다. 문예춘추는 우익성향 월간지다.

나는 일본서 반일 종속주의를 발간하는 것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책의 내용을 알리고, 공감시킨다는 측면에선 괜찮을 지 몰라도, 이 책이 일본 우익들에게 철저히 이용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본 우익은 이 책의 본질은 뒤로 하고 한국 식민 침략에 대한 정당성에만 열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한국인이든, 재일한국인이든 특정 발언이 우익적 관점에서 괜찮다 싶으면 열을 내서 알린다. 일본 우익들이 이를 가장 잘 악용한 재일 학자가 있다. 오선화(일본명 고젠카)다. 고젠카의 삐뚤어진 한일관계 인식은 결국 한일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고 왜곡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나는 일본에서 귀화를 했든 안했든, 많은 재일한국인을 만났지만 고젠카는 특별하다. 고젠카는 일본에서 극우를 대변해오는 인물이 되었다. 극우 입장에선 고젠카가 앞장서서 반한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에 자신들의 재일한국인과 한국 공격에 더없이 좋은 재료이다.

인간은 표현의 자유와 창작의 자유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 표현과 창작의 자유가 왜곡시키기 위한 목적을 갖고 덤볐을 때는 그것은 진실을 오도하는 크나큼 범죄행위다.

일본 다쿠쇼쿠(拓殖)대 국제개발학부 교수이기도 한 고젠카는 일본 극우보다 더한 극우적 시각을 가진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에 대해 알려진 것은 제주도 성산읍 출신이다. 고젠카는 대구대학교를 졸업하고, 도쿄외국어대학에 유학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젠카는 지난 1998년 일본에 귀화했다. 그가 한국을 비하 한 것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가 쓴 ‘치맛바람’이란 책에서 ‘한국에서는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에 구멍이 난다’는 한국여성을 비하했다.

‘한일합방의 길’은 일본의 조선통치를 정당화하고 있다. 또 2003년 9월 발행된 일본의 ‘문예춘추’에서 ‘일본은 조선에서 나쁜 일을 했는가’라는 글을 발표, 한반도 식민지배를 옹호했다.

더 가관은 그가 한국인의 고유 언어 한글을 매도하기 까지 했다.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문자를 지켜야 한다”는 한글 우월주의자들 때문에 한자 부활이 막혀 있다. 이제 교사들에게 한자를 가르칠 인재마저 없게 돼 버렸다. 그래서 한국에 노벨상(수상자)이 없다.”

고젠카는 2013년 7월 ‘한글우대정책으로 한국이 노벨상을 타지 못한다’는 취지의 한글 비하 기고문을 일본 극우 성향 국제시사잡지 ‘사피오’에 써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 잡지는 ‘한국인 대한민국(大韓民國)조차 쓰지 못한다’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고젠카는 기고에서 “한국 서점에서는 참고서를 찾는 학생들만 있을 뿐 사회인은 거의 없다. 한국인은 세계에서 독서량이 가장 적은 국민이다. 한국인 40% 이상이 연간 1권의 책도 읽지 않는다고 한다”고 썼다.

고젠카는 한국인들이 책을 멀리하는 이유로 한자 폐지를 지목했다. 고젠카는 그러면서 “내가 (한국에서) 중학생이었던 1970년 봄 한국은 학교에서 한자를 가르치는 걸 중단했다”면서 “한국어 어휘의 7할은 한자어인데 그걸 표음문자인 한글로만 쓰니 동음이의어로 인해 헤매는 일이 늘고 있다”고 적었다.

특히 이 같은 한글 우대 정책이 세대 간 문화 단절을 불러 왔으며 한국인들이 노벨상을 수상하지 못하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고젠카는 “(한글만 배운 젊은 세대는) 고전과 사료를 읽을 수 없게 되고 대학의 연구자들조차 60년대 자신의 지도교수가 쓴 논문을 읽을 수조차 없게 됐다”면서 “한국인들은 자신들의 대통령인 ‘박근혜’조차 한자로 못 쓴다. 과거 조사에서는 대학생의 25%가 ‘대한민국’을 한자로 못 쓰는 것으로 나왔다”고 주장했다.

고젠카는 그러면서 “(한국인들이) 노벨상 수상을 놓칠 때마다 일본이 돈으로 상을 샀다고 욕을 퍼붓는데 그럴 시간에 한자에 대한 의미를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혐한은 끝이 없다. 고젠카가 낸 책 중 ‘반일ㆍ친북 한국의 폭주’가 있다. 이 책에서 일제 통치에 대해 그녀는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일본은 조선 식민지 경영에서 큰 이익을 본 게 없다. 오히려 경제적으로 투자과잉으로 인해 손해를 봤다. 반면에 일본의 식민 지배는 조선의 경제 발전에 기여했다. 일본의 자본과 기술, 인력 투입으로 북한에 대규모 공업 지대가 구축되고 남한에는 자본주의적 상업이 크게 발달해 쌀 생산이 비약적으로 늘었다. 일본은 조선의 문화를 짓밟지 않았다. 오히려 한글과 한자 교육을 추진해서 조선의 지적 수준을 향상시켰으며 문화적 근대화를 추진했다.

일제 통치는 전반적으로 무력으로 위압한 무단 정치가 아니라 문화정치였다.

일본은 민족말살 정책을 펼친 게 아니라 일본인과 조선인의 차별을 없애서 동화시키려 했다.”

나는 고젠카가 한국사람이기 때문에 한국을 무조건적으로 비하한다는 내용만으로 글을 적었다고 해서 매국노취급을 하는 것은 아니다. 고젠카가 말하고 밝힌 견해가 일본의 극우들에게 좋은 공격적 재료가 되어주고, 그의 혀끝이 한국인의 표준이 되고 있다는 서글픔이다.

나는 일본 극우들이 ‘반일종속주의’를 자신들의 한국 비하 재료로 악용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서 하는 말이다. 이 말은 꼭 전해주고 싶다. 일본은 모르면 속고, 이용당한다. 일본 우익들은 이 책의 내용을 중시않을 것이다. 보고 싶은 것만 본 후 특정 사안을 끄집어 내서 식민지배를 더욱 정당화 시키려 할 것이다.

좌파들은 한국인들에게 반일을 유입시켜 ‘우익 토착 왜구’ ‘좌파 독립운동 애국자’ 프레임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는 어찌되었던 좌파의 프레임을 공고히 할 따름이다. 일본에서의 발간은 신중해야 한다.

22일 문재인 정권은 한일군사보호협정 파기로 한일 관계로 최악으로 몰고 있다. 일본에서 책을 발간할 경우 한국 좌파들로부터는 '매국자'로 공격당할 것이고, 일본 우익들은 '양심고백자들' 운운할 것이다. 필자는 일본 고단샤 출판사에서 책을 내 본 경험 있다. 그래서 말한다. 일본서 발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아니다.

지금은 때가 아니다. 거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