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어깨 수술을 위해 16일 서울 강남 성모병원에 입원했다. 박 대통령이 구속된 지 900일째 되는 날이다. 2017년 3월 31일 수감된 박 전 대통령이 구치소 밖에서 머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이 탄 차량이 서울구치소로 빠져나오자 대기하고 있던 우리공화당 홍문종·조원진 공동대표 등 우리공화당 당원들은 "박근혜", "대통령" 등을 연호하며 손을 흔들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쯤 서울구치소에서 나와 호송차를 타고 서울 강남성모병원으로 향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쯤 입원했다. 다소 창백한 얼굴의 박 전 대통령은 구치소 호송 직원들에 둘러싸인 상태로 호송차량에서 내려 휠체어에 올라타 곧바로 입원 수속을 위해 병동으로 향했다. 

박 대통령은 왼쪽 어깨 근육과 힘줄 손상이 심각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박 대통령은 엑스레이와 심전도 등 수술에 필요한 기초 검사를 받고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17일 어깨 부위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병원 측은 박 전 대통령이 수술 이후 재활을 거쳐 회복되기까지 2~3개월 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2~3개월은 수술뿐 아니라 회복 기간, 재활까지 감안해 최대한 기간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2017년 3월 31일 구속 수감된 후 허리디스크 등 지병으로 서울성모병원 등에서 외부진료를 받거나, 한의사의 구치소 방문 치료를 받았다.

법무부는 지난 11일 배포한 보도 자료에서 "박 전 대통령의 좌측 어깨 부위에 대한 수술이 필요하다는 전문의 소견을 고려하여 추석 연휴가 끝나는 16일 입원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불과 이틀 전인 지난 9일 "수형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형 집행 정지를 불허한 검찰의 결정과 배치된다. 법무부는 이를 의식한 듯 보도 자료에서 "형 집행 정지 결정은 검찰의 고유 권한이므로 법무부가 관여할 사안은 아니지만, 박 전 대통령의 수술·치료를 위해 외부 병원에 입원시키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야권을 중심으로 "조국 장관의 법무부가 권한 밖의 형 집행 정지를 굳이 거론한 자체가 부자연스럽다. 결국 박 전 대통령을 풀어주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야권에서는 법무부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입원 결정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형 집행정지 석방을 위한 사전포석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