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폭파범 김현희도 강제 북송 당하지 않아"
“탈북자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냐, 북한 놈이다.”
지난 18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버지니아주 한식당 우래옥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참석한 교포 간담회 도중 주최 측 한 인사가 탈북자들을 향해 이 같은 막말을 뱉어 논란이 일고 있다.
통일부장관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행사 주최측 관계자가 탈북자들을 향해 이 같은 막말을 내밭은 것은 탈북자들을 바라보는 김 장관의 시각을 대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행사는 김 장관의 미국 방문에 때맞춰,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 워싱턴 협의회와 통일교육위원 워싱턴협의회가 공동주최했다. 교포들은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서 이 단체들이 좌파 인사들로 채워졌다고 주장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한 교민은 “정부가 지난 7일 법적 절차를 무시하고 탈북 어민 2명을 송환한 결정은 민주주의의 핵심인 인권과 법치주의에 따른 것이 아니다”며 강제 북송의 최종 결정권자가 누구인지 추궁했다.
김 장관은 선상 살해 혐의를 받는 북한 어민 2명을 북송한 데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이면서 나온 질문이었다.
이어 박상학 북한인권단체총연합 상임대표도 김 장관을 향해 북한 선원 2명을 강제 북송과 관련된 질문을 던졌다.
박 대표는 “나도 탈북 이후 3개월 동안 국정원에서 조사를 받았고, 백명 이상이 희생된 대한항공 폭파범 김현희도 그렇게 되지 않았는데 왜 탈북자를 닷새만이 송환했는가”라며 질문을 시도하다가 주최 측에 의해 제지당했다.
주최 측이 박 대표 질문을 막고, 강제로 제지하자 박 대표가 ‘탈북청년 강제 북송시킨 살인마 문재인, 김연철’이라는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
박 대표는 간담회장에서 쫓겨나면서 주최 측과 몸싸움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주최 측 한 인사가 박 대표와 함께 있던 탈북자들에게 “탈북자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다. 북한 놈이다”라는 막말을 퍼부었다. 그는 계속해서 “탈북자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 “동포사회가 한국의 축소판처럼 보여진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어민 북송에 관련해 제가 설명하는 것보다 여러분들이 언론을 통해 객관적 사실과 찬반 여론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러분이 그 찬반 관련 근거를 갖고 토론을 해보면 매우 흥미로운 결과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자유한국당과 우리공화당은 지난 14일 북한 선원 2명을 정부가 송환한 데 반발해 강제북송 진상규명 TF를 구성하고, 국정조사 실시는 물론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사퇴까지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