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이혼 소송 참 잘했다.
이부진 이혼 소송 참 잘했다.
  • JBC까
  • 승인 2017.11.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뭐라고 이야기 해야 할까? 뭐냐면, 임우재 삼성전기 상임고문(이하 임씨) 건이다.

그와는 일면식도 없다. 그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혼 소송 중이라서 관심을 보일 뿐이다.

나는 애초 두 사람의 이혼소송에 관심이 없었다. 따지고 보면 부부끼리 살다가 이혼을 하는 사람이 어디 한둘이란 말인가.

그런데 내가 두사람의 이혼 소송에 관심이 쏠린 것은 임씨의 폭로전 때문이다.

임씨는 이혼 소송 과정에서 왜 부부간, 삼성가로부터 겪었던 사실을 폭로했을까. 그가 어떤 의도와 꼼수를 갖고 폭로 한 것이 아닐까. 아니면 더운 여름철 그의 정신상태가 오락 가락 해서 나온 실언일까.

그의 폭로는 지난 한 주 우리 사회 안팎을 떠들썩하게 만든 이슈였다.

그가 밝힌 골자는 “미국 MIT 경영대학원으로 유학을 가는 과정이 너무 힘들어 두 차례 자살을 기도했다"

"수차례 술을 마시고 아내(이부진 사장)를 폭행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삼성 고위 임원으로부터 모욕을 받았다"

"이건희 회장의 손자라는 이유로 아들을 대하기가 어려웠다" 등이다.

그의 폭로 수위는 예상외로 높았고, 충격적이었다. 그래서인지 주변에선 나에게 임씨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견해를 묻기도 했다.

나의 대답은 농담과 진담 반 해서, 한마디로 ‘꼴값을 떨어라’고 말했다.

부부가 이혼 소송을 하면 '원수'가 돼 헤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혼을 위해 배우자끼리 서로 폭로전을 벌이는 진흙탕 싸움으로 번진다.

'혼인파탄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를 반드시 가려야 하기 때문에 결국은 당사자는 물론, 집안끼리도 철천지 ‘원수’가 된다.

문제는 폭로전이다. 부간 그 폭로전은 이혼 소송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함이다. 그런데 폭로전도 ‘정도’와 ‘상식’이 묻어 있어야 한다.

임씨가 의도적으로 기자와 만나 폭로를 했는지, 아닌지 모르겠다. 그의 폭로가 언론에 보도되자 세상 사람들은 임씨를 탓하기도 하고, 이부진과 삼성가의 도덕성을 질타하기도 했다.

문제는 그의 폭로 과정과 보도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다. 임씨의 폭로가 세상밖으로 알려지면서 제 3의 인물이 등장한다. 

그와 함께 동석했던 혜문 스님이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제목이 거창하다. “내가 만난 임우재씨 그리고 사건의 진실”

“어제 저는 임우재씨와 함께 점심을 했다. 인터뷰 자리는 아니고 가볍게 지인들끼리의 식사자리였다. 식사 자리에서 한 말은 절대 기사화 하지 않기로 한 만남이었다. 거기서 있던 대화가 어느새 인터뷰로 둔갑되어 기사화된 것에 분노한다.”

혜문스님이 ‘중’이라 착해서 인지, 순진해서 인지 모르겠지만 ‘절대 기사화 하지 않기로 한 만남’. 나는 이 대목에서 스님이 산속에만 계셔서 그런지 세상물정을 몰라도 진짜 모르는지 의아했다.

역설적으로 기자에게 “기사화 하지 말아 달라”는 것은 기사를 적어달라는 것이다. 그럼 기자를 왜 만나도록 해주었는가. 단순히 밥을 먹기 위해, 기자와 친분을 갖게 하기 위해? 

혜문스님 이력을 보니, ‘문화재제자리 찾기’ 시민운동가 스님이다. 문화재 찾기 시민운동을 하는 스님이면 문화재 찾기에 전력을 다하면 된다.

그런데 스님은 기자와 동석했다. 스님은 속세에 그렇게 관심 많은가. 그렇다면 차라리 ‘승복’을 벗어던지고 속세서 중생을 일깨우게 하는 게 어떨까.

혜문스님은 기자와 임씨가 대화했던 게 기사로 터져나와서 당혹스러웠을지 모르겠지만 임씨는 그 전부터 진보 성향의 한 언론사 기자와는 만나왔다.

그 언론사에 이혼 소송 이유와 삼성가 사위로서의 고초를 털어놓고 있었다. 때문에 혜문스님이 그 기사로 인해 당혹해 하거나 미안해 할 거 까지는 없다. 시기가 문제였지 곧 터질 폭로였다. 

나는 이유야 어떻든 임씨가 자신의 결혼생활을 폭로한 것은 정말 잘못되었다고 본다. 그래도 삼성가의 사위였다. 그래도 이부진이 아내라서 더 그렇다.

그가 이건희 회장의 경호원이었던, 아내 이부진 사장의 경호원이었던 또는 그가 밝힌 대로 경호원이 아닌 전산직 직원이었던 과거가 중요하지 않다.

자신의 과거 이력을 스토리텔링해서 내뱉는 그의 수준에 더 이상 할 말을 잃는다. 한편에선 그가 얼마나 억울하고 가슴에 상처가 남았으면 그렇게까지 했을가 이해가 된다.

그러나 그가 자신의 힘든 심경을 토로하고 싶었다면 법원에서 했어야 했다. 언론에 하는 것이 아니다. 이혼 소송은 부부의 귀책사유를 법적으로 따지는 것이다.

때문에 법정에서 비공개로 얼마든지 할 수가 있다. 그런데도 그가 이런 저런 기자를 만나 자신의 힘든 결혼사를 밝힌 것은 여론을 등에 업은 후 이혼 소송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꼼수가 아닌가. 일각에선 그렇게 바라보고 있다. 

세상에 많은 사람들은 하루 하루를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인생의 행복 가치는 '돈이 아니다'지만 그는 삼성가 사위로서 경제적인 면에선 풍족하게 살았다.

지금도 그가 사위라는 이유만으로 ‘삼성전기 상임고문’이다. 고작 그의 나이가 48세다. 그가 삼성가 사위가 아니었다면 임원을 달고 40대 후반에 '상임고문'을 맡을 수 있었을까.

그는 삼성으로부터 온갖 혜택을 다 받았던 '임데렐라'만은 틀림없었다.

임씨가 삼성가로부터 고초를 받았고. 아내 이부진과 정말 힘든 삶을 살았다면 자신의 어깨와 이마에 새겨진 삼성가 ‘주홍글씨’부터 지워라.

한손엔 삼성가, 한손에 이부진, 또 한손에 자식을 두고, 그것을 무기삼아 뒷전에서 쏘아대는 것은 비겁하다.

이쯤되면 그는 이미 삼성가와는 완전 결별 당했을지 모른다. 임씨를 변론했던 변호인들까지 사임했다. 그가 다시 변호인을 선임했는지 모르겠지만 이제 그는 ‘홀로’다.

삼성가 사위로서 온갖 부귀영화를 누려놓고, 이제 와서 자살하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니.

"지금 날씨도 더운데 장난치나."

이는 80년 군부독재 시절에 빌어붙어 잘 먹고 잘 살다가, 세상이 바뀌니 그 당시 '잘 먹고 잘 산 게 아니었다'고 항변 하는 거랑 다를 바 뭔가.

그가 당당하고 떳떳하다면 뒤에서 그렇게 깐죽거리지 마라.

공개적으로 정정당당하게 삼성가의 부도덕성에 일침을 가해라.

이런 저런 기자를 몰래 만나서 '이러쿵 저러쿵' 시부리지 마라. 

그러고 보니, 이부진은 이혼 소송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옛 말에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다.

임씨는 삼성가 비난은 그렇다치지만, 그래도 17년 간 살을 맞대고 살았던 아내 '욕'은 마라.

그래, 정말로 욕을 하고 싶다면 저 바다를 향해 외쳐라.

"내 인생 X같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