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C까가 JBC까 100일을 깐다
JBC까가 JBC까 100일을 깐다
  • JBC까
  • 승인 2017.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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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이다. 8월의 마지막 하루. 오늘은 딱 100일 째다. 회사 관두고 마이웨이 한지…그리고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JBC까 방송 한지가…100일은 인간이 비로소 인간이 되어 간다는 함축적 시기인 거 같다.

고려의 승려 일연이 ‘삼국유사’에 남긴 내용을 보면 곰이 100일간 쑥과 마늘을 먹고 웅녀(熊女)로 변해 환웅(桓雄)의 아들 단군을 낳았다.

또 아기가 태어난 지 100일째 되는 날이 백일이다.  아기가 위험한 고비를 넘기고 면역력도 갖추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음을 의미하는 날이다.

지난 100일, 나아가 지난해 11월 탄핵 정국 이후 돌이켜 보면 나는 나의 가치, 신념과 상관없이 괄호 속에 들어가고 말았다. 그 괄호안은 ‘보수-우파’, 애국시민이다. 나는 ‘보수-우파=애국시민’ 등식이 납득 되지 않았지만 어쨌든 타인들은 나를 그렇게 인정해 버렸다.

인간의 운명은 내가 가고자 하는 뜻과 달리 참 묘한 데서 그 방향이 설정되는 거 같다. 지난 시절 내 삶은 늘 진취적이고, 역동적 이었다. 또 세상을 바꾸고자 부단히 노력했던 ‘놈’ 중의 하나다.

그런 나를 보고 주변에선 "당신이 좌파인가, 우파인가"단 한마디 물어 본 사람도 없었다. 어느날 사람들이 이렇게 살아온 나에게 "좌파 성향이 강하다"고 엮었다. 나는 졸지에 좌파 괄호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비애국자'. 애국의 기준이 뭘까. 좌파는 애국자 아닐까.

그런데 내가 지난해부터 JBC까를 통해 촛불집회와 지금의 문재인 정권을 까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구속의 부당성을 끊임없이 지적하자 이젠 나를 ‘우파’라 부른다. 엿장수 마음대로다. 부르는 것엔 세금 안붙으니 마음껏 갖다 부치라. 

요즘 또 듣는 말이 ‘JBC는 애국자’다. 개뿔이나 내가 애국자? 소가 웃는다. 한 달 전인가, 한 매체에서 대한민국 우파 매체를 소개했다. JBC까가 졸지에 우파 매체 중-상위권에 랭크되었다. 도대체 사람들은 왜 한마디 물어 보지도 않고 나를, 일방적으로 우파 괄호속에 쳐넣었을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했다고? 또 박 전 대통령 구속에 반대했다고? 그 탄핵과 구속의 부당성을 목이 터져라 시부리고 깠다고 우파인가. 또 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에 반대했던 사람들의 입장과 처지를 이해하고 공감한 게 우파인가.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하면 우파인가? 종북 좌파들을 쓰레기 취급해서일까.

나는 사람들에게 감히 말하고 싶다. “이보슈! 이런 나를 자꾸만 괄호 속에 넣지 마슈.” 헌데, 이 괄호 속은 참 묘한 전류가 흐른다. 마치 인생을 바꾸게하고 뒤틀리게 만드는 그 묘한 '운명의 전류'다. 그 전류 파장이 만만치 않을 뿐더라, 나의 부정이 긍정으로, 긍정은 부정을 낳도록 치닫게 한다.

이 괄호 속 운명의 전류를 차단시키고자 발버둥쳤지만 되지 않았다. 지난 5월 31일 내 의지와 상관없이 언론계를 떠났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구속이라는 전혀 뜻밖의 상황이 발생하면서 나의 발길이 여기까지 오도록 했었다.

나와 함께 활동했던 태극기 집회 사회자 손상대 씨의 구속도 지금의 나를 전혀 다른 길로 가도록 했다. 사실 이 길은 내가 이제까지 걸었던 적이 없다. 사람도, 환경도, 또 이념과 사상도 전혀 달랐던 길이다.

기자로 잔뼈가 굵은 난 그저 글을 적고, 동료들과 한 잔의 술을 마시면서 살아왔다. 때론 음악에 심취했고, 서울의 갑갑함이 느껴질 때면 나이키 백을 매고 저 바다, 산으로 갔다. 그리고 일본의 도시로 훌쩍 떠나곤 했었다.

지난 100일 아니,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된 이후 나의 이런 사사한 삶들이 연기처럼 사라졌다. 동료들과의 만남도 없다. 여행도 안간다. 혼술(혼자 술)에 익숙되어 갔다. 어느새 외톨이가 되었다. 혼자가 되었다.

지난 27년 동안 동료, 혹은 취재원들과 점심 저녁이 일상이었다. 이제 점심은 혼자서 김밥에 라면이다. 분식집에 손님이 많으면 검은 색 봉지에 김밥을 넣고 너털 너털 걸어서 사무실로 온다. 혼자 먹고 마시는 것은 청승이다. 청승스러움보다 고독이다. 슬프이기도 하다. 타인은 날 어떻게 볼까. 내가 봐로 내가 궁상이다. 그게 싫다.

나로부터 멀어진 건 이 뿐만 아니다. 나의 사소한 이성과 감정, 생활습관, 취미, 즐김 등. 인생의 이런 인간적 낭만적인 교류가 이미 떠나버렸다. 특히 글쓰기를 좋아한다. 젠장, 그 글도 100일만에 처음 적는다.

지난 100일은 글 적는 여유로움 마저 사라졌다. 나 속에 또다른 내가 꿈틀대고 있다. 100일! 아기가 바뀌었듯, 나도 아기처럼 바뀌었다.

일상의 모든 게 바뀌었고, 그 변화와 바꿈은 '완료형‘이 아닌 ’진행형‘이다. 앞으로 또 어떻게 얼마나 바뀔지 알지 못한다. 왜 바뀌어야만 하는가 이유가 있는 듯 한 데, 그 이유가 '신기루'다. 이유는 알겠는데, 도무지 정리가 되지 않는다. 이것은 신념이 부족하다는 철학적 부문의 이야기가 아니다.

청소부가 종로에서 동대문을 쳐다보면서 빗질 하면 어느새 다할까 한숨과 체념이 뒤섞여 나온다. 그러나 한 발 한 발 옮겨가면서 빗 질 하다보면 어느새 동대문에 와 있다.

나도 혼자서 하루하루 그저 JBC까를 해오다 보니, 31일 혼방(혼자 방송)100일이 되었다. 나는 성격이 아주 특이하다. 맘의 문을 닫아버리면 억만금을 줘도 하지 않는다. 재미가 없으면 호기심과 흥미가 없었다면 혼방은 포기했다. 세상의 종북좌파 혹은 이 땅의 쓰레기들에 맞서 100일  전쟁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려온 것에 대해 대견함마저 묻어난다.

그런데 31일 오늘, 자축을 하고 싶지만 부를 사람이 없다. 폰에는 1110여 명 저장되어 있다. 언론계 선-후배는 이미 나를 예전의 나로 보지 않는다. 그들이 좌파적 사고를 갖고 있는 게 아니라, 어느 순간, 언론 종사자들이 기레기로 보였다. 전화하고 싶지 않다.

지난 100일 동안 만났던 우파란 사람들도 저장되어 있다. 그러나 그들을 불러내서 술잔을 부디 치는 것이 낯선 풍경이다. 죽마고우라도 불러라고? 멋드러진 친구, 그들은 추억속에만 존재한다. 특정 주제에 대한 대화를 했을 경우 이질감이 심화 될 뿐이다.

혹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JBC 선생, JBC까 독자가 약 4만4천명인데 정 선생이 한번 모입시다 하면 많이 달려올텐데요---” 난 연예인이 아니다. 

지난 100일간 '혼방'을 하면서 원칙을 세웠다. 첫째, 100일 동안 구독자 5만명 시대. 현재 6천명 못미치니 이건 이루지 못했다.

둘째, 독자들과 저녁을 먹거나 특히 술은 마시지 않는다. 처음엔 정에 이끌려, 술이 당겨서, 한 두 번 원칙을 깬 거 같은 데 그 후로는 없다. 97점 주고 싶다.

셋째, 100일간 100번 방송한다. 이건 지킨 거 같다. 99점이다. 넷째, JBC까 사무실에 독자들이 찾아오는 것은 사양한다.(오해마라. 혼방 하니 오시면 대접도 못해서). 이 역시 만점에 가까운 99점이다.

다섯째, 박정희 탄생 100주년 배지 제작 및 애청자 모임 개최. 이건 100점이다. 나는 이 다섯가지 대원칙을 세웠는데 학점을 준다면 A+다. 하나 덧붙인다면,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았던 애청자들의 사랑이다. 이 힘이 사실상 100일을 이어오게 한 출발의 원동력이다.  

내가 나아게 스스로 매긴 학점의 기준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최선과 열심히 진실만을 알려왔다. 그렇지만 방송 내용과 방식, 진행에 대해선 실망이 압도한다. A+가 아닌 C다.

100일이 지나면 또 100일이 오게 마련이다. 당장 내일부터 시작되는 9월의 100일 카운터 다운. 정확히 12월 10일 나는 또 얼마나 어떻게 바뀌고 변화 되어 있을 지 알 수 없다.

굵은 괄혹 선이 나를 엮을지 점선이 괄호가 되면서 비로서 괄호 굴레에서 벗어날지 알 길이 없다. 100일 뒤 어떻게 바뀔지 점쾌로 풀어 볼 수도 없다.

한편으론 성과도 없지 않았다. 지난 100일 동안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지만 그 중 가장 큰 성과는 인간 감별 안목이다. '좌파 쓰레기'(좌레기)들은 척 보면 감별했다. 우파쓰레기(우레기)에 대해선 감별력이 약간 떨어 진 게 사실이었다.

그런데 이젠 우레기들도 기가 막히게 감별한다. 우레기든, 좌레기든 쓰레기는 쓰레기 일 뿐이다. 나는 이제 우레기들과의 한판 승부도 펼쳐야 한다. 물론 문재인 정권의 '내로남불'는 까고 또 까고, 죽고 사는 문제 안보는 강조 또 강조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구속 부당성은 지적 또 지적, 정치권 우레기든, 태극기속의 우레기든 우레기들을 들추어 낼 거다. 당연히 좀비 같은 종북좌파들은 대한민국에서 사라지게 할 거다.

주변에선 이런 거 까는 거 다 좋은데, 우파가 우파를 까는 것에 대해선 경계한다. 내가 우레기 청소에 나서면 사람들은 나를 향해 이렇게 뒷담아 깔거라 한다.

"우파를 까는 JBC 정체가 뭐냐, 위장 좌파 아냐!“

에끼, 이 사람들아 “내가 나를 모르는 데 너가 나를 어찌 아니?” 그들의 비난이 두렵고 무서워서 눈감아야 한다고. 사람 잘못 봤소다.

100일 된 오늘 많은 사람들이 SNS를 통해 물어왔다.

 “왜, 3일간 JBC까 안했습니까? 혹시 무슨일 있습니까. 걱정입니다.”

나는 괄호밖 계획을 세웠다. 그 계획에는 애청자들의 관심과 지지가 있었기에 그려진거다.

말로 하고, 글로 적고, 책을 내고, 강연을 하고, 이른바 '4고'를 하면서 외연을 한뺨씩 넓혀 나갈 거다. 애국시민 기자제도 운영할 거다.  그 준비의 여정은 지난 100일 보다 더 혹독할 게다. 우리 함께 쭈욱~~~가보입시다. 

그리고 나를 까고 싶었다. 좌파와 우파의 극단으로 내몰린 내가, 나를 깐 후 정체성을 찾고 싶었다. 더 이상 누군가 만들어 놓은 괄호 속으로 들어가고 싶지 않다. 우파가 뭔지, 좌파가 뭔지, 말그대로 X도 모르는 인간들이 만든 울타리에서 벗어날 거다. 내 식대로 갈거다. 그게 싫으면 내가 떠나든, 너가 떠나든 꺼지면 그만이다. JBC식 길이 어디일까. 사진 밑에 살짝쿵 적어 두었다. 일본어다. 해석은 아래 사진이 대신한다. 사진속 주인공은 나다. 나나나나나나~~~~

위도 아닌 밑도 아닌 오른쪽도 아닌 왼쪽도 아닌 단 오로지 앞으로 힘차게 나아가라. 절대 사치하지마 절대 우쭐대지마 절대 자만하지마라. 한 걸음씩 한 걸음씩 확실한 길을 가자. 언제라도 한 시대는 단 하룻밤에 전부가 발칵 뒤집힌다. 그렇다. 내일부터 네가 선장이다

上でもなく 下でもなく 右でもなく 左. でもなく ただただ ひたすら 前へ突き進め

 決して奢るな 決して高ぶるな 決して自惚れるな 一步ずつ一步ずつ 確かな道を 

 いつだって ひとつの時代は たった 一夜にして すべてが ひっくり返るものだ

そうさ 明日から お前が Captain of the shi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