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의 명수'로 알려진 김명수 대법원장이 ‘항공기 회항’ 사건으로 기소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직후인 2018년 초, 김 대법원장의 며느리가 일하는 한진 법무팀이 대법원장 공관에서 만찬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조선일보가 10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2018년 초 서울 한남동 대법원장 공관에선 한진 법무팀이 참석한 만찬이 열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며느리인 강모 변호사는 2015년부터 한진 법무팀에서 근무해왔고, 2018년부터 1년 반 정도 대법원장 공관에 들어와 김 대법원장 부부와 함께 살았다.
김 대법원장은 만찬 직전인 2017년 12월 말, 대법원 전원합의체 재판장으로서 ‘항공기 회항’ 사건으로 기소된 조현아씨의 핵심 혐의인 ‘항로 변경’ 부분을 무죄로 보고 그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직후에 ‘한진 공관 만찬’이 열린 것이다.
이 신문은 한진 법무팀을 공관으로 초청한 사람이 김 대법원장이었는지, 그가 이 만찬 자리에 참석했는지는 확인되진 않았다고 보도했다.
대법원장 허락 없이 공관 만찬이 이뤄지긴 어려워 법원 안팎에선 “김 대법원장이 법원 재판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행동을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2019년 7월쯤 김 대법원장의 며느리 강 변호사는 미국으로 사내 연수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 대법원장의 아들인 김모 판사도 휴직을 내고 아내인 강 변호사와 함께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강 변호사는 당시 29세였다. 이 신문은 당시 한진 내부에서도 “강 변호사가 다른 직원들보다 연수를 일찍 간다”는 말이 나왔었다고 전했다.
대법원은 ‘김 대법원장이 한진 법무팀을 초청해 함께 만찬을 했느냐’는 이 신문의 거듭된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한진은 질의를 받은 지 한 달 만에 “확인이 어렵다”고 했다. 강 변호사는 “3년 전 일이라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김 대법원장 아들 부부는 대법원장 공관에서 함께 거주해온 것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김 대법원장의 아들은 결혼 후 장인 소유의 아파트에 살다가 2018년 1월부터 공관으로 전입신고를 했다. 2017년 9월 시가 10억 원이 넘는 서울 서초구의 재건축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지 4개월 후다.김 대법원장은 주말 등에 놀러 오는 외손주들을 위해 그네와 모래사장도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김 원장은 문재인에 의해 지명될 때부터 법조계 안팎에서 역량, 도덕성, 정치 성향 등 전방위로 ‘부적격’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이 때문에 일선 판사들까지 동원해 여야 의원들에게 협조 요청을 했지만 역대 최저 찬성률로 가까스로 국회 임명동의를 통과했다. 취임 이후엔 ‘코드’ 행태에 더해 문재인의 휘하인 것처럼 비쳐 사법부 아닌 문법부 비아냥도 들었다.
또 이른바 ‘판사 탄핵 거래’ 파문과 관련한 거짓말도 논란이 됐었다. 지난해 5월 임성근 전 판사 면담에서 여당의 탄핵 추진으로 사표 수리가 어렵다고 해놓고, 그런 얘기가 없었다며 국회와 국민 앞에 대놓고 거짓말을 했다.
코드 논란 속에 임명된 김 대법원장은 후보자 지명 다음 날 근무지이던 춘천에서 대법원으로 평소와 달리 버스를 타고 와 ‘청렴 쇼’를 했다는 비판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