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프레임, 박근혜에게 가족은 [제9화]
소설 프레임, 박근혜에게 가족은 [제9화]
  • JBC까
  • 승인 2017.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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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두기=세상이 소설 투성이다. 현실이 소설, 소설이 현실이다. 이글은 소설이다. 오로지 소설로만 읽어야 한다. 글 속에 등장하는 개인, 기관의 이름은 모두 소설적 장치일 뿐이다.

 

박근형은 박 대통령 탄핵 사건 이후 대중속에서 사라졌다.

때론 오지랖 넓게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했던 박근형이었다.

그런데도 언니 박 대통령 탄핵이후 자취를 감추었다.

박 대통령과 동생 근형은 탄핵시국 전부터 틀어져 있었다.

원인은 육사재단에서 비롯됐다. 육사 재단 운영권을 두고 두사람은 대립을 해왔고, 그 대립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급기야 박근형은 육사재단 운영권을 둘러싸고 크고 작은 민형사 소송에 휘말렸다.

대부분 재판에서 패소한 박근형은 경제적 궁핍이 더해져 먹고 살기 조차 빠듯한 삶을 살았다.

대통령 여동생이라면 모자라고 부족할 것 없이 살만할 것이다는 게 일반인의 시각이다. 그러나 두 사람의 관계는 정이 묻어나는 일상적인 자매를 넘어선 마치 서로를 경계하고 가시같은 존재처럼 비쳐졌다.

물보다 피가 진하고, 팔이 안으로 굽는 것일까. 정호윤 차장의 전화를 거의 받지 않았던 박근형씨가 도리어 전화를 걸어온 것이었다. 현 시국에 대해 언니쪽 입장에 대해 단호한 이야기를 할 거 같은 기대감도 생겼다.

그동안 정 팀장이 박근형씨에게 전화를 건 것은 최순실 씨 게이트와 관련해서 입을 열게 하기 위해서였다.

이미 언론은 박근형씨가 최태민을 조심해야 한다는 경고를 여러 차례 했었다는 것을 보도했다.

그래서 박근형씨가 왜 그런 말을 했었는지, 그가 최순실 사태를 진짜 예언했었는지 궁금했다. 박근형씨의 대화는 일방이다.

상대가 어떤 팩트에 대해 물으면 그 답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신의 주장과 이야기만 하기 일쑤다. 어찌보면 그의 대답과 이야기가 횡설수설에 가깝다는 지적이 많다.

“박 이사장님 그렇게 전화를 했는데 안 받으시고 별일 없으시죠?”

박 이사장의 전화를 받은 정 팀장은 반갑게 받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정 팀장은 박근형 씨를 통해 또다른 이야기를 끄집어 내고 싶었다.

지금 상황에선 박 씨의 한마디 한마디가 여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박근형 씨는 정 팀장의 그런 기대치에 벗어나는 이야기만 했었다.

인사말을 끝내자 마자, 박근형 씨의 입은 속사포였다.

“요즘 제가 여전히 힙듭니다. 아직 재판이 진행중인 것이 있고, 경제적으로도 많이 힘듭니다. 그러나 조금씩 극복을 하고 있습니다. 잘 될 겁니다. 정 팀장님 전화를 못받은 거 죄송합니다.”

박근형 씨가 전화를 끊을 거 같은 낌새였다.

정 팀장이 재빨리 답을 유도하는 질문을 던졌다.

“네, 이사장님의 상황 이해했습니다. 혹시 박 대통령 현재 상황에 대해 동생으로 어떻게 보고 판단하고 계신지 한마디만 해주시겠습니까?”

“아,네 요새 제가 근황이 없습니다. 언니가 잘 극복하겠죠.”

박근형씨는 그러면서 아버지 박정희 이야기를 이어갔다.

“제 아버님도 조국을 위해 일하시다고 무척 고초도 많이 겪으셨고. 언니도 고초가 많을 겁니다.”

정 팀장이 예상한 질문이 아니었다.

혹시나 했었지만 역시나 그의 질문은 동문서답식이었다,

마치 남의 집에 불난거 처럼 대답하는 극히 상황과 동떨어진 답변이었다.

그에게 더 이상 질문을 하고 기대의 답변을 기다리는 것은 무의미 했다.

정 팀장은 박근형을 만나서 좀 더 진지한 질문을 하고 싶었다.

“이사장님 시간 함 내어주십시오. 한번 만나고 싶습니다.”

“아, 내 그렇죠. 그런데 제가 지금 사정이 좋지 않아---”

사정이 좋지 않아 만나고 싶지 않은지, 만나고 싶은데 지금의 시국 상황에 대해 잘못 말했을 경우 벌집을 쑤실수 있기 때문에 다음에 보자는 지 그의 속내가 뭔가 짐작이 안갔다.

정 팀장은 더 이상 그와 통화를 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지난 11월 4일 박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발표했을 때 언급한 가족에 대해 물었다.

“담화에는 가족간의 교류마저 끊고 외롭게 생활해온 부분이 있는데 그 담화를 보고 느낀 점이 있으신지요?”

“아, 네. 언니가 그런 이야기를 했군요.”

그는 전혀 모르는 듯 능청스럽게 답을 했다.

“아, 제가 지금 다른데 가봐야 해서 다음에 연락드리겠습니다.”

박근형씨가 전화를 끊었다.

정 팀장은 박근형 씨가 왜 전화를 했는지, 한편으로는 이런 전화를 할바엔 왜 했는지 쓴웃음이 지어졌다.

정 팀장은 박 대통령이 만약 최순실이 아닌 동생과 교류를 해왔고, 관계를 이어갔다면 이 지경까지 왔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대 정권을 통해 친인척 및 형제간 비리를 너무나 보아온 박 대통령은 박근형 씨를 더욱 멀게 했다. 가득이나 두 사람은 멀어진 자매인데, 언니가 대통령이 된 후 부터는 교류마저 끊고 지냈다.

박근혜 대통령이 밝힌 대국민담화 중 일부 내용도 “가족간의 교류마저 끊고----” 였다.

정 팀장은 박 대통령이 이 대목을 읽어 내릴 때 짜릿한 전율을 느꼈다. 박 대통령이 언제는 가족 간의 교류를 했었던가.

정 팀장은 박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 전이나 지금 가족 간의 교류를 했었다는 소리를 단 한번도 들은 적 없다.

박 대통령이 담화문에서 가족 간의 교류를 새삼스럽게 들먹인 것은 그만큼 청와대서 외로웠지만 구설수에 오를까봐 가족조차 찾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일 것으로 짐작된다.

박 대통령이 가족 간의 교류를 끊은 것이 잘 된 것인지, 비정함을 드러낸 것인지 알 수 없었겠지만 결론적으로 가족 간의 교류를 끊은 것이 큰 화근이 된 셈이다.

부모를 총탄에 잃은 박 대통령에게 남은 유일한 가족은 여동생 근형 씨와 남동생 거만씨다. 가족은 무엇인가. 혈연으로 맺어진 인연이다. 가족은 서로가 보듬고 아픔을 나눌 수 있는 존재다.

박 대통령이 가족 간의 교류를 끊었다고 치자. 그런데 동생들이 어떻게 사는가 한번쯤 관심을 가져보았을까.

근형 씨가 현재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까. 근형씨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 알까. 몰랐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 권좌에 오르기 전, 이미 가족 간의 교류를 끊었다. 그런데도 국민 담화에서 가족 운운한 이유가 뭔가. 국민들로부터 동정을 받고 싶은 걸까.

박 대통령의 가족 운운에 대해 과연 박근령씨는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했다.

예상대로 박근형 씨는 무관심이었다.

박근형 씨는 최근 1억원대의 돈을 빌렸지만 갚지 않아 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그를 고발조치 한 사람이 이석돌 전 특별감찰관이다. 나는 이 전 감찰관이 어떤 의도를 갖고 고발했는지 모르겠지만 박근형 씨가 사기를 칠 만큼 사악한 사람이 아니다.

박근형 씨는 이 일이 있은 후부터 너무나 분하고 억울해서 밤 잠을 못 이룬다고 했다.

박근형 씨는 밤마다 눈물을 흘리고, 또 이를 악물고 단전호흡을 하면서 신음 소리를 낸다고 한다.

박근형 씨도 딱히 문제가 없었다고 항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를 울분케 했던 장본인이 누군인가. 다른 사람도 아닌 박 대통령도 연관 있다.

박 대통령의 최대 피해자는 국민이기도 하지만 동생 박근형씨다. 최고 수혜자는 물론 최순실이지만.

자기 핏줄조차 챙기지 못하고 심지어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 조차 모르는 대통령이 가족 운운을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일이다.

편집국 가족 제일주의를 외치는 개발실 이현수 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인간의 가장 기본인 가족애 조차 없었던 그가 국민의 아픔을 보듬어 준다고. 택도 없는 소립니다. 참 독하고 철모르는 대통령입니다. 피도 눈물로 사랑도 없는 대통령 아닙니까.“

그의 말에 공감을 나타내어야 하는지 반론을 제기해야 하는 지, 그 대목은 각자의 판단이다.

어쩜 이런 선입견이 박 대통령 일상의 행위까지 부정으로 본다면 이것은 또다른 프레임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 팀장은 최근 박근형 씨 처지에 대해 알았다.

집은 압류를 당했다. 돈도 없다. 대인기피증에 걸려 있다. 잘 먹지도 못하고 있다.

대통령의 여동생 이전에, 박정희 대통령 딸이전에 박근형 씨 삶 자체가 궁핍이었다.

현재 그에겐 어떤 지원과 혜택조차 없다.

정 팀장이 생각하는 권좌의 자식들은 다 그럴까. 박 대통령과 그의 동생을 보더라도 아무런 느낌과 반응이 없는 거 같았다.

이 역시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시각일 것이다.

이와 다르게 국민들은 망상장애를 앓고 있는 거 같았다. 박근혜 말만 나오면 극도로 과민반응을 보이는 일종의 좀비같은 망상장애.

모든 잘못이 발생하면 박근혜 대통령 탓으로 돌렸다. 야당은 더했다.

언론은 그런 국민들에게 더욱 망상장애를 심어주고 있다. 그래서 또 ‘박근혜 탓을 더욱 다지고 있다. 박근혜는 불통이라 이야기가 애당초 통하지 않는다.

참으로 웃긴 것이 박 대통령 혹은 그 참모들이 그런 언론에 대해 지적을 해야 하는 데도 안하고 있다. 참 어이없다.

그런데 그렇게 지적한 이야기를 액면 그대로 받아줄 국민과 언론이 몇군데 될까.

청와대 이상택은 이렇게 말했다.

“정 팀장님 그런 의혹을 푸는 지적이라면 백 마디 인들 안했겠습니까? 국민과 언론이 대통령을 완전 조지는데도 말입니다. 왜 안했겠습니까. 오히려 부메랑으로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정 팀장은 그에게 때를 기다린 후 반격할 것인가 물었다.

“지금은 무대응이 상책입니다. 때를 기다려야죠. ”

그의 무대응론에 공감은 했지만 박 대통령을 지지를 하는 사람들은 대통령이 한 마디 해주길 기대하고 있었다.

청와대가 이 시국을 바라보는 시각, 촛불을 든 자들, 태극기를 든 자들, 역시 이 시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얼마든지 다를 수 있다.

누구든지 시국을 바라보고 평가하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시국을 평가하거니 바라보는 시각은 어느 쪽이 옳다고 잘라서 말하기는 매우 어렵다.

왜냐하면, 주관적인 입장과 객관적인 입장에 따라서 적용하는 기준이 서로 차이가 있는 까닭이다.

그러니 사실은 어떤 기준을 적용하는가에 따라서 박근혜 탄핵 정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제각각이다. 현 시국이 매우 불편하고, 또 현 시국이 호기의 찬스라고 여기는 자들도 있다.

탄핵 정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당연히 주관적인 생각과 객관적인 생각이 서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현재 태극기와 촛불 집회 참석자들은 그저 서로 자기의 생각만 옳다고 우기기고 있다. 그들의 각각의 주장과 시각이 적절한가부터 따져 봐야한다.

그런데 문제는 각각의 입장과 주장들이 너무나 다르다. 좁혀지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로 알고 보면, 현 탄핵정국은 잘잘못이 숨어 있는게 아니다. 사람들은 명확히 안다. 알지만 다수의 민심에 위배될까봐 눈을 감고 판단하고 있다.

정 팀장은 탄핵 반대에 앞장서는 이태섭 변호사의 항변이 메아리처럼 들려왔다.

그도 또 다른 '탄핵 망상장애'를 앓고 있는 것일까.<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