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하 “들어갑시다”에, 박근혜 끄덕이며 “네, 네, 네” 대답, 적절한가
유영하 “들어갑시다”에, 박근혜 끄덕이며 “네, 네, 네” 대답, 적절한가
  • JBC까
  • 승인 2022.04.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4일 대구 사저 입주 대국민 메시지 발표
탄핵정국 때 최순실 박근혜에게 건넨말도 소환
유영하 대구시장 출마, 박심 작용한 듯
지난 24일 대구 달성 사저 입주 때 유영하 변호사가 "들어갑시다"라고 말을 건네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예, 예, 예"라고 대답하는 영상이다. KBS영상을 네이버 한 카페운영자가 재편집했다.
지난 24일 대구 달성 사저 입주 때 유영하 변호사(오른쪽)가 "들어갑시다"라고 말을 건네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예, 예, 예"라고 대답하는 영상이다. KBS영상을 네이버 한 카페운영자가 재편집했다.

지난 24일 대구 달성 사저에 도착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국민 메시지 전달을 끝낼 즈음 유영하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에게 다가가서 건넨 말이 숱한 억측을 낳게 하고 있다.

지난 25일 네이버 한 카페에 유영하가 박근혜 전 대통령께 이런 식으로 말을 하다니...”라는 글이 영상과 함께 올라왔다. 당시 KBS가 박 전 대통령의 대국민 메시지를 영상으로 내보낸 것을 11초짜리 영상으로 재편집해서 올라온 것이다.

이 영상에 따르면 꽃다발을 대신 든 유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에게 다가가서 들어갑시다고 건네는 말이 나온다. 그러자 박 전 대통령이 , , 세 번에 걸쳐 대답하면서 머리를 끄덕이고 굽신거리는 듯한 행동을 취한다. 해당 영상이 올라와 있는 카페(https://cafe.naver.com/ourera/23)

이 영상 자막 앞 부문에는 유영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이런 식으로 말을 하면 안 된다유영하가 마음에 안드는 이유, 어떤 관계면 이런 대화가 이루어질까라며 두 사람의 대화에 의문을 제기했다.

유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에게 건넨 말은 전직 대통령에게 결례를 범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국어학에서 갑시다는 청유형이다. “가자의 존댓말이긴 하다. 직장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혹은 같은 또래의 그룹에서 건네는 말이다. 자신보다 연장자를 안내하는 상황이라면 가 보실까요?” “가시겠습니까등의 표현이 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탄핵정국에서 최순실(개명 최서원)씨가 박 전 대통령에게 건넨 반말 녹음 파일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9517일 최 씨가 취임사 등 박 전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 및 국정 전반에 관여한 정황이 담긴 녹음파일을 시사저널이 공개한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이 최 씨에게 지시를 받는 듯한 모습도 있다. 박 대통령이 취임사 앞 부분(실제 취임사 기준)의 국정기조 제시 부분을 최 씨에게 설명하며 “(핵심은) 부국(富國), 정국(正國), 평국(平國)이에요. 부국은 부자 나라, 정국은 바르게 해야 한다, 부패 안 하고 신뢰가 쌓이고. 그 다음은 편안한, 평국. 그 세 가지가 여기 적어 놨어. 부국 정국 평국, 강국(强國)이 아니라. 발라야 하고, 잘살아야 하고, 편안하고 그래야 한다고 말하자 최 씨는 반말로 그럼 뭐자존심은?”이라고 되묻는다. 박 전 대통령이 존댓말로 자존심이요?”하고 반문하자 최 씨는 다시 반말로 그게 제일 중요하지. 그걸 뭐라고, 부국 정국 평국. 또 하나는 그럼 뭐라고(해야 하나)”라고 한다. 이어진 대화에서도 한 사람은 말끝이 없는 반말을, 두 사람은 존댓말을 썼다.

박근혜 : 이건 꼭 할 건 아니고.

최순실 : 정국이 평국 아닌가?

박근혜 : 정국이 바른 거죠, 바른 거.

최순실 : 평국은?

박근혜 :

정호성 : 문화나 이런 것은 좀 평국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최순실 : 평국을 좀 다른 말로 해 가지고. 부국 정국. 하여튼 이건 좀 상의를 해 보세요.

박근혜 : , .

정호성 : .

또 연설문 분량과 관련해 최 씨가 경제 부흥 관련 내용을 2.5페이지, 어떤 부분을 2.5페이지등으로 하라고 정 전 비서관에게 지시하는 대목에서, 박 전 대통령은 . 내가 또 노트를 안 갖고 왔네라고 혼잣말을 하기도 했다. 최 씨가 취임사의 표현과 관련해 같은 말을 하더라도 꽂히게해야 한다고 강조하자 박 전 대통령이 몇 가지는 마음에 꽂히는 표현이 들어갔다고 정 전 비서관을 두둔하는 듯한 대목도 있었다.

당시 시시저널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파면(탄핵) 결정을 내릴 때, 헌법재판소는 결정문에서 이렇게 썼다. 이날 공개된 녹음파일의 내용이 상기시키듯, 그가 왜 탄핵됐는지를 다시 곱씹게 한다.

"피청구인(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에게 공무상 비밀이 포함된 국정에 관한 문건을 전달했고, 공직자가 아닌 최순실의 의견을 비밀리에 국정 운영에 반영했다. 피청구인의 이러한 위법행위는 피청구인이 대통령으로 취임한 때부터 3년 이상 지속되었다. (중략)

국민으로부터 직접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받고 주권 행사를 위임받은 대통령은 공무 수행을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피청구인은 최순실의 국정 개입을 허용하면서 이 사실을 철저히 비밀에 부쳤고, 그에 관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이를 부인하며 의혹 제기 행위만을 비난했다. 따라서 권력분립 원리에 따른 국회 등 헌법기관에 의한 견제나 언론 등 민간에 의한 감시 장치가 제대로 작동될 수 없었다.

이와 같은 피청구인의 일련의 행위는 대의민주제의 원리와 법치주의의 정신을 훼손한 것으로서 대통령으로서의 공익실현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것이다. 결국 피청구인의 이 사건 헌법과 법률 위배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행위로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행위라고 보아야 한다.“

2016년 12월 23일 채널A가 보도한 최순실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건넨 반말 녹음파일 자막.
2016년 12월 23일 채널A가 보도한 최순실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지시한 녹음파일 자막.

앞서 지난 20161223일 채널A최씨의 오랜 지인으로부터 입수했다17년 전 박 대통령과 최씨의 목소리가 담긴 대화 녹음 파일을 보도했다. 박 전 대통령이 정치 신인 시절 최순실씨와 나눈 대화 녹음 파일이다.

해당 파일에는 1999년 당시 한나라당 부총재였던 박 대통령이 최씨를 비롯한 실무자들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기념관 건립을 논의하는 내용이 담겼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을 의원님이라고 불렀지만 박 전 대통령의 말을 자르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등 사실상 회의를 주도했다.

박근혜 : 거기도 뭔가 태극기로 잘 보이게 맨 앞에.

최순실 : 이게 여론이 불거지기 전에 의원님이 확실하게 결정을 하고 보는 게 나을거 같아요. 그죠?

박근혜 : (기념관 위치는)북쪽 방면이나 했으면

최순실 : (말을 끊으며) 거기 부근이 어디죠? 그러니깐은 ○○가는 호텔 양평 가는 휴전선 근처에서 조금.

실무자 2명은 박 전 대통령이 아닌 최씨에게 주요 내용을 보고하고, 최씨는 주로 반말로 지시했다.

최순실 : 구미에서 뭘 짓는건데?

실무자 : 구미에서 기념관 건립 예산 지난번에 말씀드린 총 예산 700억 그렇게 잡아놨습니다.

30여분 분량의 녹음 파일에서 최씨는 박 전 대통령보다 2배 이상의 발언을 했다고 채널A는 전했다.

한편, 유영하 변호사는 1일 오전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유 변호사는 작년 말 특별사면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법률대리인을 맡아 5년간 소송을 이끌어 왔다. 유 변호사는 최근 박 전 대통령이 대구 달성군에 사저를 매입해 입주하는 것을 돕는 과정에서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로 주소를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과 대구시장 출마 문제를 상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