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세 정재호 칼럼] 윤석열 방향 잘 잡고 있다
[93세 정재호 칼럼] 윤석열 방향 잘 잡고 있다
  • 정재호
  • 승인 2022.05.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식날 국민에게 손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식날 국민에게 손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정권은 놓쳤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거야(巨野)의 몸집 하나로 여의도 정치 한복판을 꽉 잡고 있다. 그들의 태반은 싸움닭기질에 흠뻑 젖은 투사(鬪士)가락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잔뜩 애를 쓰고 있다.

대깨문으로 통하는 586운동권 핵심은 문재인 낙향이후 여전히 당권을 움켜쥐고 있다. 공격의 초점을 에누리없이 정조준하는 그들의 순발력과 명분쌓기 솜씨는 날렵하다.

선동은 좌파를 낳고 좌파는 선동을 낳는다이는 오랜 세월 동서양을 가로질러온 선동-좌파의 일체성(一體性)을 상징하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언어다. 운동권 권력의 타고난 안태본(安胎本)은 아스팔트 광장이다.

530만 표차로 압승한 이명박 정권의 출범 초입. 정부기능을 반신불수로 내몰았던 가짜 광우병 파동. 여풍(女風) 당당 과반득표로 청와대 입성한 박근혜 정부4년차 세월호 참변을 에워싼 유언비어 함정에 가두어 끝내 탄핵으로 밀어붙인 촛불난동. 하나같이 밑도 끝도 없는 황당한 괴담과 거짓선동이 난무한 광장의 광기(狂氣)가 몰고온 나라의 재앙이 있다.

그까짓 (246천표 차) 쯤이야... 윤석열 정권 무력화에 매달린 거야의 서릿발 오만은 최소한의 금도마져 함부로 넘나들지 않았던가. 정권 이양과정에서 불거진 신·구권력 갈등은 볼썽사나운 삼류(三流) 한국정치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낸 현장이었다.

5대 대선(박정희 vs 윤보선)의 표 차는 겨우 156천표 차였다. 표차의 크고 적음이 모든 현상을 말소하는 핑계가 될 수 없음을 역사는 증명하고 있다.

눈부신 박정희 실록을 펼쳐 보라! 삭풍이 몰아치는 허허벌판에 천지개벽의 새벽을 연 위대한 리더십을 목말라하는 오늘이다.

윤석열 정부 출발 보름. 견고한 좌파독선의 틀속에서 알량한 문재인정치가 흩뿌려놓은 황량한 잔업(殘業) 설거지도 숨찬 판에 태산같이 준엄한 산세(山勢)를 어찌 넘을꼬.

취임식이 열린 그날 그 시각 510일 아침10시 파란하늘에 무지개가 떴다. 길조(吉兆)란 속삭임이 부지런히 오갔다. 정치입문 10개월 남짓 아마추어(amateur) 윤석열의 행보는 어설픈 구석이 없지 않았으나 의젓했다. 그는 자질구레한 소절(小節)에 얽매이지 않고 대의(大義)를 향한 보폭을 넓히는 배짱 두둑한 성장을 과시했다.

형식에 구애됨이 없는 언론과의 무제한 접촉을 허()한 그의 겁 없는 포식은 기자들의 호감을 사로잡는데 안성맞춤이었다.

대통령 집무실 언저리는 특별한 경우를 빼고는 보도진의 탐욕스런 시선에 거의 완벽하게 포착됐다. 문재인 5년에선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신선한 풍경이 자리잡혔다.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

 

권력과 언론 어느 한 쪽도 밑지지 않는 장사가 성립된 셈이다. 대통령 윤석열은 일 복()을 타고 났는지도 모른다. 대통령 취임 10일 만에 세상에서 제일 바쁜 노신사 미국대통령을 앉아서 맞는 알거리가 예사로운 소사(小事)일 순 없다. ‘문통’(文統) 5년에 맥풀려 식어버린 한·미동맹관계를 한껏 팽팽하게 굳히고 격상시킨 일이야말로 보람찬 국가 대사(大事)가 아니겠는가. 바이든 23일의 서울방문은 윤석열 외교무대 오디션(audition)이 성공적으로 치러졌음을 알리는 기회가 됐다. 바이든 효과의 극대화에 시동이 걸렸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국본(國本)으로 삼고 반()지성주의와의 투쟁을 선포한 윤석열 취임사는 육중하면서도 말쑥함이 돋보인 인상적인 화두를 뿌렸다. 지성(知性)이란 무엇인가?

굳이 멀리 돌아갈 것 없다. 상식과 양식을 보듬고 살찌우는 정신 작용이다. 윤 대통령은 일찌감치 상식과 공정을 국정철학의 뿌리임을 내걸었다. 지성의 확대 재생산만이 문명(文明民主) 사회의 지속적인 작동원리임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27년 강골 검사출신 윤석열의 반지성(反知性) 투쟁의 예봉이 어떤 모습으로 가시화 될 것인지 要注意 초점으로 떠올랐다. 겸손하되 결코 단호함을 잃지 않는 윤석열이 외치는 반지성투쟁. 그 정체성을 서둘러 만나고 싶다.

5·18은 현대사 중심에 특별한 의미로 각인된 사변’(事變)이다. 공권력과 시민이 부딪쳐 피를 흘린 아픈 역사다. 각을 세운 논봉(論鋒)이 가까스로 어지간히 숨돌리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확신에 찬 정론일척(正論一擲)을 쏘아올렸다. “5·18정신은 국민통합의 주춧돌이라고 선언했다.

윤 대통령은 국힘당 소속의원 103명 전원과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6명 각료 10명을 거느리고 특별열차편으로 광주국립 5·18묘지에서 거행된 42주년기념식에서 피로써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온 5월의 뜻을 확고히 지켜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유가족과 손에 손잡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노래했다. 이날 식전 분위기는 대통령의 극적인 발언에 의해 빈틈없이 사로잡혔다. 민주당은 국힘당을 향해 광주학살 세력의 후예라고 쏴붙이고 나섰다. 파장은 짧고도 울림은 없었다. 드넓은 호남벌은 진보성향의 민심이 옹골찬 고장이 아니던가.

민주당의 기름진 텃밭 민심이 출렁이고 있다. 아무튼 윤석열의 농부사 기질이 지방권력의 향배를 주름잡을 6·1선거에 어떻게 투영될지 흥미로운 또 하나의 관점 포인트다. 윤석열은 큰 틀에서 방향을 잘 잡았다.

그날 아침 여의도 상공에 날개를 활짝폈던 무지개 지금 어디에. 다시 한 번 두둥실. 일곱가지 빛의 춤이 보고 싶다.

정재호 민족중흥회 회장.
정재호 민족중흥회 회장.

약력

1930년생

靑丘大學(현 영남대학)

서라벌 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수료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행정학과 연구과정 수료(경영진단사 자격취득)

경향신문 주일상주 특파원, 정치부장겸 부국장, 상임논설위원

중앙홍보연구소 이사장

한국부동산경제신문 회장, 월간 평론지 인사이드 월드회장겸 주필

8대 국회의장 비서실장

9·10대 국회의원(3선의원)

유신정우회 원내수석 부총무, 대변인

헌정회 사무총장, 부회장, 원로회의 부의장

현재 민족중흥회 회장, 국가원로회 상임고문

저서

시집:향수,폭포수

칼럼집:새천년 새벽의 초대, 대통령의 초상, 진혼곡의 끝자락이 흐느끼는 까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