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세 정재호의 시선집중]"건곤일척 윤석열의 진면목을 서둘러 만나고 싶다"
[93세 정재호의 시선집중]"건곤일척 윤석열의 진면목을 서둘러 만나고 싶다"
  • 정재호
  • 승인 2022.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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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행보에 황색등이 켜졌다. 심상찮은 사이렌(siren) 소리가 요란하다. 정권 출범 석 달에 못미친 시점에서 국정 지지율 24%로 굴러 떨어진 것은 초유의 이변이다.

자칫 빨간불이 점화될지 모른다는 의도적인 호들갑도 없지 않다. 왜 일까? 여러모로 제법 그럴싸한 진단이 분분하지만 싸잡아 훑어보면 아직은 설익은 윤석열 리더십을 겨냥한 실망감의 집대성 현상임이 분명하다.

떠올리기만 해도 신물 나는 문재인 정치에 견주어 나은 구석이라고는 좀처럼 시야에 잡히지 않는 윤석열 정치의 뜨뜻미지근한 어설픔이 자꾸만 노출되는 오늘이다.

도무지 끊고 맺는 시원한 맛이 없다는 볼멘소리가 넘친다. 정치학 개론에선 지지율 20%대는 권력의 심리적 위기상황이라고 적고 있다. 국정 에너지가 바닥권을 향하고 있음을 가리키는 대목이다.

이런 와중에 볼썽사나운 여당 내 이른바 내부총질사태는 찜통 날씨까지 겹쳐 가뜩이나 물가고에 속 터지는 백성들의 심사를 열 불나게 부추기는 꼴불견으로 비쳐졌다.

대통령실은 당내 문제에 관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고개를 돌리는 시늉이다. 대통령의 체통과 정당한 몫을 스스로 옭아매는 발상이다.

대통령은 당·(·)의 일체성을 아우르는 범 집권세력의 총수라는 인식을 잠시도 놓쳐서는 안될 터. 어처구니없는 빗나간 논리가 대통령 집무실 언저리에 들쑥날쑥하고 있는 풍경이다. 딱히 기가 찰 노릇이다. 한참 뜨겁게 달아오른 대통령 측근 참모진 인사쇄신론에 힘이 실리는 까닭이다.

틈만 생기면 초장에 기를 꺾어버리겠다고 눈에 쌍심지를 켜고 있는 거야(巨野)는 벌써부터 탄핵이란 민감한 단어를 거침없이 발설하는데 길들여진 모양새다. MB정권을 단숨에 골병들게 한 광우병파동을 오늘에 되살리고픈 노림수가 시퍼렇다.

한때 광화문 광장을 우악스럽게 주름잡았던 586운동권 주역들이 불끈 털어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광장의 광기를 앞세워 박근혜 정권을 초죽음으로 내몰았던 꿀맛같은 촛불의 추억을 가슴에 품고 있을지 모른다.

그들의 노림수 속에는 아마도 국민의힘 당 일각에서도 흥미를 공유하는 권력 구조개편을 주제로 하는 개헌 책략이 포함돼 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취임 일성에서 개헌론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87년 체재를 손보자는 뜻을 담고 있지만 윤석열 정권의 무력화를 조준한 음침한 속셈이라는 현실진단도 만만찮다.

나라 안팎으로 엄중한 현안들이 잔뜩 버티고 있는 가운데 윤 대통령의 집중(集中)과 선택(選擇)을 촉구하는 유력 언론들의 일치된 논조는 대통령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대로 짚은 합리적인 흐름이다.

대통령 취임식 날 국민들에게 손을 흔드는 윤석열 대통령.
대통령 취임식 날 국민들에게 손을 흔드는 윤석열 대통령.

필자는 불현듯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다. 윤석열 정치의 본질은 무엇인가! 본색(本色)이란 뿌리깊게 체질화된 근성(根性)을 말한다. 윤 대통령은 4반세기를 뛰어넘는 27년간 법과 원칙을 입에 달고 행동해온 강골검사 출신이다.

그에게 변화의 유연성을 기대할 수 있을까? 근성해체(根性解體)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사람사는 세상 오만가지 물정(物情)과 치열하게 부딪치면서 삶의 음·양지(·陽地) 구석구석을 탐색하는 길목을 훤히 꿰찼을 법하다. 산전수전 오랜 검사생활에서 터득한 그만의 예리한 안목이 없을리 없다.

그는 사법시험 9번의 도전 끝에 문턱을 넘는 89인간극장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인간 윤석열의 이념적 정체성에 물음표를 던지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는 대통령 취임사에서 자유라는 언어를 35번이나 외쳤다. 자유란 낱말은 문재인 정치’ 5년의 틀 속에서는 통제된 금단의 언어였다.

대통령 윤석열을 위한 필자의 변론일설(辯論一說)을 덧붙인다. 조밀하게 따지자면 윤대통령은 짧은 시간에 매우 인상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보다 엄격히 다루자면 대업(大業)을 성취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지 모른다. 겉보기에는 멀쩡하지만 속이 텅빈 한·미동맹관계를 과거 어느 때보다 확실한 전략적 동맹관계로 격상시키지 않았는가.

사람들이 눈부신 성과에 제대로 감흥(感興)하지 않는 것은 좌파정권이 알량한 정전협정에 매달린 나머지 건전한 안보의식을 초토화시킨 탓이 크다.

대통령 윤석열을 위한 필자의 변론일설(辯論一說)을 덧붙인다.

일찌감치 맞는 매는 보약이란 속담이 있다. 대통령을 향한 오늘의 질책은 불행 중 다행이다. 집권 중반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오늘같은 현상이 빚어졌더라면 십중팔구 나라의 재앙으로 이어졌을 게 뻔하다.

빨리빨리 문화에 푹 젖어있는 한국사회는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면서 화통한 변화를 목말라했다. 특히 좌파정권이 겁도 없이 저질러놓은 수두룩한 종북범정(從北犯情)을 뿌리째 파헤치기를 고대했다. 유능한 검투사로 호가난 한동훈 법무장관 기용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한 이유다.

실망의 늪에 빠진 민심이 지지율 급락으로 옮겨붙었다고 봐야옳다.

세상사 패자부활전도 있거늘, 시간은 윤석열 편이다. 국면전환의 주도권은 전적으로 그의 몫이다. 무릇 대통령의 언어는 령()과 믿을 신()을 한꺼번에 담아야한다.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선 대통령의 도어스탭핑(door stepping)도 새롭게 단청(丹靑)하여 격조높은 단계로 옮겨앉으면 좋겠다. 국가 원수의 일언(一言)은 에누리 없이 사적(史籍)으로 수용되는 법이다.

저잣거리에선 8월중 시원한 한방이 터질 것이다!는 뜬금없는 소문들을 주고받는다.

심기일전한 대통령의 건곤일척(乾坤一擲) 진면목을 서둘러 만나고 싶다. 우리가 8.15에 피력될 대통령의 기념사를 주목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민족중흥회 회장 정재호

필자.
필자.

 

약력

1930년생

靑丘大學(현 영남대학)

서라벌 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수료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행정학과 연구과정 수료(경영진단사 자격취득)

경향신문 주일상주 특파원, 정치부장겸 부국장, 상임논설위원

중앙홍보연구소 이사장

한국부동산경제신문 회장, 월간 평론지 인사이드 월드회장겸 주필

8대 국회의장 비서실장

9·10대 국회의원(3선의원)

유신정우회 원내수석 부총무, 대변인

헌정회 사무총장, 부회장, 원로회의 부의장

현재 민족중흥회 회장, 국가원로회 상임고문

저서

시집:향수,폭포수

칼럼집:새천년 새벽의 초대, 대통령의 초상, 진혼곡의 끝자락이 흐느끼는 까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