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C뉴스

오래전에 닫았던 세상의 파일을 다시 열었다.

언제부터였는지는 기억에 없다. 파일에 담긴 진실은 한 조각 파편이 되었다. 진실이 잊혀진 채 각자 살아가게 됐다. 굳이 진실을 파헤친 들, 그것이 세상을 바꾸어주는 힘이 되지 않았다. 차리리 거짓이든 가짜든 받아들이면서 현실에 적응하고 사는 게 낫다.

현실의 노예가 주는 편안함이 없지 않았다. “누군가 외롭지 않느냐”고 물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혼자가 주는 편안함을 내주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사실, 관계라는 것이 사람을 힘들게 하지 않는가. 상대방 심기까지 신경 써야 하는데…. 남 눈치 보며 힘든 삶을 살 필요는 없다는 게 요즘 세상 분위기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원초적 본능은 숨죽이고 있다. 같이 하고 싶다…. 혼자의 편안함이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을 때쯤, 어느 날 누군가 깃발을 올리면 망설이지 않고 따라나선다.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가 손가락질만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돌팔매를 날린다. 혼자였다면 못했을 일이다. 그러나 함께라면 특별히 용기를 내야할 일이 아니다. 그 순간, 우리는 알지 못하는 평안함을 느낀다. 두려워할 것도 없다. 이왕에 익명으로 하는 짓이니까. 그게 무엇을 뜻하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법은 궁극적으로는 화해와 용서를 추구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죄를 벌하는 수단이자 근거이다. 또 한 개인을 파멸시키거나, 진실을 파묻을 때 교활하게 활용되기도 한다. 그럴수록 합법을 가장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합법적 폭력, 합법적 불법은 저질러진다. 그래도 법에 기대를 거는 까닭은 가끔은 숨이 다 넘어간 진실과 정의를 되살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제 진실을 밝히자는 자, 진실을 덮자는 자, 진실을 왜곡시킨 자, 진실을 묻어둔 자들이 대답할 차례다.

나는 그렇게 쓰고 비밀파일을 닫았다.

그 멋도 모르고 한 일은 ‘가두기’였다. 깃발을 올리고 목표를 지정한 자의 숨은 의도를 따라서…. 그들은 정의의 이름으로 정의를 가둔다.

가두기 가담자는 자신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자각하지도 못한다. 이 사회의 가장 엘리트 집단으로 꼽히는 정치인, 판사, 검사, 의사, 언론인…. 그들도 그들이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갇힌 채 정의와 진실의 이름으로 불의와 거짓을 저지른다. 그들도 어찌 보면 피해자일 수 있지만, 프레임에 갇힌 그들은 자신의 처지를 이해하지 못한 채 거짓진실만 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