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전원 보수·진보집회 대응 나서서, 이태원 참사 현장 투입 못했다
경찰 전원 보수·진보집회 대응 나서서, 이태원 참사 현장 투입 못했다
  • JBC까
  • 승인 2022.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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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자유통일당 주최 집회(사진 위)와 서울시의회 앞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 주최 '공공노동자 총력 결의대회'가 각각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자유통일당 주최 집회(사진 위)와 서울시의회 앞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 주최 '공공노동자 총력 결의대회'가 각각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 서울 도심권(종로ㆍ남대문ㆍ용산) 곳곳에서는 좌파·우파 성향 단체의 대규모 집회 4건 등 총 15건의 집회 및 시위가 열렸다. 참사 발생 1시간 15분쯤 전까지 집회·시위가 이어졌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실이 서울경찰청으로부터 받은 경력운용 계획에 따르면 참사가 발생한 1029일 당일 서울의 경찰 운용 가능 인력은 81개 부대로, 경찰기동대 69곳과 의무경찰중대 12곳이었다. 기동대 근무 담당 경찰관은 “1개 기동대 당 출동 가능인원은 병가·연가·행정요원을 제외하고 60여명 정도라고 말했다. 기계적으로 계산하면 이날 약 4860여명 경력 배치가 가능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계획을 보면 서울경찰청은 29일 서울에서 열린 총 21건의 집회·시위에 70개 부대를 집중 배치하기로 했고, 핼러윈 관련 이태원 일대 배치 계획은 없었다.

조선일보와 다수의 언론에 따르면 이날 서울경찰청은 각 집회·시위에 대응하느라 서울 전역의 모든 기동대 3540명을 동원하고도 모자라 경기남부청 등 지방경찰청에 있는 기동대 480명을 추가로 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참사가 발생하기 전 이태원 상황이 알려졌다면 기동대 인원을 별도로 빼서 핼러윈으로 인파가 몰리는 곳에 배치할 수 있었지만, 용산서가 현장 상황을 상부에도 제대로 보고하지 않으면서 경찰은 오후 9시 참사 직전까지도 충돌로 인해 인명 피해가 날 수도 있는 집회 대응에 주력했던 셈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1000(이하 참여 인원은 경찰 추산)이 넘는 인원이 참여한 집회는 한국노총·민주노총 공동대책위원회, 촛불승리전환행동, 자유통일당, 신자유연대 등 총 4건이었다. 양대 노총 집회에 25000여 명이 몰리는 등 4개 집회 참여 인원은 총 4만명에 달한다. 이 외에도 종로와 남대문, 용산 일대(영등포·강동 제외)에서 진행된 크고 작은 집회들이 11건 있었다.

경찰은 이날 도심권 집회에 대비하려 오전 9시부터 서울지방경찰청 전체 기동대 부대 59개를 투입했다. 휴무와 외국 공관 등에 배치되는 이들을 뺀 전 기동대원이 투입됐다. 그럼에도 기동대 부족이 예상되자 서울청은 지방경찰청에 요청해 8개 부대를 추가로 투입했다. 기동대는 집회 현장의 물리적 충돌을 막고 질서를 유지하는 일을 한다. 경찰이 가장 우려한 건 좌파 성향 단체인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과 우파 성향 단체인 신자유연대의 집회였다. 반대 성향 단체인 이들은 이날 대통령실이 있는 지하철 삼각지역 부근에 오후 9시까지 집회·행진을 했는데, 경찰은 사전에 이들의 충돌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실제 참사 당일 현장을 지휘했던 용산서 소속 경찰관은 사건 발생 2시간쯤 전인 오후 730분에서 8시 사이에 이태원 쪽에서 교통 관리가 필요하니 집회 현장에서 교통기동대 20명을 빼서 미리 배치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그러나 용산서 관계자는 아직까지 집회가 끝나지 않았다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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