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와 일본을 너무 모른다. "위안부 조기 타결 협의" 소가 웃는다
아베와 일본을 너무 모른다. "위안부 조기 타결 협의" 소가 웃는다
  • JBC까
  • 승인 2017.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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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일 한일관계 최대 현안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 조기에 위안부 문제 타결을 위한 협의를 가속화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취임 이후 첫 회담을 갖고 이같은 내용에 의견을 같이 했다고 청와대 김규현 외교안보수석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http://www.focus.kr/view.php?key=2015110200130846541

나는 이 같은 뉴스를 보면서 쓴 웃음을 지었다. 과연 위안부 문제가 조기에 타결될 수 있을까. 그 조기의 기간이 언제일지 모르겠지만 만약 조기 타결된다면 나는 절필을 선언 하겠다.

우리는 일본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아마도 지금 위안부 조기 타결을 위해 일본과 협상을 벌이는 정부 관계자들은 "조기 타결이 힘들 것"이란 사실을 모르긴 몰라도 알고 있을게다. 그들이 그런 일본을 모른 체 대일 외교 협상을 벌이지는 않을 게다. 

내가 지난 15년 간 일본을 오가면서 느꼈던 것들이 있다. 한국 일본 사람들은 얼굴과 식생활 등에서도 비슷한 것이 많다. 하지만 정치, 경제, 사회, 교육과 환경 관습이 한국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거다.

겉으면 드러난 일본, 한꺼풀 벗기고 그 속으로 들어간 일본은 천지차이다. 일본인은 흥분해야 할 사안에 대해선 아주 차가울 정도로 냉정하다. 큰 것에 대해선 별로 놀라지 않고, 놀라더라도 그 때뿐이다.

그런데 작은 것에 대해선 쉽게 흥분한다. 일본은 참으로 단순함을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는다. 아주 단순하게 묘사해도 괜찮은 데, 꼬이도록 해서 매듭을 하나 하나 풀도록 한다.

일본의 소설, 영화 등은 솔직히 한번만 봤을 때는 이해가 선듯 되지 않는 게 많다. 가장 단순함을 복잡하게 만드는 나라, 성질 급한 한국인은 제 풀에 지쳐 나가 떨어진다. 단순과 복잡성, 나는 그러면서 그들이 추구하는 문화가 결국 일본인 삶이라는 사실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했다.

일본인은 “하지 말아라” 하는 짓은 하지 않는다. 또 “지켜야 한다”는 것은 꼭 지킨다. ‘아리가토’와 ‘스미마셍’을 입에 달고 사는 일본인들. 그들의 친절함과 매너 그리고 질서를 지키는 그 정신은 세계인도 놀라워하고 부러워 한다.

그런 일본은 어째서 역사문제와 침략전쟁, 위안부 문제만 나오면 180도 바뀌는가. 아베 총리 및 각료들은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세계의 그 수많은 사람들을 살상했던 일본 전범 수용소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 참배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세계의 평화와 인권을 외치고 있다.

일본인도 평화와 인권을 강조하지만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적극 지지 하고 환영한다. 아베 총리와 일본 국민들의 이중적 모습이다.

예의를 잘 지키고, 질서유지가 으뜸인 일본, 상대에 대한 배려와 상대에 실례를 범했을 경우 반드시 사과하는 일본. 인권과 평화 그리고 인간의 보편적 삶을 존중하는 일본. 친절함이 뼈속 깊이까지 박혀 있는 일본.

무례하면서도 예의바르고, 고집불통이면서도 융통성이 있으면, 외부에 순종적이면서도 그 자신이 주변으로 밀려가는 것에 대해 분개하고, 충직하면서도 반항적이고, 용감하면서도 겁이 많으며, 보수적이면서도 새로운 것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면을 갖고 있는 일본.

자신의 행동을 남이 어떻게 생각할까 무척 신경을 쓰면서도, 다른 사람이 자신의 행동을 보지 않을 때는 쉽사리 범죄의 유혹에 이끌리는 일본.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자에게는 엄청 강한 일본. 겉과 속이 다른 일본.

일본을 연구한 루스 베니딕트(1887-1948) 컬럼비아대학 교수는 그런 일본을 가리켜 ‘한 손에는 국화, 또 한손에는 칼을 든 민족’이라고 결론 내렸다.

일본이 아무리 국화향기 같은 냄새가 난다지만 일본 극우와 아베 정권이 행하는 한국에 대한 저주스런 망언, 한국을 식민지화 했던 과거사와 위안부에 대해 사과는 커녕 부정을 일삼는 일본. 그게 일본이다.

 따라서 한국이 아무리 목소리 높여 과거사를 반성하고 사죄하라고 해본들, ‘소귀에 경 읽기’와 같다.

한국의 역대 정부가 일본 정부의 역사관에 우려를 나타내고 최고위급 대화를 중단한다고 해도 그들의 속내는 하나도 바뀌지 않을거다.

아마도 일본은 위안부 조기 타결을 위해 한국과 협의는 줄기차게 할 거다. 그러나 회담 결과는 ‘0’ 일 가능성이 높다.

정부 당국자들에게 하고픈 말은 ‘과정에 도취되거나 취하지 마라.’

 그게 15년 동안  수없이 일본을 오가면서 돈잃고 수업료를 낸  나의 '팁'이자 '충고'다.

사진출처=포커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