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인 황교안 후보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소하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도 3일 황 후보를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양 측은 서로가 명예훼손을 당했다고 한다.
황 후보는 “전 목사가 공천과 관련해 누군가가 ‘황교안에게 공천받으려고 돈을 50억 줬다’는 어처구니없는 거짓말을 했다”고 밝혔고, 전 목사는 “황 후보가 유튜브를 모아놓고 내가 거짓말만 하고 다닌다. 이것은 나에 대한 명예훼손이다. ‘황교안 너 죽을 줄 알아라’ 나한테 감히”라고 극한 감정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2019년 문재인 주사파 정권에서 길거리 투쟁을 통해 의기투합했다. 정치권에선 두 사람의 관계를 이해 때문에 뭉친 오월동주(吳越同舟)라는 말까지 나왔다. 지지 기반이 약했던 황 후보가 2019년 초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당 대표로 선출된 후 아스팔트 투쟁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전 목사 지지세력들과 함께했다.
두 사람의 오월동주가 깨진 것은 지난 총선 때였다. 황 후보는 3일 한 방송에 출연, “내가 장관 준다고 전 목사가 대놓고 거짓말하고 다닌다”고 말했다. 총선 전 공천심사위원장 임명을 둘러싸고도 두 사람은 갈등을 보여왔다.
전 목사는 “당시 황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1등 한 사람을 공천심사위원장에 임명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를 무시하고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임명했다”고 한다. 전 목사는 “여론조사 결과 1등은 김문수 전 경기지사였다”며 “김 전 지사를 공천심사위원장에 임명하지 않았던 것은 돈이 개입돼 있었다”고 폭로했다.
전 목사는 “김형오 공천심사위원장을 통해 공천받은 현역 국회의원이 ‘황교안 부인에게 50억원 줬다’고 공개적으로 말하고 다녔다”고 밝혔다.
황 후보는 “이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고 맞받아쳤다. 황 후보는 “전광훈 목사의 거짓말과 모함, 정말 도가 지나치다. 분노가 끓어오른다”며 “그동안 전 목사가 저에 대해 갖은 비방과 거짓말을 했던 사실들에 대해 추가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전 목사도 “황교안 때문에 망가졌다. 3천만 원, 5천만 원 상품권도 몇 번 줬다”며 “무슨 낯짝으로 당 대표 하려고 하느냐, 또 돈 챙기려 하느냐”며 비난 했다. 이어 “지난 시절 황 후보와 나눴던 이야기 등 모든 사실도 밝히겠다"며 추가 폭로와 고소를 예고했다.
지난 총선을 앞두고 두 사람이 뒷돈과 공천권 거래를 했다면 이것은 기존 정치인이 행했던 거래보다 더 추악한 거래일 수 있다. 한 사람은 목사이고, 또 한 사람은 박근혜 정부 시절 법무부장관과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지냈던 사람이다.
전 목사는 아스팔트 민초를 등에 업고 종교계 핵심인물로 부상했었고, 황 대표는 박 전 대통령지지 기반을 발판으로 당 대표가 되었다. 그런 두 사람이 이제와서 서로를 비방하고 고소 난타전을 벌이겠다니 어이가 없다.
황 후보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한 경찰은 이를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 전 목사도 황 후보 부인이 공천대가로 50억을 챙겼다며 그 돈을 준 현역의원이 누구이고, 또 이를 전 목사에게 귀띔해준 최고위원이 누구인지도 공개해야 한다.
“지난 총선에서 공천과 관련해 단 1원 한 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힌 황 후보는 이번 당 대표 선거에서도 ‘공천에서 돈이 오가지 않는 깨끗한 정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런 만큼 전 목사가 제기했던 이에 대한 의혹들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한 사람은 목사, 한 사람은 장로다. 두 사람은 하나님 앞에 숨김도 보탬도 없이 진실을 밝혀야 한다.
‘좌파는 거짓말로, 우파는 분열로 망한다’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명언이 두 사람을 두고 하는 말처럼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