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언론인이자 펜앤드마이크 정규재 고문이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정 고문은 지난 12일 펜앤드마이크와 인터뷰에서 “정규재는 떠납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 방송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구속된 문재인 정권 초반에 보수가 오갈 데 없는 시절에 펜앤드마이크가 나름대로 보수 언론의 기능을 맡아서 쭉 해왔다”며 “여러분들이 아시다시피 정규재도 많이 지쳤고, 요즘 또 절 싫어하는 분들도 많고, 그래서 (펜앤이) 보수를 아우르는 매체인가 (고민했다). 시류의 흐름이 또 많이 바뀌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 고문은 지난 7일 ‘정규재의 하이눈’ 방송에서도 은퇴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이 방송에서 “신상 발언부터 먼저 좀 하고 오늘 뉴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혔었다. 정 고문은 이 방송에서 은퇴 사유로 “유튜브의 규제도 많이 나오고, 그동안 제가 펜앤드마이크에서 여러분에게 할 만한 이야기는 다 했다. 그렇게 생각해서 (은퇴를 하려 한다)”라고 했다.
이어 정 고문은 “저는 말하자면 문재인 정권이 물러가고 보수정권이 태어나는 데는 제가 큰 역할을 나름대로 했다고 본다”면서도 “윤 대통령의 여러 가지 정책이나 이념이나 이런 것에 대해선 썩 그렇게 지지하거나 이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주주 분들하고도 약간씩 견해 차이가 생기게 되고, 그래서 제가 펜앤이란 이름으로 언론인 노릇을 계속하는 건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심경을 밝혔다.
정 고문은 두 방송에서 완전히 은퇴하는 것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저는 펜앤드마이크에서 일단 물러나는 것이다”면서 “정규재 티비를 다시 열어야 되나 하고 고민을 하는 중이다”라 밝히기도 했다.
한국경제신문 주필을 지낸 보수주의 성향의 정 고문은 2018년 1월 언론 매체 펜앤드마이크(PenN)를 창간하고 주필, 대표이사를 맡았다. 정규재TV도 펜앤드마이크라는 이름으로 개편한뒤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정 고문은 특히 지난 2017년 1월 말 언론인들 중 유일하게 박근혜 전 대통령과 첫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이로 인해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로부터 강한 지지를 받아왔고, 펜앤드마이크 창단에도 힘이 보태어졌다.
정 고문은 다른 보수 유튜버와는 다르게 문재인 정권하의 부정선거 음모론과 보수 우파들에 의해 끊임없이 제기된 5.18 북한 개입설 등에 대해선 뜻을 같이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를 강조해온 보수층으로부터 끊임없는 공격을 받아왔다.
또 윤석열 대통령도 지지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해체되어야 할 정당이다고 주장해왔고,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이준석계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을 추켜세우는 발언을 했다. 정 고문은 윤 대통령을 공격해온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관계도 논란이 되었다.
정 고문의 은퇴 소식이 전해지자 “섭섭하고 아쉽다”는 반응과 “더 이상 보고싶지 않다”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선 정 고문이 잠시 마이크를 내려놓지 조만간 다시 다른 스타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잠시 쉬는 쪽에 무게를 두는 사람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