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C시론]전광훈의 박근혜 비난과 조롱을 질타 할 수 없는 현실이 더 개탄스럽다
[JBC시론]전광훈의 박근혜 비난과 조롱을 질타 할 수 없는 현실이 더 개탄스럽다
  • JBC까
  • 승인 2023.03.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광훈 사랑의제일 교회 목사.
전광훈 사랑의제일 교회 목사.

지난 12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광화문 전국 주일 연합 예배에 참석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조롱에 가까운 언사로 비난했다. 전 목사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호칭을 생략하고, ‘박근혜’, ‘아가씨’, ‘개지랄등 막말 언사까지 동원했다. 참석자들은 전 목사의 발언에 아멘으로 화답했고, 친박 출신 김재원 국민의힘 수석 최고위원도 맞습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전 목사의 발언 중 특히 관심을 모은 것은 박근혜와 가까이 있었던 사람은 모두 원수가 되었다박근혜 아가씨는 고지식하다. 그러다 자기가 탄핵당했다. 자기가 당한 것은 문제가 아니라 나라가 망했다며 개탄했던 대목이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전 목사는 지난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자신을 위해 희생했던 사람들을 공천학살 시켰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12년 대선 때 김무성 전 대표가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고, 자신의 빌딩을 담보로 지원해줬는데 박근혜가 깠다고 했다.

일부에선 비난도 없지 않지만 예전 같았으면 전 목사의 이 같은 발언이 큰 논란과 파장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비난보다는 맞는 말이다며 공감하는 사람이 많다.

지난 2016년 탄핵 정국 이후 자유 우파 국민들은 박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20211231일까지 태극기를 손에서 놓지 않고 탄핵무효무죄석방을 투쟁을 이어왔다. 박 전 대통령은 20211224일 특사로 발표되는 날 문재인 대통령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말만 전했다. 자신을 위해 대신 싸워온 국민들에게는 감사의 인사말도 없었다.

2022324일 박 전 대통령이 삼성서울병원서 나올 당시 병원 입구에는 자신과 함께 수감생활을 했던 김기춘 전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광부 장관,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등 측근 20여 명이 나와 있었다. 그는 눈 길 조차 주지 않았다. 현장에는 싸늘함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 다음 행선지로 향한 국립현충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구 달성 사저에 도착했다. 그는 도착 직후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도 그는 자신을 위해 싸워준 국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말을 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이 침묵을 깬 것은 지난 4월 초였다. 박 전 대통령은 유튜브 영상 촬영을 통해 대구시장 후보로 출마한 유영하 변호사 후원회장과 지지를 발표했다. 당시 홍준표·김재원 전 의원은 유 변호사와 경쟁관계에 있었다. 홍 후보와 김 후보는 탄핵부당성을 강조해왔고, 김 후보는 박근혜 청와대 정무수석 출신이다.

박 전 대통령의 유 변호사 지지는 많은 논란과 비난을 불러일으켰고, 싸늘하게 등을 돌린 대구민심은 유 변호사를 3위로 내려 앉히게 했다. 당시 경선에서 2위를 한 김 후보는 이번 3.8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수석최고위원으로 당선돼 화려하게 복귀했고, 홍 후보는 대구시장을 거머쥐었다.

전 목사가 이날 박근혜와 가까이 있었던 사람은 모두 원수가 되었다는 발언에 대해 김 수석최고위원이 맞다고 맞장구를 친 것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 서운함과 배신감을 우회적으로 토로한 것이라 봐야한다.

오는 24일이면 박 전 대통령이 대구 달성 사저로 간 지가 1년이다.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지난 4월 말 윤석열 대통령을 만났고, 510일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273번째 생일에도 침묵했다. 이날 생일에 윤 대통령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이 보낸 선물만 받았다.

지난 10일 헌법재판소가 박 전 대통령 파면 선고를 한 지 6년이 되는 날이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도 침묵해버렸다. 2017310일 파면선고일 탄핵무효를 외치다 5명이 현장서 즉사했다. 이들에게만이라도 명복을 빌어달라는 요청에도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국민들은 박 전 대통령 침묵과 냉정함에 등을 돌리고 있다. “심한 배신감마저 느낀다고 토로하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이날 전 목사의 발언 중 상당 부분은 김무성 전 대표를 추켜세우고 해명해 주는 데 할애했다. 김 전 대표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 대표였던 나는 국가중대사를 논의하고 싶었지만 대통령과 독대 한 번 못했고, 버려졌다고 개탄했다. 전 목사는 김 전 대표를 배신자로 몰아세우는 국민은 몰지각한 사람이라고 몰아세웠다. 오히려 박 전 대통령이 배신자라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을 향한 조롱과 비난은 박 전 대통령의 긴 침묵이 이어져오면서 자초한 측면이 크다. 다른 것은 다 몰라도, 자신을 위해 죽음을 불사한 국민에게 감사의 말을 하지 않은 박 전 대통령의 비정한 냉정함 때문이다. 이날 국민들이 전 목사의 발언을 질타할 수 없는 이유가 솔직히 더 개탄스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