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C시선]윤석열의 충신과 역적, 그리고 배신자들
[JBC시선]윤석열의 충신과 역적, 그리고 배신자들
  • JBC까
  • 승인 2023.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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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

“10명의 신하가 있다고 치자. 그 중의 한 명은 틀림없는 충신이다. 그러나 그 중에서 한 명은

반역을 꿈꾸는 역적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8명은 누구일까.”

나머지 8명은, 내가 강하면 충신(忠臣)이 되고, 내가 약해지면 역적(逆賊)이 된다.”

조선 태종 이방원의 말이다. 지금 윤석열 정부에도 1명의 충신과 1명의 역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8명의 기회주의자가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윤핵관을 포진시키는 이유가 윤 대통령이 쓸 만한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대표와 선출직 최고위원을 싹쓸이한 친윤계는 주요 당직도 사실상 독식했다. 공천 실무 권한을 담당하는 사무총장엔 윤핵관이철규 의원이 임명됐다. 전략기획부총장(박성민), 조직부총장(배현진), 수석대변인(유상범·강민국), 여의도연구원장(박수영)에도 친윤계가 입성했다.

특히 당내 비주류가 조유박배’(조수진 최고위원, 유상범·박수영·배현진)로 부르는 대표적 강성 친윤계 4인이 모두 지도부에 포함됐다. 그래서 김기현 대표가 외친 ··(연대·포용·탕평)’이 아니라 친윤 일색의 용산탕이란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상황을 보면, 집권 정당으로서의 책임감과 정치적·정책적 역량은 찾아보기 힘들고, 국민과 지지층을 등 돌리게 하는 온갖 추태만 돋보인다. 김기현 대표 등 새 지도부를 선출한 3·8 전당대회 이후 한 달 가까이 지났지만, 컨벤션 효과는 고사하고 젊은층과 중도층의 이탈 현상이 심각하다. 오는 7일 원내대표 선출이 예정돼 있음에도 여의도에서만 관심이 있다고 할 정도로 그들만의 정치로 전락했다.

국민적 기대는 고사하고 걱정을 넘어 이젠 무관심의 영역으로 접어든 셈이다. 지도부는 물론 개별 의원들에게서조차 여소야대를 넘기 위한 절박감도 존재감도 보이지 않는다. 과거엔 웰빙당체질이 문제였는데, 이젠 영혼 없이 공천만 좇는 정치 좀비로 비친다.

정치가 실종된 사이 나라 안팎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국가결산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가부채(광의)2326조 원을 기록, 사상 최고치를 다시 한번 경신했다. 1년 전보다 6.0%1309천억 원(6.0%) 늘어난 규모다. 2년 연속 사상 최고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9.6%1년 전 46.9%보다 2.7%포인트 높아졌다.

1인당 국가채무는 268만 원으로 지난해 처음으로 2천만 원을 넘어섰다.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나 안보 위기 극복은 후순위로 밀려났다.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4·19혁명, 5·18 광주민주화 운동,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523), 6·10 민주항쟁으로 이어지는 일정을 보면 여야대립과 갈등이 극에 달 할 것이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35%대다. 만에 하나 30%대로 내려앉는다면 야권과 촛불세력들은 윤 대통령 탄핵에 돌입할 것이다. 지금도 매주 토요일 서울 시내에선 윤 대통령 탄핵과 퇴진 집회가 이어져 오고 있다.

실제 좌파세력들이 반윤, 기회주의 우파와 손을 잡고 윤 대통령을 끌어내린다면 끝까지 함께 할 충신이 있겠는가. 윤 대통령이 임명한 장차관은 물론 국민의힘 윤핵관 면면에서도 그런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촛불정국 시절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구속됐고, 문재인 좌파 정권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시켰다. 만약 촛불이 들고 나왔을 때 누구라도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측근들이 정면 돌파 등을 했었다면 상황은 어떻게 되었을까. 모두가 자기 살라고 박 전 대통령 등을 돌렸다. 박 전 대통령에게 지조 절개 지킨 충신이 없었다.

이런들 엇더며 저런들 엇더료, 만수산 드렁츩이 얼거진들 엇더리. 우리도 이가치 얼거져 백년까지 누리리라.” 태종 이방원이 정몽주의 진심을 떠보고 꼬드기기 위해 부른 시조로 배신과 변심을 부추기는 하여가다. 이에 대해 정몽주는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죽어, 백골이 진토되어 넑 이라도 있고 없고, 임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이방원의 하여가에 자신의 지조와 절개를 지킨 고려의 충신 정몽주의 단심가. 죽음으로 원칙과 신념을 굽히지 아니하고 끝까지 꿋꿋한 의지와 기개 인간의 미덕인 지조와 절개를 잘 나타낸다. 윤 대통령 밑에는 정몽주 같은 충신이 보이지 않는다. 전부 꼬리만 흔들어대는 애완견이다.

예수님은 12제자를 모아 하나님의 기적과 가르침을 보여주고 최후의 만찬에서 발까지 씻어 주었다. 이중 유다는 예수를 인신매매했다. 수제자 베드로조차 하룻밤 첫 닭이 울기전 살기 위해 3번이나 예수님을 부인한다.

박정희는 10 26 김재규에 의해 가슴과 머리에 권총을 맞았지만 차지절은 화장실로 도망갔다. 박정희에게도 목숨을 바쳐 지조와 절개를 보였던 충성스런 부하가 없었다. 윤 대통령이 위급상황이라면 장, 차관 중 누가 옹호할까. 누구 하나 순장조로 나서 죽음을 무릅쓰고 윤 대통령을 향해 지조와 절개를 지키는 자 눈을 씻어보아도 없다.

윤 대통령은 할 일이 산더미인데도 제대로 일을 추진시키지 못하고 있다. 일은 사람이 한다. 제대로 된 사람이 없으니, 시스템을 바꾸지 못하고 있다. 또한 사람을 바꾸지 못하니, 정책을 완성할 수 없다. 보다 널리 사람을 구해야 하지만, 참모진과 여당은 사람을 구하고자 하는 성의와 집념을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이 약한 모습을 보이면, 언제든 등을 돌릴 8명 속엔 참모진도 포함된다고 본다.

그들은 부림을 받을 사람들이지, 목숨을 바쳐 대통령을 옹호할 사람들은 아니다. 믿음을 속단해서는 안 되겠지만, 그래도 윤 대통령께서 그 8명을 끝까지 믿고싶어 한다면, 지금 누구보다 강해져야 한다. 윤 대통령의 칼날이 무뎌지는 순간, 8명은 배신자로 돌변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여의도 기반이 사실상 제로다. 그래서 더더욱 남은 임기가 불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