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C발굴]"촛불은 위대하다" 촛불 찬양 이종찬 "역시 박원순" 인터뷰 재소환
[JBC발굴]"촛불은 위대하다" 촛불 찬양 이종찬 "역시 박원순" 인터뷰 재소환
  • JBC까
  • 승인 2023.08.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7년 3월 말 뉴스1 인터뷰 재구성

이승만 대통령은 건국절 주장하지 않아
이종찬 광복회장
이종찬 광복회장

이종찬 광복회장이 지난 2017327일 뉴스1과 했던 인터뷰를 본지가 재소환했다. 당시는 박 전 대통령 파면(310)과 구속(331)으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최대 격변기였다. 박 전 대통령 탄핵과 구속, 문재인 종북 정권 집권을 가져온 촛불시위(난동)은 대한민국 체제쿠데타요, 권력찬탈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여기에는 북한이 개입돼 있다는 정설이다. 그런데 이날 인터뷰에서 이종찬은 촛불이 바로 우당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우당은 이종찬의 조부이자 독립운동가다. 자신의 조부 우당 이회영 찬양 등은 배제하고 당시 인터뷰서 논란이 된 부분만 재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이날 인터뷰에서 이종찬은 최순실게이트, 탄핵과 조기대선으로 이어지는 격변기에서 우당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도 강조했다. 이 이사장(당시 직위)은 촛불집회를 자유로운 개인의 의지가 모인 것이라며 우당의 정신과 일맥상통한다고 해석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박정희 시대처럼) 국가가 모든 것을 끌고 가려하다가 실패했다. 중앙권력이 비대한 사회는 패권적 사회이며 지방(정부)의 연합체가 곧 국가가 돼야한다며 자유와 자발성을 강조한 우당의 가르침을 역설했다.

-촛불정국, 탄핵과 조기대선 등 국가적 격변기에서 우당이 주는 교훈은.

중앙권력이 너무 강하면 안 된다. 요즘은 제왕적 대통령제라고들 한다. 중앙권력이 비대한 사회는 패권적 사회다. 그걸 막으려면 중앙보다 지방을 풍요롭게 해야 한다. 지방의 연합체가 국가가 돼야한다. 분명 박정희 대통령의 공이 있었다. 하지만 그건 그 시대에 맞는 이야기다. 박근혜 대통령은 아직도 국가가 모든 것을 끌고 가려하다가 실패했다. ‘문화융성을 하려면 개인에게 엄청난 자유를 줘서 창조성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해야 했다. 블랙리스트나 만들고 국가를 따라오도록 하면 이미 문화가 아니다. 우당에게 배울 것은 바로 자발성이다. 촛불이 그래서 위대하다. 내가 촛불을 지지하는 이유가 자유로운 개인들의 의지가 모인 것이기 때문이다. 나도 직접 집회에 참여해봤는데 한 취객이 경찰을 밀치고 청와대 앞까지 가자고 선동해도 젊은이들이 비폭력을 외치더라. 바로 이런 것이다. 누가 호루라기 불어서, 강제로 모이라고 해서 모인 것이 아니다. 우당의 기본은 자유로운 선택이다. 그래서 아나키즘(모든 제도화된 정치조직·권력·사회적 권위를 부정하는 사상 및 운동) 운동을 했다.

-이미 이데올로기의 시대는 끝났다고 하는데 우당의 아나키즘 사상이 지금도 의미가 있나.

아니키즘은 사상이 아니다.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같은 경전도 없다. 마르크스레닌주의, 유물사관 같은 것과 다르다. 당이 끌고 가는 것을 철저히 배격했다. 아나키즘은 해탈의 상태다. 사상이 아니라 인간이 강제 없이 자유로운 선택으로 공동체를 이루는 삶의 태도다.

-독립운동가 후손으로서 국정역사교과서가 불러온 건국절 논란을 어떻게 보나.

건국절 주장하는 사람들이 이승만 대통령을 앞세우는데 정작 이 대통령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건국은 1948년이 아니라 1919년 임시정부 건립 때라고 확언했다. 왜 그랬을까. 우선 제2차 세계대전 후 신생국이 우후죽순 생기던 시절이다. 5000년 역사를 가진 우리나라가 그런 나라들과 동급이면 안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또 통일시대를 내다보고 우리가 한반도 유일 합법정부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북한이 건국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5000년 역사와 임시정부 법통을 이은 우리나라의 정통성과 상관없이 일부 지역을 차지해 임의로 만든 나라가 된다. 그런 이승만 박사의 철학을 일부러 깎아내려서 우리를 왜소하게 만드는 이유를 모르겠다. 스스로 북한과 동격으로 만들고 있다.

-국민의 정부 시절 국정원장으로서 사바크(이란 팔레비왕조 시절 비밀경찰)가 아니라 모사드(이스라엘 정보기관)가 돼야한다는 지론을 폈다 그러나 국정원은 댓글공작 사건 등 여전히 국내 정치 개입 논란에 휘말렸다.

모사드 본부에는 시오니즘의 창시자인 테오도르 헤르츨(1860~1904)의 거대한 초상화가 걸려있다. 유대인의 옛땅,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지금의 이스라엘)을 되찾자는 게 시오니즘이다. 국정원장으로 있을 때 단재 신채호와 백범 김구의 초상화를 걸어놨다. 단재는 의열단 조선혁명선언을 기초한 분이다. 김구는 한인애국단을 이끌며 이봉창, 윤봉길 열사를 배출했다. 그런 분들의 정신이 국정원의 정신이라면 절대 국내 문제에 개입하지 않는다. 모두 다 사랑하는 우리 국민이고 사해동포인데 어떻게 그들을 사찰하고 리스트를 만들겠는가. 일본 특무부대, 고등계 형사의 전통을 잇다보니 국민들을 상대로 싸우는 것이다. 김창룡, 노덕술, 전봉덕이 정보기관의 전통이 되면 국정원은 영원히 국내정치 개입 시비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일시적으로 고쳐도 정권이 바뀌면 그만이다. 국정원의 정신부터 국민을 사랑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모사드는 요원이 많지 않다. 해외에 유급 에이전트도 별로 두지 않는다. 그래도 전세계에 퍼져있는 모든 이스라엘 국민이 모사드를 위해 자발적으로 협조한다.

-블랙리스트를 지시한 혐의로 구속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중앙정보부 시절 같이 근무하기도 했다.

일제강점기 때는 불령선인이라는 블랙리스트가 있었다. 일제의 정신이 유산으로 남아 지금도 블랙리스트를 만드는 것이다. 약산 김원봉이 친일경찰 출신 노덕술에게 수갑을 찬 치욕에 월북하지 않았나. 국민을 같은 동포가 아니라 뭔가를 일으킬 불순분자, 감시의 대상으로 여긴다. 김기춘 실장은 가정사는 안 됐지만 아직도 권력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해 안타깝다. 차라리 신념이라도 있다면 최순실을 모른다, 만난 적도 없다고 할 수 없다. 김재규 아래서 중앙정보부 국장을 지냈는데 최태민 일가를 모른다는 건 말이 안 된다.(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은 당시 최태민 일가 문제를 조사해 박정희 대통령에게 보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헌정사 최초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지냈는데 조기대선 후 인수위 없이 곧바로 국정운영에 들어가야 하는 새 정부에 조언을 한다면.

혹자는 셰도우캐비닛을 만들라고 하는데 사실상 어렵다. 캠프 내에서 일부에게 소외감을 주게 된다. 프랑스는 인수위 없이 당선되면 다음날 곧바로 취임한다. 그쪽 정치문화는 평소 당의 각 분야 실력자들이 공인돼있어서 당장 정부를 맡아도 이상할 게 없다. 지금 우리 후보들이 공개는 못하지만 생각하는 사람은 있을 거라고 본다. 다만 검찰개혁, 자주국방, 경제 등 몇가지 주요분야는 확실한 적임자를 정해놓고 있어야 한다.

-민정당과 새한국당 창당, 최초 수평적 정권교체의 산파를 맡으며 수많은 대통령의 명멸을 지켜봤다.

역대 대통령 중 세분을 꼽는다.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이다. 세 분 모두 과가 있었지만 공도 크다. 이승만 대통령은 포석이 굉장했다. 박정희 대통령은 그 당시는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던 측면도 있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후반기 실수가 있었지만 사실 당시 건강이 받쳐주지 못해서였다. 나머지 대통령은 대개 나라를 위해서라기보다 대통령을 하기 위해 대통령을 했던 것 같다. 대통령은 만물박사가 아니다. 자기 방향을 잡고 사람을 잘 쓰면 된다. 박정희 대통령은 첫 번째 총리로 최두선씨를 썼다. 자신을 그렇게 비판했던 동아일보 사장 출신이었다. 전두환 대통령도 자신이 부족하다는 걸 알고 남덕우, 유창순, 김상협 등 자기보다 나은 사람들을 썼다. 박근혜 대통령은 사람을 운용하는 데서부터 실패했다. 사드 문제가 어려워진 것도 한 예다. 국무총리가 사드 배치 결정 일주일 전에 중국을 방문했는데 시진핑 주석에게 결정된 게 없다고 했다. 속인 셈이 됐다. 최소한 총리에게 지침이라도 줬어야한다. 그러면서 (최순실이 부탁한) 문체부 국장 인사는 챙겼다.

-과거 서울시장에 뜻이 있었다는데 현 박원순 시장은 어떻게 평가하나.

1998년 김대중 대통령 당선 후 서울시장 출마를 생각하고 사무실까지 얻었다. 그런데 김 대통령이 국정원이 제일 중요하다며 국정원장을 맡겼다. 박원순 시장과는 사실 악연이 있었다. 2000년 참여연대 시절 나를 낙천운동 대상자로 올려 내가 고소한 적도 있다. 나중에 박 시장이 나를 대상자에 넣은 건 좀 잘못이었던 같다고 하더라.(웃음) 이번에 3.1운동 100주년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보면서 역시 박원순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종찬은 지난 525일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제23대 광복회장에 당선됐다. 이 회장 임기는 61일부터 2027531일까지 4년이다. 광복회는 3일 여의도 광복회관 앞뜰에서 '대한민국 정체성 선포식'을 개최하고 "대한민국의 원년은 1919"이라고 밝혔다. 광복회는 1919년이 대한민국 원년임을 강조하기 위해 광복회관 입구에 '대한민국 105'이라고 표기한 대형 전광판을 설치하고 제막식을 개최했다.

이 회장은 보수층 일각의 '1948년 건국론'에 대해 "이설"(異說·통용되는 것과 다른 기괴한 주장이나 의견)이라고 일축했다.

이 회장은 "대한민국이 1948년 건국됐다는 것은 일본의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종찬은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