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청, 한인대회에 '정통파미총연' 대신 '미총연' 초청…"당연하다" "아니다" 적절성 논란
재외동포청, 한인대회에 '정통파미총연' 대신 '미총연' 초청…"당연하다" "아니다" 적절성 논란
  • JBC
  • 승인 2023.09.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5일 인천 연수구 부영송도타워에서 열린 재외동포청 출범식에서 이기철 재외동포청장에게 현판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5일 인천 연수구 부영송도타워에서 열린 재외동포청 출범식에서 이기철 재외동포청장에게 현판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외동포청(청장·이기철)‘2023 세계한인회장 대회 제1차 운영위원화상회의에 김병직 미주한인총연회 공동총회장을 초대한 것에 대해 미주 사회의 또다른 한인조직이 반발하고 있다.

재외동포청은 지난 12일 열린 화상회의에 김 공동총회장을 미주한인회 대표 자격으로 초대했지만 그가 미주한인회를 대표할 수 있는가와 정통파 미주한인총연합회를 배제한 것에 따른 논란이다.

미주한인총연합회(이하 미총연)는 똑같은 이름의 두 개 조직이 있다. 김병직·국승구 총회장, 서정일 이사장 세 사람이 이끄는 미주한인총연합회와 정명훈 총회장이 이끄는 정통파미주한인총연합회’(이하 정통미총연)다. 정통미총연은 이 단체를 참칭단체로 지목했다. 유사 불법 단체라는 것이다. 이어 이 단체장 세 사람은 미주한인총연합회로부터 영구제명되었나 자격정지를 당했다.

1977년 창립된 미주한인총연합회는 미주한인사회의 대표단체로 활동해왔다. 미주한인회총연합회는 미주한인회총연합회와 2019년 분리독립했던 미주한인회장총연합회의 3개 단체가 20222월 전격 통합 후 출범한 단체다. 정통미총연은 미주한인총연합회 정통을 이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 회장 측이 미총연 앞에 정통파를 내세운 것은 정통성과 적법성에서 미국 한인사회를 대표해왔다는 차별성을 두기 위함이다.

이에 대해 미총연은, 정통미총연은 정명훈 총회장을 지지하는 세력들이 새로이 출범시킨 미니 미주총연이라 일축했다. 정 회장이 미주회장직을 사칭했다는 것이다.

 

미주한인회총연합회와 3년전 분리독립했던 미주한인회장총연합회의 3개 단체가 지난 해 2월 전격 통합을 발표한 후 김병직 서정일 국승구 공동회장이 기념촬영 했다.출처=월드코리아신문
미주한인회총연합회와 3년전 분리독립했던 미주한인회장총연합회의 3개 단체가 지난 해 2월 전격 통합을 발표한 후 김병직 서정일 국승구 공동회장이 기념촬영 했다.출처=월드코리아신문

두 단체는 올 초 미주한인 120주년 기념을 겸한 미주 한인의 날(Korean American Day)’ 행사를 각각 개최했다. 미총연은 113일 워싱턴에서 기념식을 가졌다. 미총연 주최 이날 기념식 행사에는 국승구 김병직 공동회장과 서정일 이사장, 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 120명이 참석했다.

정통미총연은 같은 날 오스틴에 위치한 텍사스 주청사에서 미주 한인의 날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텍사스주지사도 축하 인사를 건넸고, 미 상·하원들과 한인 60명이 함께 참석했다. 

이날 한인의날 행사를 앞두고 정통미총연은 윤 대통령이 올린 축사를 대신했다.

제29대 미주총연합회 정명훈 총회장은 지난 1월13일 ‘미주 한인의 날(Korean American Day)’ 120주년을 맞아 오스틴에 위치한 텍사스 주청사에서 텍사스주 상·하원들과 한인 60명과 함께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한인의 날 행사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도 축사를 보내왔다. 출처=미주총연합회
제29대 미주총연합회 정명훈 총회장은 지난 1월13일 ‘미주 한인의 날(Korean American Day)’ 120주년을 맞아 오스틴에 위치한 텍사스 주청사에서 텍사스주 상·하원들과 한인 60명과 함께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한인의 날 행사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도 축사를 보내왔다. 출처=미주총연합회

정 총회장은 지난 6월 초 유정복 인천시장이 주관한 재외동포청 출범식 행사에도 초대받았다. 유 시장은 인천 송도에 재외동포청을 두는 것이 공약이었다정 총회장은 윤 대통령의 환대를 받으며 참석 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총회장은 인천시로부터 국제교류협력 및 활성화 및 국제도시화 촉진을 위하여 인천시 국제자문관으로 위촉장을 받기도 했다.

앞서 미총연은 지난 해 10월 초 경기도 고양시에서 미주총연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국승구·김병직 총회장과 이종환 고양특례시장, 김덕룡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 김성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심상만 세계한인회총연합회장, 심상정 국회의원(정의당), 임종성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김석기 국회의원(국민의힘 재외동포위원장)이 참석했다.

김성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미주총연의 권위는 총연 지도부와 회원 여러분에게 달려 있다. 대동단결하시라. 재외동포재단도 돕겠다고 격려했다. 김 이사장이 이날 미주총연에 정통성을 부여하는 언급을 하면서 정통미총연은 큰 반발을 보였다. 미총연 출범에는 김 전 이사장의 보이지 않는 지원이 뒤따랐다는 것이 정통미총연의 주장이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재외국민투표지원위원장에 선임된 김 전 이사장은 문재인 정권 때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에 취임했다. 지난 6월 초 재외동포재단이 재외동포청으로 승격, 해체 되면서 김 이사장이 임기 만료로 퇴임했다.

미총연의 정치적 성향도 도마위에 올랐다. 정통미총연에 따르면 미주한인회총연합회는 미국에 거주하는 한민족의 이민정착과 그들의 법적, 경제적, 사회적 지위향상을 도모하고, 한국 고유문화를 보존하며 미 주류사회 참여에 필요한 제반 활동을 돕는 것이 설립목표다. 일체의 정치적 발언과 특정 성향 정치인 지지는 배제하고 있다.

 

지난 4월 국승구 미총연 공동회장이 이낙연 전 총리를 초청 세미나를 개최했다.
지난 4월 국승구 미총연 공동회장이 이낙연 전 총리를 초청 세미나를 개최했다.

그러나 미총연 공동회장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덴버협의회 회장,이 지역 호남향우회 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국승구 공동회장은 잇따른 정치적 발언과 특정 정치인과 유착관계를 보여왔다.

국 총회장은 지난 4월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미국 덴버로 초청,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특별강연회를 열었다. 국 총회장은 미주 사회 각종 정치성향 행사에 참석, 문재인 정권의 대북정책을 지지해왔으며,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제정 결의안 준비위원회발족도 주도했다. 이 단체는 5·18정신이 미국의 건국이념과 일치하고 민주주의의 상징이라고 했다.

국 총회장은 2020826일 미주중앙일보에 쓴 칼럼에서 탈북단체의 대북전단을 신랄히 비난했다. 국 총회장은 지난해에 10월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를 방문해 서영교 최고위원과 간담회를 가진 후 민주당 인사들과 재외동포청 설립에 관한 의견을 주고 받았다. 이어 김관영 전북도지사와 군산시, 남원시 등 전북 일대 지자체를 찾은 후 미주총연과 교류 협의의 길을 넓혀갔다.

오는 103일부터 6일까지 서울에서 ‘2023년 세계한인회장대회가 개최된다. 양 측은 동포청의 초청을 두고 또다시 충돌했다.

재외동포청은 지난 12일 주최한 한인 화상회의에 미총연 공동총회장을 초대하고 또 세계한인대회에 이 단체장과 임원을 미주사회 대표 자격으로 초대했다. 이에 대해 정통미총연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통미총연은 "정통미총연이 미연방정부와 관할 주정부로부터 상표등록,저작권과 법인체 특허승인을 받은 미주사회를 대표하는 정통성 단체다"고 했다.

이에 대해 미총연 측은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법원이 지난 413법원의 추가 명령이 있을 때까지 정명훈 회장 측은 미주총연 회장 직함이나 협회 이름, 로고 등을 사용할 수 없다잠정적 금지명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는 미주한인회총연합회 정통성이 미총연에 있음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외교부와 주미대사관은 두 조직에 대해 분규조직 지정과 해지를 보이면서 일정의 거리를 두고 있다.

한편, 지난 13일 정통미총련 정 총회장과 임원들은 인천상륙작전 행사 참석과 동포청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 했다. 정통미총연은 법무법인을 통해 재외동포청에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이에 대해 재외동포청이 어떤 입장을 내놓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