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입시 비리 등의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정경심 씨가 추석 연휴 직전인 27일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지난 20일 가석방심사위원회를 통해 가석방 적격 판정을 받은 정 씨는 이날 오전 10시 5분께 휠체어를 타고 수감 중이던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나왔다.
정 씨는 딸 조민 씨의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하는 등 조 씨의 입시에 부정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업무방해) 등으로 기소돼 지난해 1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이 확정됐다. 올 2월엔 아들 조원 씨와 관련한 입시 비리 혐의 1심 재판에서도 유죄가 인정돼 징역 1년이 추가됐으나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그런 법무부는 가석방심사위원회를 열고 정 씨에 대해 가석방 적격 판정을 내렸다.
이에 반해 국정농단 오명을 쓴 최서원 씨 가석방을 줄기차체 요구했지만 법무부는 외면했다. 정 씨와 최 씨 죄를 비교하면 정 씨는 범죄자이고, 최 씨는 사실상 거짓 사기 선동에 의한 옥살이 중이다.
자유우파 국민들은 박 전 대통령이 최 씨 석방을 한 번이라도 언급해 해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전 대통령을 탄핵시키기 위해 최 씨가 거짓 사기 선동의 표적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언론은 ‘최 씨가 박 대통령의 각종 연설문과 국무회의 발언, 인사 내용 등을 사전에 받아보았다’, ‘최 씨가 쓰던 태블릿PC를 JTBC가 확보해 분석한 결과, 박 대통령 연설문 44개 등 200여개의 파일이 들어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이 최씨의 조언을 듣고 대국민 사과했다’ 등 이와 유사한 선동 보도를 쏟아냈다.
또 '최 씨의 딸 정유라가 박 전 대통령의 친딸'이니, '최 씨 아들이 청와대 근무중'이다(최 씨는 아들이 없다), '최 씨가 모든 인사에 개입 간여'했다는 가짜뉴스를 수없이 쏟아내 촛불난동 세력들은 이를 박 전 대통령 탄핵 불쏘시개로 이용해왔다.
사법부와 언론, 정치권은 이를 두고 비선실세 ‘최씨의 국정농단’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박 전 대통령까지 최 씨가 국정농단에 가담했다는 식으로 언급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6년 11월 “좀 더 꼼꼼하게 일을 챙겨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최 씨에게 조언을 구했다” 해명했다. 이는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공사 구분을 못한 부적절한 발언이었다. 이로 인해 최 씨는 국기문란과 국정농단의 핵심인물로 더욱 부각되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6일 공개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이와 유사한 발언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탄핵사태는 최서원씨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것인데 어떻게 인연을 맺었고 역할은 무엇이었나”라는 질문에 대해 “대통령에 당선된 후 청와대로 들어오면서 사적인 심부름을 할 사람이 없었다. 제가 여성이니까 (남성) 비서관들한테 시키기 어려운 것들이 있지 않겠나. 그래서 최 원장이 청와대에 드나들면서 심부름하게 된 것이다. 대통령이 되기 전에 한 번도 최 원장이 저를 이용해 사적인 잇속을 챙긴다거나, 이권에 개입하거나 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사심 없이 저를 도와주는 사람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최씨가 미르, K스포츠 재단 운영에 개입한 사실을 알게 된 것에 대해서는 “정말 너무 놀랐다”면서 “처음 최 원장이 ‘재단 이사진으로 좋은 사람들을 소개할까요’라고 했을 때 거절하지 않은 것을 정말 많이 후회했다”고 털어놨다.
박 전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최 씨를 두 번 확인사살 했다는 비난을 고조시키고 있다. 언론과 검찰 조사에서 가장 많은 마녀사냥을 당한 당사자가 박 전 대통령과 최서원 씨다.
박 전 대통령이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 씨 석방 언급조차 없이 최 씨에 대한 원망을 드러낸 것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이는 박 전 대통령이 최서원 씨와 국정농단 공모했다는 것을 인정한 꼴이다.
언론의 마녀사냥과 검찰 수사 초기에 박 전 대통령이 이러한 최 씨 행위에 대한 배신감과 후회스런 언급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이것이 거짓과 선동에 의한 조작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고, 박 전 대통령이 이를 모를 리 없을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11월에 이어 이번 인터뷰에서 최 씨에 대한 원망을 다시 한번 드러냈으니 기가찰 뿐이다. 탄핵과 구속이 최 씨에서 비롯됐다는 인식은 탄핵과 구속 가담자들에게 명백한 ‘면죄부’를 주는 발언이 아닐 수 없다.
법무부가 최 씨에 대한 가석방 우선 조건이 국민 여론이다. 부정적인 여론이 높으면 최 씨를 풀어주는 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최 씨는 2020년 6월 대법원에서 징역 18년에 벌금 200억원, 추징금 63억여원을 선고받았다. 2016년 11월 구속된 최 씨는 7년 옥살이 중이다. 가석방없이 만기 출소할 경우 2037년 최 씨가 85세에 출소한다.
최 씨 변호인이었던 이경재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직접)뇌물을 받지 않았다는 것은 검사와 판사, 대법원, 기자들까지 모두 인정한다”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가 묵시적으로 공모했다는 법리가 동원됐는데, 묵시적으로 어떻게 공모할 수 있나, 정적을 타도하기 위한 법리로 악용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런 최 씨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이 언론 인터뷰를 빌어 원망을 쏟아낸 것이 가당찮은 일인가. 박 전 대통령이 추석을 앞두고 석방 운운은 못할지언정, 최 씨를 더욱 국정농단 주범으로 낙인 찍어버렸다.
박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은 과거와 전혀 다른 박 전 대통령의 모습에 큰 충격을 받고 실망을 드러내고 있다.
최 씨는 박 전 대통령 곁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것을 다 잃었다. 딸은 중졸이 되었고, 남편과도 이혼했다. 검찰은 그의 남은 재산 모두를 탈탈 털었다.
박 전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가족에게도 상처를 주었다. 최 씨의 딸 정유라 씨가 27일 “저희 어머니는 끝까지 박 대통령님께 의리를 지켰다”며 서운함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저희 어머니는 끝까지 박 대통령께 대한 의리를 지켜왔고 제게도 ‘재산을 뺏겨 굶어 죽어도, 감옥에서 늙어 죽어도 박 대통령에 대한 신의는 끝까지 저버릴 수 없다’고 했다”며 “앞으로도 끝까지 대통령님을 향한 신의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27일 풀려난 정경심 씨는 남편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가족들이 모인 추석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최 씨는 올 추석도 가족과 함께 보내지못하고 차디찬 교도소에서 지내야한다. 줄기차게 가석방을 요구해온 정유라 씨는 “반복된 수술로 너무 아프다 아프다 하는 어머니를 볼 때마다 그저 너무 속상하고 죄송스럽다”며 “저희 어머니는 그저 손주와 딸을 그리워하는 60대 후반 할머니일 뿐”이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번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인연은 과거 인연으로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의 탄핵무효를 주장해온 우리공화당에 대해 “제 사진을 내걸고 ‘저의 명예 회복을 위해 출마하는 것’이란 얘기는 더 이상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우리공화당과 최 씨에 대해 인연을 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권력이 무섭다. 참으로 우리는 야만의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