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C 시선]박근혜 회고록서 또 최순실 소환, 중앙일보는 제목에 최순실 달았다…프레임 작동인가
[JBC 시선]박근혜 회고록서 또 최순실 소환, 중앙일보는 제목에 최순실 달았다…프레임 작동인가
  • JBC까
  • 승인 2023.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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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자 중앙일보에 연재된 박근혜 전 대통령 회고록 3회편 제목과 사진.
6일자 중앙일보에 연재된 박근혜 전 대통령 회고록 3회편 제목과 사진.

최순실 파문에도 지소미아누가 보면 제 정신이 아니었다

6일 중앙일보에 공개된 박근혜 전 대통령 회고록 3편 제목이다.

박 전 대통령은 이 신문에 최순실 사태가 터져 정국이 극도로 혼란스러웠다. 그런데도 지소미아만은 챙겼다. 옥중에서 한일 지소미아를 떠올리면 안도감 내지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소미아(GSOMIA)=군사정보보호협정)

한국의 안보에서 지소미아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탄핵 정국에서도 이를 챙겼다는 박 전 대통령의 결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당시 시국은 촛불시위로 혼란스러웠는데 박 전 대통령이 이 신문을 통해 지소미아를 회고하면서 굳이 최순실 사태언급을 할 이유가 있었을까. 이 신문은 박 전 대통령의 이 언급을 이유로 제목에 최순실 파문에 지소미아로 달았다.

지난 26일 자 중앙일보.
지난 26일 자 중앙일보.

탄핵사태는 최서원씨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것인데

중앙일보가 지난 26일 공개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인터뷰 질문에도 최 씨가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은 이 질문에 검찰 조사에서 듣고(최서원 씨 비리) 정말 너무 놀랐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제 불찰이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탄핵은 최서원에서 비롯' 본문에 돌출 제목까지 달았다.

박 전 대통령은 이 신문을 통해 최 씨가 비선실세 맞고, 사익편취와 국정농단을 했다는 것을 7년 만에 다시 확인해준 셈이다.

최서원 사태는 박근혜 정권의 몰락 불쏘시개였기에 박 전 대통령이 최 씨 언급을 안할 수 없겠지만 여기에는 그 어떤 작동이 교묘히 연계되어 있지 않는가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유추해볼 수 있는 것은 이 신문 계열 JTBC가 보도한 최순실 테블릿PC. 20161024JTBC의 이 같은 보도는 큰 충격과 파장을 낳았다. 최씨가 박근혜 비선실세이자 국정농단 주역이었다는 사실을 완전하게 각인시켜준 출발이었다. 이 보도로 인해 촛불시위 불이 붙였고, 탄핵으로 이어졌다.

이것은 탄핵의 본질을 파헤치는 데서 대단히 중요하다. 현재까지 중앙일보는 이 문제에 대해선 비켜갔다. 여기에 최 씨의 탄핵 이슈로 박 전 대통령 답변을 이끌어냈고, 또 박 전 대통령은 지소미아 회고하면서 최씨를 소환했다.

박 전 대통령 스스로 탄핵을 자신의 잘못으로 돌림으로써 탄핵의 본질을 숨기거나 오도, 탄핵에 연루된 다른 모든 이에게 탄핵면죄부를 주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중앙일보가 최서원 씨를 계속 끌어들이고, 박 전 대통령이 이에 맞장구를 치는 것은 탄핵의 강을 건너기 위한 고도의 프레임 전략이 작동했을 것이란 의심이다.

박 전 대통령 회고록에는 연관성 키워드가 이어진다. ‘탄핵=최순실=박근혜=피해자’. 박 전 대통령은 탄핵을 자신의 불찰로 돌림으로써 대범한 큰 정치를 보여주었다는 박근혜 큰그룻이미지를 지지자들에게 각인시킨 연출적 효과도 낳았다.

이는 최 씨가 악녀죽일X’이라는 그동안 최 씨를 둘러싼 프레임의 연장선상에 박 전 대통령이 다시 올려놓은 셈이다.

미국의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는 코끼리를 보여준 후 코끼리를 떠올리지 마라고 하면 더욱 코끼리를 또올린다고 했다. 이것이 프레임의 전형이라고 설명했다.

최순실을 생각하지마하면 이미 국민 뇌리 속에는 최순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주범’, ‘테블릿PC’ ‘탄핵 발발시킨 장본인’ ‘박근혜 피해자라는 사실이 연관되어 떠올려진다.

프레임에 갇히면 진실을 보지 못한다는 이것은 뭐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거기에는 반론이 끼어들 틈이 없다. 한번 각인된 사건의 프레임은 여전히 뇌의 늪에 빠져 있다. 바로 여기에 마녀사냥법의 악순환적인 프레임이 존재한다.

법정에 출두하는 최서원 씨.연합뉴스
법정에 출두하는 최서원 씨.연합뉴스

어차피 박 전 대통령은 마녀사냥에서 탈출, 최순실로 인하 최대 피해자로 둔갑돼 있다. 연속적인 최서원 1인 표적은 박 전 대통령 회고록이 노리는 종착점이 어디인지 읽히는 대목이다.

박 전 대통령은 탄핵 사건 진실과 거짓의 구분을 명확히 하지 않고 진실적 접근을 회피하고 있다. 아직 최 씨와 탄핵 관련 회고록 연재가 시작되지 않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이 신문과 가진 인터뷰와 지금까지 나온 회고록을 볼 때 사고의 본질 이론과 원리들이 최 씨로 귀결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최순실을 끄집어내는 것은 자신에게 가해지는 비난, 그 숨은 이성을 숨기는 박 전 대통령만의 무기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짐작해보는 것은 박 전 대통령이 여전히 세상을 읽지 못하는 갇힌 사고의 전형이 되어버렸다. 이것은 박근혜 실망 무지 탄식과 직결된다. 박 전 대통령의 무지가 탄핵시간을 다시 7년 전으로 되돌려놓았다는 비판이다.

박 전 대통령 회고록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다. 박 전 대통령 회고록이 또 다른 변이로 전환되지 안을까 눈여겨 볼 대목이다. 회고록을 통한 복잡한 정치적 계산과 입장, 최서원 프레임을 이용하려는 괴략, 여기에 탄핵면죄부와 탄핵의 강을 건너기 위한 또 다른 전략과 허구성, 이에 대한 조정역할을 하는 누군가의 연출까지 미묘하게 섞여져 있다는 느낌이다.

박 전 대통령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은 최순실아니다. ‘최서원이다. 이미 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