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C시선]낮에는 파란 눈·밤에는 검은 눈, 인요한의 요술 정치
[JBC시선]낮에는 파란 눈·밤에는 검은 눈, 인요한의 요술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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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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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한국과 미국 이중국적 소유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하 인요한)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다. 지난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그가 탄핵찬성자였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를 새삼 상기시키는 것은 인요한의 정체성을 엿볼 수 있고, 앞으로 혁신위가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가를 가늠하는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아서다.

인요한은 31일 유승민 전 의원을 만났다. 그는 아주 경쾌하고 거침없는 대화를 나눴다. 그렇게 인격이 좋은 분인지 몰랐다고 밝힌 그는 유승민에 대해 코리안 젠틀맨’, ‘애국자라고 추켜세웠다.

그를 만난 지 딱 두 시간 만에 내부총질자유 전 의원은 졸지에 코리아 젠틀맨’ ‘애국자세탁이 되었다.

지난 27일 인요한 혁신위가 제1호 혁신 안건으로 당내 화합을 위한 대사면을 확정했다. 여기에 당원권 정지 상태인 이준석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이 포함됐다.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차기총선서 보수정당이 승리하기 위해서 모두 포용해야 한다는 것에 이의가 없지만 이들만은 놓고 볼때는 아니다.

이준석과 홍준표는 유승민과 한 라인에 서서 윤 대통령 공격에 앞장서고 있다. 이들은 당내 내부위기를 자신들의 기회로 삼는 야바위꾼의 전형 모습을 보여왔다. 이들은 이미 보수변절의 길을 걸어왔다.

이들을 안으려는 인요한의 포용론에 대해 반발이 적지 않는 이유다. 국민의힘을 지지해 온 보수층이 등을 돌리고 있다. 아스팔트서 태극기를 들고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에 앞장섰던 자유우파들은 말할 것도 없다.

이들은 이제는 국민의힘 속으로 들어가 윤 정권 성공에 힘을 보태어야 한다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인요한의 이 같은 행보가 찬물을 껴안고야 말았다. 보수층들은 유승민·이준석·홍준표를 지뢰라 한다. 지뢰는 포용의 대상이 아닌 제거의 대상이다. 지뢰를 밟았을 경우 결국 전부 몰살당한다. 인요한은 지뢰를 안으려 하고 전부 몰살의 길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들이 한 정치인을 평가할 때는 한순간의 모습만을 보고 판단 하는 것이 아니다. 유승민과 이준석을 오랫동안 지켜본 결과 역적’ ‘배신자’ ‘내부총질, 홍준표는 약삭빠른 기회주의자로 굳어졌다.

인요한이 유승민과 단 두 시간 만난 후 그를 애국자영웅으로 추켜세우는 모습에서 파란 눈의 그가 검은 눈의 한국인과 사람을 보고 판단하는 기준이 다른가 고개마저 갸우뚱해진다.

정치인을 판단하고 그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것은 의사가 단 한 번의 진찰로 환자의 병명과 처방을 내리는 의료적 행위가 아니다. 정치인에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악마의 얼굴을 한 천사다.

이런 것을 볼 때, 인요한은 좌파인지 우파인지 헷갈린다. 그런 그를 두고 중도우파라 하지만 이것은 좌도 우도 아니란 뜻이다. 인간의 정체성은 하늘의 구름처럼 시시각각 바뀌면 안된다. 인요한이 구름같다는 말이다.

그동안 인요한이 걸어온 행태만으로 볼 때 그는 인민군이 광화문 점령하면 인민군 만세’, 국군이 광화문 점령하면 대한민국 만세를 부를 것 같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가장 존경한다고 했다. ‘가장을 강조한 것은 박정희보다 김대중이 더 존경스럽다는 것을 애둘러 표현한 것이다. 박정희와 김대중은 그 정체성을 드러내는 기준이자 바로미터다.

그는 제16대 대통령 선거 때는 노무현을 지지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대북 정책 자문을 맡기도 했다. 그러면서 북한 핵 문제와 대북정책과 관련해서 이견을 보여와서 보수성향에 가깝다고 한다.

오늘날 북한이 핵을 만든 것은 김대중 정권의 햇볕정책과 노무현 정부의 친북정책 등 복합적 요인이 핵심이다. 또 그런 이들이 386 종북주사파들을 키워냈고, 문재인과 이재명 같은 종북정치인을 탄생시키게 했다. 그가 이들을 지지했다는 것은 이들의 정체성을 몰랐다는 것인데 이는 장기 내부에 숨어있는 암 덩어리를 발견하지 못한 그야말로 오진에 가깝다.

인요한은 제18대 대선에선 박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 덕분에 박근혜 당선인 시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민대통합부위원장을 맡았던 그는 탄핵정국 시절 촛불이 타오르자 촛불에 올라탄 후 탄핵찬성입장을 나타냈다.

파란 눈의 그는 좌우 정권이 바뀔 때 마다 말을 갈아탔다. 이것은 파란 눈의 그를 다시 주목해서 보아야한다는 것과 실은 그야말로 위장기회주의 끝판왕이라는 의심을 하기에 이른다.

지난 305.18 광주묘역을 찾은 인요한은 무릎 꿇었다. 그는 용서는 하되 잊지 말자고 했다. 이어 오후에는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참배했다. 참배 순서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국립현충원을 먼저 참배한 후 5.18 묘역을 참배하는 게 순서요 기본이다.

그가 5.18 묘역을 먼저 참배한 것은 국민을 통합과 포용 의도라지만 그런다고 광주가 달라지지 않는다. 그는 80년대 5.18 당시 시민군 입장서 통역 등 활동을 했다지만 전두환 정권이 통역해주었다는 이유만으로 인요한을 광주의 배후인물로 보고 사찰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런 것을 미루어 짐작할 때 인요한은 5.18 광주와 유승민 이준석과 이념 사상 정체성, 처신에선 일직선상에 서 있음을 드러낸 것으로 봐야한다. 박근혜를 지지한 후 박근혜 탄핵찬성으로 돌아선 이들, 5.18 광주를 껴안아야 한다며 헌법전문에 5.18 정신 수록에 찬성하는 이들, 이에 호응하는 인요한이다.

지난 26일 박근혜 전 대통령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 44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과 손을 맞잡았다. 박 전 대통령은 사실상 아버지 묘역 앞에서 탄핵 강을 건넜고, 윤 대통령에게 구속의 면죄부를 발급해주었다. 인요한의 혁신위는 이미 탄핵찬성자들로 채워졌다. 이런 마당에 낮에는 파란 눈, 밤에는 검은 눈의 인요한 요술 정치가 한국 사회를 어떻게 진동시킬지 애써 두고 볼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