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세 논객 정재호의 진단]老青女 어깨동무한 막말
[94세 논객 정재호의 진단]老青女 어깨동무한 막말
  • JBC까
  • 승인 2023.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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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광주에서 열린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북콘서트 모습. 왼쪽부터 김재홍 서울미디어대학원대 석좌교수, 최강욱 전 의원, 김용민·민형배 의원. 최 전 의원은 이날 암컷 여성 비하 발언을 했다. 유튜브 채널 나두잼TV 캡처
지난 19일 광주에서 열린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북콘서트 모습. 왼쪽부터 김재홍 서울미디어대학원대 석좌교수, 최강욱 전 의원, 김용민·민형배 의원. 최 전 의원은 이날 암컷 여성 비하 발언을 했다. 유튜브 채널 나두잼TV 캡처

더불어민주당이 안팎으로 악재가 쏟아지는 바람에 갈팡질팡 심한 현기증을 앓고 있는 모양새다. 드라이(Dry)하게 달리 압축 표현하자면 외우내환에 내몰렸다는 뜻이다.

얼마 전 김은경 당혁신위원회에서 살날이 많지 않은 노인들에게 투표권을 똑같이 주는 것은 모순운운 발언이 새나와 뭇매를 맞은 데 이어 오늘의 젊은 세대를 앉아서 돈만 밝히는 얌체족으로 묘사한 분위기를 풍긴 현수막을 내걸었다가 2030의 성난 삿대질에 쩔쩔매는 수모를 당하지 않았던가.

여기에 여성을 암컷으로 짐승 취급한 막말을 내뱉은 최강욱 전의원의 망언이 알려지면서 들끓는 여론 앞에 민주당은 패닉(Panic) 상태다.

죠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을 인용.

우리의 경우도 암컷들이 설쳐대는 꼴이라고 언급한 최강국 문제의 발언 현장에는 6명의 민주당 친명(親明)계 남녀의원이 박장대소 박수치는 모습이 유튜브 동영상에 올라탔다.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꼴이 됐다.

화들짝 놀난 당 지도부는 당윤리위원회에 붙이지 않고 서둘러 최고위원회를 열고 당원자격 6개월 정지징계를 내렸다.

암컷을 지칭한 대상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한동훈 법무부장관 부인이 고위공직자 봉사활동에 참가한 것을 빗댄 것이라는 언론의 해석이 뒤따랐다. 최강욱 쪽에서 해명이나 이의제기가 없었다. 묵시적 시인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재명 대표는 엄중 대처를 주문했지만 구체적으로 접근하는 것을 피했다.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대해 굳게 말문을 닫았다. 자칫 어설프게 논평했다가는 형수쌍욕과 여배우 겁박발언 등 세상의 여심(女心)을 들쑤신 이재명 여성비하 육성이 소환될지 모른다는 예리한 경계심이 다변가인 이 대표의 발언 욕구를 잠재웠을지도 모른다.

극성스러운 개딸들의 침묵 일색은 흥미롭다. 제 식구 감싸기 차원에서 내린 당지도부의 당부를 수용한 것으로 봄직하다. 여성의원들의 침묵에 대해 홍익표 원내총무는 현명한 조치라고 공개적으로 반겼다. 이를테면 강요된 침묵이다.

총선을 4개월 남짓 앞둔 마당에 노() () ()를 잇는 비하발언이 딱히 3종 세트처럼 어깨동무한 꼴불견은 민주당의 입지를 뿌리째 흔드는 악재임이 분명할 터.

이런 와중에 겹쳐 송영길 전당대표가 자신의 출판기념회 강연에서 한동훈 법무장관을 어린 놈’ ‘건방진놈을 거침없이 토해내면서 특유의 검찰독재론에 불을 붙였다.

윤 대통령을 겨냥 일본에 유학갔다 온 교수의 아들’, ‘9번 만에 가까스로 사법고시에 합격한 사람이라는 둥 뜬금없는 말을 쏟아냈다. 나름대로 의도된 언중유골(言中有骨)이지만 무절제 된 저질언어(低質言語)에 감동 따위는 얼씬거리지 못했다.

송 전 대표는 한국정치의 현주소를 후지게 만든 돈봉투 살포 의혹의 중심인물로서 수사선상에 있는 사람이다. ‘검찰독재라고 외치는 대한민국에서 그가 언론·표현의 자유를 차고 넘칠 정도로 만끽하고 있지 않는가.

어처구니없는 역설의 현장을 우리는 목격한 셈이다. 이재명 대표의 당권독과점 현상을 매섭게 비판해온 비명계는 이미 심리적 분당 상황이라고 진단하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상당한 의원수가 행동통일을 다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법리스크에 얽매여 있는 이 대표에 대한 법원의 판결을 목말라하는 비명계는 이미 법원에 의해 위증교사범죄혐의가 소명된 마당에 12월 중 1심 선고가 있을 것으로 잔뜩 기대하는 눈치다.

이를 고비삼아 586운동권 세력의 물갈이론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막말논란이 긍정적인 세대교체의 물꼬를 뚫었다는 것은 매우 풍자적인 역설이 아닐 수 없다. 흔히 하는 말이지만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다. 4·10총선 결과가 오늘의 민주당 사태를 웅변(雄辯)으로 입증하지 않겠는가.

아무튼 한 가지만은 여야 가림없이 거의 확실하다. 첫째, 공천과정에서 얼마를 잘라내느냐는 것과 또 하나는 푹신한 기득권 맛에 길 들여진 다선 의원 나으리들에 대한 페널티킥의 폭과 무게의 행방이다.

4·10총선은 한국정치의 품격향상을 위한 새지평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정재호 민족중흥회 회장

필자 약력

1930년생

靑丘大學(현 영남대학)

서라벌 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수료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행정학과 연구과정 수료(경영진단사 자격취득)

경향신문 주일상주 특파원, 정치부장겸 부국장, 상임논설위원

중앙홍보연구소 이사장

한국부동산경제신문 회장, 월간 평론지 인사이드 월드회장겸 주필

8대 국회의장 비서실장

9·10대 국회의원(3선의원)

유신정우회 원내수석 부총무, 대변인

헌정회 사무총장, 부회장, 원로회의 부의장

현재 민족중흥회 회장, 국가원로회 상임고문

저서

시집:향수,폭포수

칼럼집:새천년 새벽의 초대, 대통령의 초상, 진혼곡의 끝자락이 흐느끼는 까닭

정론일갈(正論一喝)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