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C 시선]이준석 개혁보수 전도사 자처 조갑제, 차라리 신당 대변인이 낫다
[JBC 시선]이준석 개혁보수 전도사 자처 조갑제, 차라리 신당 대변인이 낫다
  • JBC까
  • 승인 2023.12.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일자 조선일보에  실린 조갑제 닷컴대표 인터뷰 기사.
4일자 조선일보에 실린 조갑제 닷컴대표 인터뷰 기사.

언론인 조갑제닷컴 대표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일명준석어천가를 쏟아내더니 조선일보는 4일 자 A5 지면을 통해 이런 조 대표를 인터뷰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지면 한 면을 털어서 인터뷰했다. 총선을 앞둔 조선일보는 정치에 할 말 있다코너를 신설 해서 정치전문가를 인터뷰해 오고 있다. 조 대표가 조선일보 계열 월간조선 대표를 역임했고, 아직도 이 월간지에 기고를 하고 있다. 이 신문이 전례없이 이렇게까지 띄워주는 것이 가재는 게 편이다는 이유 때문인 지 모르겠지만 조 대표가 이날 이 신문에 밝힌 이준석 찬양인터뷰는 보수의 탈을 쓴 언론인 조갑제가 보수주의를 능멸하는 것 같다는 불쾌감을 느꼈다.

필자는 조 대표와 달리 필자의 유튜브(JBC뉴스)와 인터넷신문(JBC뉴스)를 통해 이준석을 신랄히 비판해왔다. 필자의 이준석 비판과 조갑제의 이준석 찬양은 대척점이다. 따라서 필자의 글은 오직 필자의 관점에서 써 내려갈 수밖에 없다는 점 양해 바란다.

조 대표는 이 인터뷰에서 이준석 예찬론 이유에 대해 낡은 보수 개혁을 외치기 때문이라 했다. 조 대표는 반공 보수가 수명이 다한 상황에서 (이준석)이 보수의 새로운 미래상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부연 설명도 곁들였다.

대한민국의 보수는 건국과정에서부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를 이념으로 받들고 이를 공산주의로부터 지키려 했다. 언제부터인가 대한민국에서 보수가 적폐로 치부되고 있다. 좌파들은 보수를 친일’, ‘친미’, ‘독재’, ‘수구’ ‘극우의 대명사로 묘사하고 있다. 또 보수를 멸공’ ‘반공세력 정도로만 인식한다.

조 대표는 반공주의 보수가 수명이 다했기 때문에 이준석이 주창하는 보수개혁으로 가야한다는 하는 데 이것은 유승민 전 의원이 외쳤던 개혁보수의 연장선상이다. 기존 보수를 버리고 새로운 보수 즉 개혁보수로 가야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주창해온 또 한 사람이 있다.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다. 20004·15 총선서 보수정당이 참패당하자 김 위원장은 보수라는 말을 앞으로 안 쓰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 국민들이 보수 표현 자체를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다앞으로 보수라는 말 자체를 안 쓰는 게 좋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래통합당=보수정당이라는 틀에 갇히지 않겠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인물, 이념, 노선뿐만 아니라 정강·정책까지 싹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김종인은 틈만나면 탈보수를 부르짖었던 사람이다. 이준석과 유승민은 개혁보수를 강조해왔다. 이들의 공통점은 극우세력과 단절해 진정한 보수가 수구·극우와는 다르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난 총선 패배가 막말, 꼰대, 꼴통, 낡음, 적폐, 호통, 수구, 극우, 친일 등의 이미지가 결국 유권자에게 구리다는 이미지를 줬다고 분석했다. 보수가 개혁하지 않으면 이번 총선에서도 보수필패라는 것이다. 이것이 이준석 개혁보수의 출발선이다.

조갑제 대표는 이준석 찬양 논란을 의식, “국민의힘 관점이 아닌 보수의 입장에서 봐서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조갑제가 말한 보수의 관점은 사실 오도이고 이것은 이준석 유승민 김종인의 관점에 가깝다.  대체 개혁보수가 뭔가. 보수의 무엇을 개혁하겠다는 것인가.

그래서 호남을 끌어안기 위해서 국민의힘 정강·정책에 5·18 정신 계승을 명시했는가.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아 무릎을 꿇고 사과하며 울먹였는가. 이로인해 보수가 왜 썰물처럼 빠져나갔을까. 총선이 다가오니 조갑제가 이준석의 개혁보수론이 마치 보수의 미래인 양 받들지 마라.

일본사회의 위기를 다각적으로 짚은 보수의 유언책을 펴낸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일본 총리(201911월 작고)는 끝없는 개혁을 추구하면서 보수의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보수주의의 역사적 출발점을 일본의 역사와 전통과 문화에 두면서 일본의 역사는 보수 그 자체라고 진단한다. 그 근거로 17세기 일본 하이쿠(俳句·17자로 된 일본의 짧은 정형시) 시인이 말한 변하지 않는 원칙을 뜻하는 불역’(不易)과 개혁과 전진을 의미하는 유행’(流行)이라는 말을 인용한다.

18세기 영국 보수주의 사상가 에드먼드 버크는 보수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개혁한다는 명언을 남겼다. 이준석·유승민·김종인의 탈 보수론에 조갑제의 나팔은 '불역'의 보수를 망각한 그 자체로 읽힌다.

이는 인기 위주의 개혁을 추구하는 보수 포퓰리즘에 가깝다.

대한민국 보수의 불역에서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1948815일 대한민국이 건국됐다. 1948년 대한민국 건국은 총선거(5.10) 제헌국회 구성(5.31) 헌법 제정(7.17) 대통령 선출(7.20) 건국(8.15)’5단계로 진행됐다. 주권을 가진 국민이 선거에 의해 대통령을 선출했다. 건국은 공산세력의 적화혁명 노선에 대항하여 전개한 자유민주주의 산실이었다.

조갑제가 느닷없이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개혁보수론에 맞장구를 쳤다. 이준석과 유승민, 김종인은 대한민국 건국과 역사 정통성, 그 정체성 마저 부정에 가까운 시각을 보탠 자들이다.  배신과 내부총질, 역적의 대명사다. 보수의 피를 빨면서 온갖 특혜와 반칙은 다 누려왔다. 이준석이 외치는 개혁보수는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시키기 위한 말장난이다. 이것은 보수의 이탈을 노리는 신당의 세몰이 꼼수다

문제는 보수를 말살시키려는 데도 국민의힘 내부에선 이에 대한 논쟁이 없다. 대한민국의 보수가 왜 이렇게 된 것일까? 이것은 보수정치인 책임이 가장 크다. 보수의 실종은 애초부터 정치의 자도 바르게 배우지 못하고 정치에 입문한 자들이, 기회주의 촉만 살아서 움직여 온 자들이, 나만을 위한 나만의 삶에 집착해온 이들이, 투쟁의 자도 모르고 살아온 자들이, 어찌 보수를 알겠는가. 무늬만 보수지 전혀 보수가 아니다.

보수는 청산대상도 적폐도 아니다.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틀을 갖고 오늘날 대한민국을 발전시켜온 이념이다. 대한민국 보수국민은 반대한민국 세력과 맞서 싸워왔고, 대한민국을 지켜냈다.

보수주의는 6.25 전쟁 이후 빈곤의 국가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이승만 건국 정신과 박정희 부국강병을 바탕으로 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로 발전해온 나라다.

1950년대 초 미국도 보수의 몰락을 겪었다. 미국의 보수는 정치인이 나서서 개혁이니 혁신이니 그 따위 말장난을 하지 않았다. 만약 그랬다면 그는 정치인이 아닌 사상가가 되어야 한다.

도대체 보수라는 제도가 무엇이 문제인가. 제도가 문제가 아닌 보수를 자처하면서 보수를 부정하는 정치인이 문제다. 마치 보수란 제도가 문제인 양 오도한다.

좌파가 보수궤멸론을 외치면서 동시에 20, 100년 장기집권 플랜을 짜는지도 짐작된다. 보수정치인들 정신 차려야 한다. 보수의 개혁이 아닌 보수 정치인의 혁명적 개혁이 우선이다.

보수의 판은 다시 짜져야 한다. 근대화 과정에서 보수 진영의 성공과 실패를 다시 살펴보고, 4차 산업혁명시대의 지능정보사회에 대비 경제·노동개혁 변화와 위기에 맞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사회의 정상화·투명화·합리화를 위해 국가를 향한 구심력을 강화해야 한다.

보수의 판을 짜더라도 반공주의는 결코 버릴 수 없는 '불역'이어야 한다. 한국이 자유통일이 되었다면 모를까. 남북한은 전쟁이 끝나지 않은 휴전상태이고, 북한은 지금도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고 있다. 반공이 여전히 국시여야 하고 보수의 정체성 그 자체인 이유와 까닭이다.

조갑제가 진정 보수를 표방하는 원로언론인이라면 이준석이 주창한 개혁보수론을 총선 훨씬 전 보수 국민 아젠다로 제시했어야 했다. 그래서 이에 대한 논쟁을 공론화시켜야 했다.

총선 4개월 앞두고 이준석 개혁보수론 띄우기는 뜬금없다. 그럴 바엔 이준석 신당 대변인이 낫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다른 목소리를 내어 온 조갑제, 지금와서 보니 그저 보수장사꾼에 불과하다.

보수원로 언론인으로 자처하며 여기저기 얼굴 내미는 것도 그만이다. 조갑제 대표야말로 젊은층이 식상해 하는 틀딱보수 이미지다. 이것이 청산의 대상이라는 말이다. 내년 80세 되는 조갑제 대표 이제 입은 닫고 지갑만 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