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C 현장]국회 박근혜 탄핵 7년…우리공화당 집회서 사라진 '탄핵무효'구호와 박근혜
[JBC 현장]국회 박근혜 탄핵 7년…우리공화당 집회서 사라진 '탄핵무효'구호와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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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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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이름이 사라진 9일 우리공화당 서울역 집회.
박근혜 전 대통령 이름이 사라진 9일 우리공화당 서울역 집회.

9일 우리공화당이 서울역(1부 집회)과 종로3(2부 집회)에서 253차 태극기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은 지난 2016129일 국회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킨 입법파괴의  날이다.

이날 집회에는 보기 드문 광경이 많이 펼쳐졌다. 박 전 대통령 '탄핵무효' 깃발이 사라졌다. 박 전 대통령 이름도 자취를 감추었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 9월 말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공화당에 자신의 사진을 내리고 이름을 사용하지 말고, 명예회복 운운도 하지 말아달라 주문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공화당은 지난 10월 초부터 열린 각종 집회에서 박 전 대통령 사진과 이름을 모두 내렸다.

박 전 대통령이 이를 요구했기에 그랬다지만 그래도 집회현장에 설마 박근혜 탄핵무효구호와 깃발 현수막이 안 걸릴까 반신반의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 중 극히 일부 탄핵부당성은 언급했지만 박근혜 자도 말하지 않았다. 한국 정치사에서 탄핵=박근혜가 등식이다.

9일 박근혜 전 대통령 국회 탄핵소추 통과 7년인데도 우리공화당은 문재인 이재명 구속 촉구 집회를 열었다.
9일 박근혜 전 대통령 국회 탄핵소추 통과 7년인데도 우리공화당은 문재인 이재명 구속 촉구 집회를 열었다.

예년 같았으면 국회 탄핵소추일이든 아니든 탄핵무효’ ‘박근혜 명예회복깃발 현수막 구호가 일상이었다. 각종 집회에서 보았던 이러한 익숙한 광경이 이날 사라졌다. 박 전 대통령 호칭에서도 박근혜이름이 사라졌다. 모두가 그렇게 부르자고 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박근혜를 그 사람’ ‘그 분’ ‘그 여자로 불렀다.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은 이루말 할 수 없었다.

서울 강북의 한 60대 후반 여성은 박근혜 얼굴과 이름을 떠올리면 나도 모르게 울화가 치민다고 했다. 집회에서 만난 사람들은 박근혜 탄핵 무효 집회를 했다면 참석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했다. 탈 박근혜 이후 우리공화당이 개최한 각종 집회에는 참석인원이 늘었다고 한다. 이날 집회를 앞두고 카톡방과 sns에는 집회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사람이 줄을 이었다. 지방서 올라오는 버스에 사실상 인원이 찼다고 전했다.

이 사람들은 내 목숨을 던져서라도 박근혜를 살리고 싶다며 외쳐온 진정 박근혜의 억울함을 위해서 싸워온 지지자였다. 이들이 박근혜로부터 완전히 등을 돌렸다. 박 전 대통령 배신에 대한 상처가 그만큼 컸다는 것이다.

우리공화당이 이날 집회에 앞서 냈던 보도자료와 성명에도 탄핵은 자취를 감추었다. ‘문재인·이재명 구속’ ‘한국 경제 망치는 민노총 해체가 대신했다.

이날 연단에 올랐던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와 허평환 전 기무사령관, 다른 연설자 입에서도 박근혜 이름은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9일 서울역 1부 집회가 끝난 후 우리공화당 집회 참가자들이 종로 3가로 행진하고 있다.
9일 서울역 1부 집회가 끝난 후 우리공화당 집회 참가자들이 종로 3가로 행진하고 있다.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서울역서 종로3가까지 행진할 때도 문재인·이재명 구속’, ‘주사파 386 정치인 퇴출’, ‘민노총 해체’, ‘부패한 민주당 무능한 국민의힘을 성토하는 깃발과 현수막 전단지가 들렸다. 우리공화당과 박 전 대통령 관계는 이제 새롭게 정립됐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탈박근혜 요구가 우리공화당 숨통를 트여주었다는 평가다.

탄핵을 개인 불찰로 돌린 박 전 대통령은 사실상 탄핵의 강을 건넜다는 지적이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 달 7일 대구 달성 사저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을 극진히 맞아준 것이나 집 현관 진열대에는 윤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려놓았다. 탄핵무효를 주창해온 정치인은 멀리하고 탄핵정당성을 강조했거나 이에 대해 침묵한 자들만 만났다. 이것이 탄핵의 강을 건넌 상징성이라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지는 6일 대구지역 언론사 간부 모임에서도 지역주민과 자주 소통하겠다고 했을 뿐 탄핵에 대한 언급하지 않았다. 이날 국회 탄핵 7년인데도 대구 달서 사저도 탄핵에 대한 특별한 입장 표명도 없었다.

지난 달 7일 박근혜 전 대통령 대구 달서 사저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지난 달 7일 박근혜 전 대통령 대구 달서 사저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