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C 시선]에라이 썩을 놈들아, 국민의힘 정체성을 고발한다
[JBC 시선]에라이 썩을 놈들아, 국민의힘 정체성을 고발한다
  • JBC까
  • 승인 2023.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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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10 총선을 4개월여 앞두고 여당에 빨간불이 켜졌다. 여당에게 내년 4·10 총선은 의석수를 얼마나 더 차지하느냐 마느냐의 숫자 싸움이 아니다. 반환점을 돌아서는 윤석열 정부의 명운이 판가름 나는 시험대다. 지금 국민의힘의에서는 그런 절박감이 눈곱만치도 보이지 않는다.

차기 총선을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국민의힘 모습을 보노라면, 오직 내편 줄 세우기다. 공천기준과 자격 가이드라인도 불분명하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2023113일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 친윤석열계 핵심 의원들에게 총선 불출마 혹은 수도권 험지 출마를 권고했다. 사실상 쇄신 대상을 거론한 것이다. 이는 매년 총선을 앞두고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이슈다. 그렇지만 제대로 성공한 적이 없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인적 쇄신을 요구하며 당이 위기이고 나라가 위기인데 그걸 바로잡기 위해서는 희생의 틀 아래 결단이 요구된다고 했다. 이 역시 총선을 앞두고 듣는 레파토리다.

지도부, 중진, 친윤계 핵심 의원들에게 희생을 요구한 것으로 현역 의원 물갈이를 촉구한 셈이다. 인 위원장은 중진’,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등으로만 언급했지만, 굳이 3선 이상을 콕 짚어서 공천 배제 운운할 필요가 있는가. 중진 이상을 배제한다면 그 자리를 누가 채워주는가.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내년 총선에서 청년들의 국회 입성을 늘리기 위한 ‘3호 혁신안을 내놨다. 과거에도 선거를 앞두고 청년 영입과 청년 대상 공약은 늘 있었지만 이번 혁신안은 청년들의 국회 진출을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총선 비례대표 당선권 순번 안에 45세 미만 청년을 50% 할당하는 것이다.

또 우세 지역구를 청년 전략지역구로 정해 그곳에는 공개 오디션을 거쳐 45세 미만을 공천하도록 했다. 국힘당은 청년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청년들의 국회 진출 기회를 넓힌 혁신안은 젊은 세대를 끌어안지 않고는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절박함이 담겨 있다. 새로운 세대의 목소리가 커져야 나라도 발전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청년이 정치를 하기 위해선 청년다워야 한다. 박근혜 키즈 이준석 같은 정치인은 청년의 탈을 쓴 정치꾼에 불과하다. 이들이 정치를 할 인성이 충분히 갖춰져 있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역사와 체제의 정체성, 국가관도 뚜렷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것을 패싱하고 청년이라는 이유만으로 우대를 한다면 그동안 국가발전을 위해 애써온 중진들은 죽으란 말인가. 사람을 바꾸는 것은 의미 있지만, 한계도 뚜렷하다. 담는 그릇이 오염돼 있으면 무엇을 담아도 오염된다.

세대교체로 포장된 물갈이 공천의 실망스러운 종말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담을 그릇을 바꾸는 것이 공천혁명의 시작이다.

장관과 차관 고위공직자들의 출마도 그렇다. 선거철만 되면 장·차관과 대통령 비서 측근들이 출마를 위해 사표를 낸다. 한심한 작태다. 역대 정권에서도 총선 때마다 장·차관이나 대통령 참모들이 출마하는 일이 있었다.

윤 정권 들어서도 달라지지 않는다. ·차관의 공적 책무는 국회의원 300명 보다 더 막중하다. 이들이 이제 각 부처 조직을 장악하고 개혁드라이브 낼 즈음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사표를 던지는 것은 직무유기. 그러니 정부 주요 개혁과제는 별 진전을 보지 못했고, 대내외적 위기 요인은 계속 밀려들고 있다.

공직사회의 모든 관심이 각 부처 장·차관이나 용산 참모들의 출마 여부로 쏠리면서 정부의 국정 동력이 상실되는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출마설이 도는 부처의 실무 공무원들이 인기 없는 정책 추진을 뒤로 미루려는 유혹에 빠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경기침체의 원인인 고금리·고유가는 지속 될 분위기다. 모든 정부 부처가 촌각을 쪼개 일에만 집중해도 대응이 쉽지 않다. 그런데도 총선 분위기에 휩쓸려 공직사회의 위기 대응 능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윤석열 정권은 판검사 공화국이라 한다. 판사·검사와 주요 고위직에 있던 자들도 출마를 서두르고 있다. 이들이 배지를 달면 인생 2모작삶을 사는 것이다.

오직 대우만 받으면서 생활해온 이들이 국민의 손을 잡아줄 수 있다고 보는가. ·검사 출신은 역사의 변화를 이끌 지성이 없다. 물론 이들 중 능력 있다면 얼마든지 정치인으로 변신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이들이 국회로 들어와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제대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까. 권력지향적인 이들은 권위주의로 빠져들 공산이 크다.

국민의힘은 기원과 정체성이 모호하다. 국민의힘 홈페이지 강령·당헌·당규에는 조국 근대화 정신과 자유민주주의를 공고히 한 228 대구 민주운동, 38 대전 민주의거, 315 의거, 419 혁명, 부마항쟁, 518 민주화 운동, 610 항쟁 등 현대사의 민주화 운동 정신을 이어간다고 나와 있다. 도대체 국민의힘은 투쟁과 저항의 정당이었는가.

국민의힘 기원도 애매모호하다. 국민의힘은 민주자유당에서 당명을 변경한 신한국당이 1997년 통합민주당과 합당해서 한나라당이 창당되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 한나라당을 당의 공식적인 기원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 전두환 노태우의 민주정의, 박정희의 공화당, 이승만의 자유당은 아니다는 것인가. 정당 역사를 배제한 것이 가당찮은 일인가. 이들 정당이 많은 결함도 있었다. 민주주의 정착 과정에서 온갖 잘못된 행태도 보였지만 정당은 가 있다면 도 있다. 과는 과대로, 공은 공대로 평가해야 한다. 지난 70년 간 이 나라 자유민주주의의 경제발전을 이끌어온 당을 부정하는 것이 국힘당 모습이다.

그러니 국힘당은 1948815일 건국절을 주장하지 못하고, 태영호 의원이 제주 4.3 사건은 김일성 지시로 일어났다는 것을 문제 삼아 징계를 내린 정당이다. 이런 정당이 한국 보수의 정통성을 지킨다는 게 말이 되는가. 당의 정체성도 불투명하고 본질의 혁신은 외면한 채 그저 차기 공천 싸움질에만 열을 올리는 국민의힘. 차기총선에서 보수우파가 패 할 수밖에 없는 핵심적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