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C 시선]바보야, '몰카'보다 더 문제는 김건희 '명품백 수수'다
[JBC 시선]바보야, '몰카'보다 더 문제는 김건희 '명품백 수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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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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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대통령실이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파장이 크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충돌한 배경에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이 있다.

한 위원장이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가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한 김경률 비대위원에게 전략 공천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사실상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지난해 11월 한 유튜브가 김 여사의 영상을 공개하면서 논란으로 이어졌다. 2022922일 촬영된 것으로 알려진 이 영상에는 김 여사가 한 남성에게 고가의 명품 가방을 받는 장면이 담겼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친윤과 용산 윤 대통령 측에선 김 여사가 몰카 희생자라고 한다. 더불어민주당과 여권의 일각에서 요구하는 사과를 일축하면서 윤석열과 한동훈의 권력 싸움 양상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이 사달의 문제는 몰카지만 본질은 몰카가 아니다. 두 가지다. 김 여사가 명품백을 수수했다는 것과 어떻게 목사란 자가 김 여사에게 쉽게 접근해서 명품백을 주고갔느냐다. 전자는 대통령 아내로서 김 여사의 도덕적 처신이요, 후자는 허술한 김 여사 관리다.

사실 김 여사의 부도덕성은 윤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부터 끊이질 않았다. 김 여사의 주가 조작과 코바나컨텐츠 대가성 협찬의혹과 결혼 전후 윤 대통령이 부인과 장모가 연루된 소송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 전엔 양 아무개 전 검사가 개입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윤 대통령의 장모 최모 씨는 지난해 11월 통장 잔액 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징역 1년이 대법원에서 확정됐고, 윤 대통령의 처남 김모 씨는 지난해 7월 경기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불구속 기소됐다.

외국 순방시 명품관 방문과 측근을 마음대로 골라서 함께 대동시키는 등 대통령 부인으로서는 도저히 상상도 있을 수 없는 일을 김여사가 벌여왔다.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는 이런 과정에서 터져나왔다.

문제는 목사가 손목시계형 몰카를 차고 경호원들에게 발각되지 않고 김 여사를 만났냐는 것이다. 김여사 사무실 코바나컨텐츠엔 대여섯 명의 경호원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떻게 통과할 수 있었을까?

더욱이 방문자 신분 확인이 있었고, 큰 물품을 보안검색대 X레이에 넣고 진행한 검사까지 있었다. 작은 소지품을 모두 꺼내 투명상자에 보관하도록 했다. 문제는 최 목사가 손목시계를 계속 착용하고 있었는데도 경호원들은 손목시계를 끌러서 상자에 넣으란 지시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는 김 여사가 최 목사에 대한 보증을 했기 때문에 경호원들이 깐깐하거나 치밀하게 몸수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짐작된다.

논란거리는 또 있다. 김 여사가 최 목사와 만난 자리에서 마치 자신이 대통령인 것처럼 28분 정도 발언한 내용이다. 영상과 당시 이를 취재한 관련자들의 발언 등을 종합해서 보면 지난해 913일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을 방문해 김건희 여사와 만났던 최 목사는 그 날 오후 38분 쯤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 때 최 목사가 김 여사에게 다른 일정이 있으신가요?”라고 묻자 3시에 일정이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최 목사가 자리에서 일어나려 할 때 김 여사는 다시 한 번 찾아오라고 말하며 제가 일정을 한 번 잡을 테니까 북한 문제에 대해서 저랑 한 번 얘기를 한 번 하셨으면 좋겠고.라고 했다.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을 나와서 돌아가려는 최 목사의 손목시계 카메라에 뜻밖의 장면이 포착됐다. 최 목사의 뒤를 이어 김건희 여사를 만나기로 한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던 것이다. 아크로비스타 지하 1층 복도 의자에 남자 2명과 여성 1명이 앉아 있는 모습이 보였다.

또 이들이 가져온 쇼핑백 2개도 화면에 담겼다. 이들을 인솔하기 위해 코바나컨텐츠 직원이 안내를 하자 3명이 동시에 일어났다. 영상엔 찍히지 않았지만 최 목사는 이 3명이 쇼핑백을 들고 김건희 여사 면담을 하러 갔다고 증언했다.

최 목사는 거기에 저 다음으로 접견할 분들이 또 제가 나오고 나서 연이어 들어가는 장면을 봤는데 그 분들 손에도 선물이 쇼핑백에 담겨 있는 걸 제가 봤죠라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최 목사는 그래서 마음이 좀 무거웠죠라고 운을 떼며 밝지는 않겠구나. 우리나라 국정 5년 동안의 미래가라고 하며 윤석열 정부 5년의 세월이 어두운 미래로 가득 차 있을 것이란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최 목사는 그 장면을 포착한 것을 끝으로 카메라를 껐다. 이들이 누구이고 쇼핑백을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한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영상이 잠시 스쳐 지나간 바람에 자세히 보이진 않지만 이를 보도한 기자의 설명에 따르면 그 3명이 가져온 쇼핑백은 사람들 사이에 놓여진 2개의 종이 쇼핑백 외에 여성이 들고 있던 쇼핑백이 신라면세점(The Shilla Duty Free)’ 로고가 찍힌 쇼핑백이었다고 한다. 최 목사도 그 사람들이 쇼핑백을 들고 들어가는 것까지만 봤지 김건희 여사에게 건네주는 건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여권은 김건희를 궁지로 몰아넣으려고 했다며 공세를 폈다. 본질은 외면하고 취재 방법만을 문제 삼았다. 몰카 촬영의 합법성 여부에 대해 논란이 많지만 고위 공직자나 비중이 큰 인물일 경우 몰카를 사용해도 된다는 판례도 있다.

김건희 여사가 명품 받는 장면.
김건희 여사가 명품 받는 장면.

이 문제의 핵심은 대통령 부인 김 여사가 명품백을 수수했고, 즉시 돌려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김건희는 9월에 선물을 받은 후 이걸 자꾸 왜 사오느냐”, “자꾸 이런 거 안해. 정말 하지 마세요. 이제”, “이렇게 비싼 걸 절대 사오지 마세요.”라고 말하면서도 선물을 거절하지는 않았다.

김건희가 밝힌 자꾸란 부사어도 새겨볼일이다. 이 말은 김 여사가 그 전에도 이런식의 선물을 받았다는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경호원들이 별다른 제재 없이 최 목사를 안으로 들여보낸 것도 짚어봐야 한다. 최 목사가 당시 김건희에게 줄 선물을 들고 있었는데, 그때 경호원들이 가방도 살피지 않았다는 말인가?

가방 속에 명품 가방이 들어 있었다는 것을 알고도 안으로 들여보냈다면 직무유기죄로 볼 수 있으며, 만약 김건희가 경호원들에게 그냥 들여보내라고 명령했다면 직권남용이다.

이 문제는 윤석열 정권의 김건희 치부를 완전히 드러낸 것이다. 이를 두고 한동훈 위원장이 국민이 걱정할 만한 부분이 있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생각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윤 대통령이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를 통해 한 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한 위원장은 22내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날 윤 대통령은 민생토론회에 돌연 불참해 버렸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 김건희 명품백 수수가 낳은 사달이 국정혼란과 마비를 시키고 있다. 윤 대통령의 감정적 대응도 문제다. 이것은 윤 대통령의 폭정과 독존을 연상시킨다.

그동안 윤 대통령은 여당 대표를 공깃돌처럼 좌지우지 흔들었다. 이미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용한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국민의힘 당 대표는 20225월 대통령 취임 이후 다섯 번이나 갈렸다. 주호영 비대위나 정진석 비대위를 제외하면 세 번의 당 대표 선출 혹은 사임 과정에 어김없이 등장한 것이 윤심논란이다. 지금은 노골적으로 비대위원장 사퇴를 요구했다.

대통령의 정치 중립 의무는 헌법 공직선거법 정당법이 모두 규정하는 사안이다. 대통령의 과도한 당무 개입은 삼권분립 원칙을 훼손하고 정당정치와 의회정치를 침해하는 행위이다. 선거 관여로 노무현 전 대통령은 탄핵 위기까지 갔다. 윤 대통령에게도 내일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이런식으로 가면 22대 총선은 여당의 참패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여당이 참패하면 22대 국회에서 김건희 특검이 현실이 될 가능성은 열려있다. 현재 야당의 분위기를 보면 윤 대통령도 탄핵 소추의 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의 참패는 윤석열 정부가 식물 정부가 됨을 의미한다. 누구보다도 윤 대통령이 가장 참담한 상황으로 내몰리게 된다. 윤 대통령이 아무리 자신의 아내를 보호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다지만 화를 참지 못해서 버럭화를 내면서 성질대로 대응한다면 윤 대통령 명을 단축시킬 뿐이다.

참고로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24월 대선 경선 때 자신의 아내 처가에 대해 이념 공세를 펼치자 이런 아내를 제가 버려야 합니까!”라며 상황을 반전시켰다. 윤 대통령은 명품백 수수 아내를 감싸면서 되레 한동훈을 버리려 했다. 보수층 국민들도 윤 대통령에게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지면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을 버릴 수도 있다. 이것이 냉엄한 정치판의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