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C시론]한동훈 만난 뒷북 ‘단합’ 강조한 박근혜, 조원진·최경환·도태우에 찬물
[JBC시론]한동훈 만난 뒷북 ‘단합’ 강조한 박근혜, 조원진·최경환·도태우에 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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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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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26일 오전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을 예방 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26일 오전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을 예방 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대구로 가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한 위원장이 위원장 취임 후 박 전 대통령을 면담한 건 처음이다. 사저에는 대구 달서갑 후보인 유영하 변호사가 사저에서 한 위원장 일행을 마중했다.

한 위원장과 박 전 대통령은 약 30분간 대화를 나눴다. 한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 뒤 따뜻한 말씀을 해주셨고 정말 대단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한 위원장에게 나라가 어려운 때일수록 단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단합을 강조한 것은 지극히 당연함이다. 박 전 대통령이 한 위원장에게 건강 잘 챙기시고, 선거 결과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번 방문은 전국 각지에서 커지는 국민의힘 위기론에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서 최근 국민의힘 공천 과정을 거치며 도태우 변호사의 공천이 취소돼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이 흔들리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4·10 총선을 앞두고 커지는 국민의힘 위기론에 집토끼단속과 보수 유권자들의 결집을 도모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 예방을 했다고 해서 흩어진 보수가 결집 될 것이란 기대는 어불성설이다. 박 전 대통령의 처신에 실망 등을 돌린 보수층 국민이 상당수이고, 이번 총선서 국민의힘은 보수 결집이 아닌 선택적 보수 단합만 했다는 평가다. 정통 보수우파 국민층을 끌어들이지 못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이 한 위원장에게 주문한 단합은 이런 사정을 감안해서 나왔을 것으로 짐작되지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보수의 한 축을 이루는 우리공화당과 자유우파 세력들은 지난해부터 국민의힘에 통합 내지 연합해서 선거를 치르자고 제안했다. 국민의힘은 이런 제안을 묵살해 버렸다. 국민의힘이 총선 공천을 마무리하면서 단합의 조건들이 끝난 상황이다.

그런데도 박 전 대통령이 이날 뒷북 단합을 강조한 것은 지난 202021대 총선을 앞두고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뭉쳐라라는 메시지의 연장 선상으로 해석된다.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회고록에서 이 같은 메시지는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을 위한 것이었다고 실토했다.

박 전 대통령이 이번에 단합을 강조한 것 역시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단합해서 총선 승리를 해야 한다는 메시지나 다름없다. 이는 선거에서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박 전 대통령의 다음 발언이 뒷받침한다.

이번 총선서 우리공화당은 대구 달서병 조원진 후보 지역구에 사활을 걸고 있다. 경북 경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도 정치생명을 걸었고, 5.18 관련 발언으로 공천이 취소된 도태우 후보는 대구 중남구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박 전 대통령의 이날 단합발언은 이들이 출마한 지역구에 국민의힘 후보를 선택해 달라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은 대단히 지엽적이고, 자신을 위해서 고초 받은 정치인을 돕지는 못할지언정, 찬물을 끼얹는 것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이번 총선서 누가 위기의 자유대한민국을 종북좌파로부터 지켜 낼 수 있는지 유권자들의 냉철하고 현명한 판단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