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뭐 박근혜 의중 전달한 유영하가 ‘보수 분열 배신자?’
[심층분석]“뭐 박근혜 의중 전달한 유영하가 ‘보수 분열 배신자?’
  • JBC까
  • 승인 2019.02.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신은 무엇일까. 배신도 상황과 시대에 따라 진화하는 것일까. 배신에도 차이가 있을까, 없을까. 배신은 조직 간에 또는 개인과 조직 사이의 개인 사이의 관계에서 도덕적, 심리적 갈등을 생산하는 추정상의 계약, 신뢰, 또는 자신의 파괴나 위반이다. 다른 사람을 배신하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반역자 또는 배신자라고 한다.

최근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배신론자라는 논란에 빠지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한국 보수 우파들은 배신으로 인해 엄청남 홍역을 치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도 결국은 배신 정치가 낳은 것이다. 이런 이유로 배신하면 그 이유와 상황을 묻지도 않고 무조건 비방한다.

한국에서 배신을 밥 먹듯 하는 집단은 누가 뭐라고 해도 정치집단이다. 그동안 자유한국당만 놓고 볼 때, 어제는 홍준표에 줄섰다가, 오늘은 김병준과 김무성에게, 내일은 황교안 쪽으로 줄을 서고 있다.

이들이야 정치적 명분과 실리를 쫓는다고 말하겠지만 상대가 볼 때는 ‘저 자가 나를 배신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정치인의 이 같은 배신행위는 오직 한가지 이유 때문이다. 권력 유지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펼쳐지는 이 배신적 행위를 관찰해보면 흥미로운 것이 눈에 띈다. 배신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확산되고 있다. 그래서 집단적 배신과 공감적 배신, 혹은 지지층 배신, 합리적 배신과 항변적 배신, 속는 배신, 무지 배신 등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이런 배신은 한마디로 그 사람의 정체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바로미터 인 셈이다.

 

 

지난 2년간 보수 우파에 제기된 배신은 단연, 탄핵 배신이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배신적 행위다.

지난 2016년 12월 9일 국회가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이 탄핵이 통과되는 데 일등공신은 보수 우파의 피를 빨아먹었던 김무성-유승민-권성동-김성태 탄핵 62적이었다. 이들을 가리켜 일명, 보수 우파의 배신자라고 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의 이런 배신적 행위가 타당성과 합리성으로 위장을 한 채 돌연변이 짝짓기 형태로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1단계 배신형태라면, 2단계 배신형태는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드러났다. 2017년 대선에 출마한 “홍준표 후보를 지지하느냐”, 아님 “조원진 후보(현 대한애국당 대표)를 지지 하느냐”로 구분지었다.

당시 보수 우파끼리는 이를 두고 그 갈등이 극에 달했다. 홍 후보 지지자 입장에선 조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을 겨냥, 이들을 ‘우파의 배신자’로 몰아세웠다. 조 후보 측에선 홍 후보 지지자들을 향해 ‘우파의 배신자’라고 주장했다. 당시 배신의 갈등은 ‘우파의 분열’ 공방으로 확산되었다.

 

 

돌이켜 보면 결과적으로 보수 우파의 배신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자가 홍준표가 되었다. 홍준표가 대선 기간 마치 박근혜 대통령을 위한 척 하다가, 대선 낙선 이후 박근혜 대통령을 출당시켰다.

이것은 재판을 앞둔 박 대통령에게 치명타를 입혔다. 이는 박 대통령을 향해 ‘등 뒤에서 칼을 꽂은’ 행위라는 비난과 동시에 당시 1심 선고를 앞둔 박 대통령을 완전히 확인사살 토록 문재인 정권에 길을 트이게 해 준 행위라는 지적이다.

문재인 정권과 법조계에 박근혜 대통령 실형을 얼마든지 때려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준 것과 같다는 비난이었다. 홍준표가 김무성에 이어 보수 우파의 배신자로 낙인 된 결정타였다.

이런 배신적 행위에 대해 당사자 입장에선 펄쩍 뛰고 있지만 우파들이 보는 시각은 그렇다는 것이다.

보수 우파간 배신 논쟁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문제는 이 배신적 행위가 자신에 대한 변명과 주장으로 아주 교묘하게 포장되면서 당위성으로 내지 정당화 또는 합리로 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개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바로 당신이 우파 분열주의자다”라고.

 

 

유영하 변호사가 이 프레임에 갇히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의중’이라고 불리는 유 변호사는 지난 7일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에 출연해 "황 전 총리가 친박이냐 아니냐는 국민들께서 판단하실 수 있다고 본다"면서 "황 전 총리가 (박 전 대통령의) 수인번호가 인터넷에 뜨는데 그걸 몰랐다고 하는 것에 모든 게 함축돼 있다고 본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장관에 이어 국무총리를 지낸 황 전 총리는 현재 다수의 친박계 당원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 격인 유 변호사가 사실상 "황 전 총리는 친박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을 접견하는 거의 유일한 사람이다. 이 때문에 한국당 인사들은 유 변호사의 이날 발언을 의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황 전 총리는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박 전 대통령 직무가 정지됐을 때 그를 대신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던 인물이다. 그런 황 전 총리를 향해 유 변호사가 공개적으로 비판 발언을 하고 나온 데는 박 전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유 변호사는 이날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도 (인터뷰 출연을) 허락했다"고 했다. 그런데도 핵심은 그가 진짜 박 대통령 의중을 전달했을까. 그리고 그가 전달을 했더라도 그것이 박 대통령 뜻이 아닐 것이다 해석을 제각각 하고 있다. 또 왜 하필 이 시점에 이를 전달했을까. 아마도 황교안 대세론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수작이다 등이 비난이 끊이지 않는다.

 

 

검사장 출신으로 한국당 원외 당협위원장을 지낸 석동현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유영하 변호사, 이제 박 대통령 곁에서 좀 물러서라”고 비판했다. 석 변호사는 “(전당대회에 영향을 미치는) 그런 내용을 이 시점에서 유 변호사가 거론하고 발설하는 저의는 대체 무엇이냐”며 “정말 박 전 대통령 본인의 뜻이 맞기나 하냐”고 물었다.

또 자유한국당 안팎에선 유 변호사의 발언이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전 대표 등 유력 당권주자들을 비판하는 내용인 점을 들어 “유 변호사가 사실을 전했다 해도 전당대회를 앞두고 박 전 대통령 대리인의 처신으로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복당파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은 보수정치의 구심점이었던 자신의 자리를 황 전 총리에게 송두리째 빼앗기게 되는 상황을 용납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 논객인 정규재 펜앤드마이크 대표도 자신이 황 전 총리 지지자가 아니라고 밝혔지만 “유영하의 발언은 보수분열 가능성에 대한 하나의 시금석이 된다”고 비판했다.

황교안을 지지하는 태극기 우파들도 반발했다. 한 인사는 “지금 황교안이 대세인데 이러시면 보수 우파를 다 죽이는 행위가 아닌가, 박 대통령을 지지한 사람으로서 정말 실망했다”고 토로했다.

유 변호사의 발언에 대해 이같이 반발을 하는 세력들은 대부분 정치권, 학계, 언론계 등 황교안을 지지하는 세력들이다. 여기에 태극기 우파가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자. 유 변호사가 황교안 죽이기에 앞장섰다고? 아님 유 변호사가 보수 우파를 분열시키기로 작정했다고? 유 변호사의 처신과 행동이 잘못됐다고?

유 변호사는 박 대통령의 뜻을 방송을 통해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다. 유 변호사에 이 같은 비판을 하는 자들은 결국 이것은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하는 행위와 같다고 본다.

이것은 그들이 외친 탄핵무효와 박근혜 석방론은 결국 권력과 귀착되어 있다는 해석이다. 애초부터 이들이 탄핵 무효과 석방을 주장한 것은 일종의 ‘박근혜 팔이’를 통한 권력유지의 연장선상이 아니었을까라는 해석이다.

한편으론 이를 통해 진짜와 가짜 보수우파를 엿 볼 수 있었다는 점도 있다. 배신적 1단계 행위가 박 대통령 탄핵 후 김무성 등 탄핵 62적에 의해 출발했다면, 2단계 진화 된 홍준표로, 3단계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던 배신적 행위가 이제는 확연히 구분짓고, 드러났다는 것이다.

 

 

황교안 전 총리가 이런 3단계 배신론에 말려들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런 조짐이 있다. 황교안 전 총리가 한국당 당권 경쟁자 등이 자신을 향해 '배신자론· 한계론'에 펴고 있는 것과 관련해 "사실이 아니다"면서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황 전 총리는 10일 자신의 SNS에 "두려운 건 국민입니다"라는 글을 통해 "저를 향한 많은 네거티브들이 있다"며 배신자, 한계론 반박에 나섰다.

따지고 보면, 이것은 황교안의 변명 이전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강한 반발이라는 해석이 시각이 많다.

황교안은 박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구속되었을 때 “도리를 다했다”고 항변했다. 그가 어떤 도리를 다했는지 궁금하다. 그의 말대로, 설령, 도리를 다 했다고 치자.

그에게 묻고 싶다. 지난 2년간 이 땅의 자유 우파 시민들은 더우나. 추우나, 눈이 오나, 비가내리나 아스팔트에서 문재인 정권과 맞서고 싸워 왔다. 황교안은 태극기를 들고 단 한번이라고 아스팔트로 나온 적이 있는가.

우파 일각에선 황교안이 이미 배신자 라인을 형성시켰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그 라인은 황교안이 ‘김무성-유승민 배신자’라인과 통합을 하겠다는 그림이다.

보수 우파들은 이 배신자 세력과는 절대 통합을 해선 안된다면서 단절과 퇴출을 요구했다. 그러나 황교안은 그럴 거 같지 않다. 이들과 ‘통합’ 명분으로 손을 잡을 거 같다.

이들을 정치권에서 퇴출 시켜야 한다는 이유는 실은 황교안을 위한 것이다. 다른 이유가 많지만 핵심은 그가 이들과 단절하지 않으면 그 역시 이들로부터 배신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다.

‘한번 배신자는 또 배신을 한다’는 것이 자고의 진리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까지도 탄핵시킨 배신자들이 아닌가. 황교안은 자한당 내 정치적 기반도 없다. 자한당에는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는 간신배와 배신자 정치인만이 즐비하다.

황교안은 이들과 함께 문재인 정권을 퇴출시키고 정권 재창출을 할 수 있겠는가. 이들은 황 전 총리가 자신들의 입장과 이익을 들어주지 않을 경우 속된 말로, 들었다가 놓았다가를 반복할 것이다. 이들은 아주 교묘하게 황교안을 이용한 후 ‘토사구팽’ 시킬 가능성이 크다.

 

 

“아첨하는 자는 충성하지 못한다. 간쟁하는 자는 배신하지 않는다” 다산 정약용의 말이다. 성호 이익은 “바른말을 하고 극진하게 간언하는 신하야말로 국화(國華·나라의 권위와 위엄)”라고까지 치켜세웠다.

문제는 황교안에게 가해진 비판을 황교안에게 줄을 선 정치인과 지지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것은 박 대통령을 향한 반발이다. 박 대통령은 자한당 당원도 아니다. 출당을 당했다. 그런데 왜 그런 박 대통령 이름을 팔면서 대표론을 펼치는가.

박 대통령은 한마디로 “내 이름을 팔지 마라”는 메시지를 유 변호사를 통해 전달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것을 마치 유 변호사가 “우파 분열 책동주의”. “우파 배신행위자”라고 몰아붙이니 기가 찰 노릇이다. 심지어 기레기 언론들은 이를 두고 ‘박근혜 대통령의 옥중정치’ 재개라고 비난에 가세하고 있다.

이들의 이런 행위가 스스로, 세 번째 배신 커밍 아웃을 했다고 자수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자수는 황교안을 앞세워, 우파 정당 내부에서 도약과 부활을 노리는 배신자들이 또다른 내재된 배신자들간에 야합의 길을 선택했다 행위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보수 우파들은 또 한가지 보았을 것이다. 지금 자한당에는 박근혜를 위해 순장도를 든 자들이 아무도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순장도를 들은 척만 했을 뿐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무효를 외친 그들도, 석방을 외친 그들도, 오직 자신들의 권력 지향을 유위해 단지 ‘척’을 했을 뿐이었다.

황교안 전 총리가 어느 길을 갈 것인가. 제3의 배신자 연대길로 가서 보수 우파의 배신자로 낙인 찍힐 것인가. 아니면 저 탄핵 배신자들을 버리고 대화합의 길로 갈 것인가.

이 선택은 오직 황교안 자신만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