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 무슨 시추에이션’, '위안부 문건' 판사, 법정서 '울먹 증언'
‘이 또 무슨 시추에이션’, '위안부 문건' 판사, 법정서 '울먹 증언'
  • JBC까
  • 승인 2019.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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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행정권 남용 등 혐의를 받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법행정권 남용 등 혐의를 받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지시로 위안부 피해자들의 소송과 관련한 보고서를 쓴 법관이 법정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이 제대로 된 사과와 배상을 받았으면 좋겠다"며 울먹였다.

임 전 차장 재직 당시 기획조정실 심의관으로 근무했던 조 모 판사는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윤종섭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임 전 차장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조 판사는 20152016년 임 전 차장의 지시로 위안부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해 소멸시효 등을 검토하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조 판사는 "당시 행정처에서 정부나 대외관계 업무를 하고 있었다"면서 "어떤 식으로 재판이 결론날지 대비해 설명을 준비하고, 재판부의 타당성을 외부에 설득하는 업무를 했다"고 말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위안부 사건 피해자들에 대해 시나리오를 정해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사후적으로 볼 때 부정적인 부분만 언론에 부각돼 오해할 수 있다"면서 "그렇지만 사전지식이나 배경 없이 당시 언론에서 관심을 갖게 될 것이 뻔한 사건에 대해 검토해보라는 자료를 받았을 때, 그런(위안부 피해자들에게 불리하게 만들) 생각으로 보고서를 작성했는지 한 번쯤 당사자 입장에서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조 판사는 "이 사건이 아직 재판 진행 중인데 이런 일 때문에 재판부에 부담이 되거나 방해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면서 "위안부 피해자들이 제대로 된 사과와 배상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증인신문 말미에 울먹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