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대 총장 "조국 아내, 아침에 다급히 전화… 목소리가 떨렸다"
동양대 총장 "조국 아내, 아침에 다급히 전화… 목소리가 떨렸다"
  • JBC까
  • 승인 2019.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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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장, 동양대 어학원에서 발급했을 수 있다고 해달라 부탁"
대학측 '총장 몰래 발급' 결론… 위조됐다면 의전원 입학 취소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아내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4일 최성해 동양대 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2012년 9월) 딸이 받은 동양대 총장 표창장이 정상 발급된 것으로 해명 보도자료를 내달라'고 요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5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정 교수 딸은 '동양대 총장 표창'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진학 당시 자기소개서에 기록했다. 이게 허위·조작이라면 '입시 부정'과 연결된다는 얘기다. 2015학년도 부산대 의전원 신입생 모집요강에는 "제출 서류를 허위·변조해서 제출했을 경우 불합격 처리한다"고 적시돼 있다.

이런 가운데 전날 검찰이 동양대를 압수수색해 표창 관련 서류를 가져갔고, 최 총장은 언론에 "내가 모르는 표창장"이라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지난 2일 기자 간담회에서 의혹 관련자들에게 한 번도 전화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정 교수만큼은 '증거인멸'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린 것이다.

최 총장은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정 교수가 다급하게 전화를 했고 목소리가 좀 떨렸다"고 밝혔다. 그 전화 통화에서 정 교수는 "총장님, 표창이 우리 학교(동양대)에서 나간 게 아니면 딸의 (부산대 의전원) 입학이 취소될 수 있다. (학교에서) 보도자료를 하나 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동양대의 표창장 발급) 대장에는 없지만 어학원에서 했을지도 모르겠다고 (보도자료를) 내달라"고 했다. 여기서 '어학원'은 정 교수가 원장으로 재직했던 동양대 어학교육원을 말한다. 정 교수는 2012년 9월 자신이 원장으로 있을 때 딸에게 총장 명의의 표창장을 줬다. 정 교수는 "퇴직한 학교 직원이 (어학교육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던) 딸에게 '봉사상을 주자'고 먼저 제안했고, 나는 (그 직원에게) '알아서 하라'고만 했다"면서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미루기도 했다.

조 후보자도 이날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저희 딸이 동양대에서 중고등학생들 영어로 가르치는 것을 실제로 했고 표창장을 받은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정 교수가 최 총장에게 요구했던 해명 보도자료의 내용과 비슷한 말을 한 셈이다.

그러나 최 총장은 정 교수의 요구를 거부했다. 이미 동양대는 자체 조사에서 '조 후보자 딸의 총장 표창장이 총장도 모르게 발급됐다'는 결론을 내린 상태였다고 한다. 동양대에서 관리하는 상벌(賞罰) 기록 대장은 물론, 총장의 직인을 관리하는 대장에도 조 후보자 딸이 표창을 받은 기록이 없었다는 것이다.

조 후보자 딸이 부산대 의전원에 제출한 표창장의 기본 양식·일련번호가 정상적으로 발급된 표창장과 다르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는 누군가 총장 직인을 도용해 표창장을 만들었거나 위조했다는 의미다. 이날 진상조사위원회를 발족시킨 동양대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정 교수를 징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