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C까]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의 김대중 묘소 참배
[JBC까]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의 김대중 묘소 참배
  • JBC까
  • 승인 2020.02.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승만·박정희·김영삼·김대중 묘소도 참배
박근혜 면회 한 착각, 이명박 사저 일방 방문
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가 김대중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가 김대중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가 1일 오전 이승만·박정희·김영삼·김대중 묘소를 참배했다. 전날 자유통일당 창당한 후 첫 공식 일정이다.

김 대표의 국립현충원 전직 대통령 묘소 참배에 대해 때아닌 비난이 일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 참배가 적절한 지를 놓고 나오는 비난이다. 

각종 SNS에는 김 대표 첫 행보가 DJ묘소 방문이라니, 실망이라는 글이 나돌았다. 김 대표가 마치 DJ만을 참배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 글이다.

이를 본 태극기 우파들은 김문수 토종 좌빨이 맞네” “전향하지 않았다” “말로는 자유를 부르짖고 있지만 사실은 좌파주의다라는 비난 댓글이 이어졌다. 또 일부는 지금 대한민국은 좌우 체제 전쟁중이다. 자유우파 기치를 내건 김 대표가 감히 DJ 묘소를 참배할 수 있는가"라며 질타했다.

한 인사는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것을 본 적 있는가. 이들은 오직 DJ묘소만 참배했다고 꼬집었다.

이날 김 대표는 DJ 묘소 방명록에 자유통일 이루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어 DJ와의 각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자신이 목포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을 때, DJ가 영치금을 넣어주었다고 회고했다. "김대중 햇볕정책은 동서를 아우르는 정책이었다. 사상이 그렇긴 하지만 김대중도 껴앉고 같이 가는 게 자유통일당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그가 김대중 정신을 껴안고, 또 인연이 있기 때문에 참배에 대해 나무랄 수 없다.

그러나 김 대표는 '개인 김문수'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김문수는 자유우파 정당을 출범시킨 대표다.

개인 김문수는 얼마든지 참배할 수 있지만 우파 정당 대표 자격에서의 참배는 여러 시비와 논란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김 대표는 지금 우리나라는 좌우 체제전쟁 중이다고 입버릇처럼 말한곤 했다. 우파들은 그가 작고했지만 체제 전쟁 중심인물을 김대중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는 그런 김대중과 크고 작은 정치적 인연을 맺고 있었다. 1990년 지금의 좌파 정당 뿌리라 할 수 있는 민중당을 창당했다.

70년대 학생운동을 하면서 박정희 정권에 대항한 전력도 있다. 80년대 재야운동도 같이 했다.

과거의 전력이 오늘의 평가가 될 수 없지만 현재의 행동이 또한 과거를 묻게 할 수 없다.

이를 두고 김 대표에 대한 비난일 일자 그의 최측근 차명진 전 의원은 아주 못마땅해 했다. 그는 3일일 자신의 페북에 “DJ가 붉은 계통은 맞지만 문재인처럼 대놓고 주사파 사회주의는 아니었다. 암튼 빨갱이들한테 비비 꼰 것만 배워서 자기편 씹는데나 써먹다니 한심하다는 글을 남겼다.

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가 3일 서울구치소 정문을 나오고 있다. 캡처=김문수TV
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가 3일 서울구치소 정문을 나오고 있다. 캡처=김문수TV

또 김 대표가 3일 박근혜 대통령 면회를 위해 서울구치소를 방문한 것도 논란거리다. 그가 운영하는 김문수 TV김문수 대표 박근혜 대통령 면회라는 제목을 달고 방송하면서다.

본지 게시판에는 '김 대표가 박 대통령 면회를 했다는데 사실 관계를 확인해달라'는 글이 수두룩 달렸다. 또 한 분은 '박 대통령이 김 대표 면회를 허용한 것은 우리공화당을 버린 것이 아닌가라는 문자까지 보내왔다. 제목에 깜빡 속은 것이다.

이날 김 대표는 박 대통령 면회신청을 했지만 본인이 거절하는 바람에 만나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박 대통령게게 썼다는 편지를 즉석에서 낭독했다.

박 대통령은 1041일 수감(4일 현재) 동안 단 한 사람의 면회를 허용해 주지 않았다.

김 대표도 모를 리 없다. 그런데 김 대표가 방송을 통해 마치 면회한 것처럼 혼돈을 준 것은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이다.

차기 총선을 앞두고 여기 저기서 박근혜 대통령 팔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박 대통령 처지가 어떤 상황인지 아는 김 전 지사가 그렇게 촉구한 것도 바람직 하지 않다.

대통령의 뜻대로 내버려두어야 한다. 그가 진정으로 해야 할 일은 이런 보여주기식 일방의 면회가 아닌 석방을 위해 진정한 노력이다. 

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가 3일 오후 강남 이명박 전 대통령 사저 입구에서 비서와 통화를 하고 있다.
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가 3일 오후 강남 이명박 전 대통령 사저 입구에서 비서와 통화를 하고 있다.

김 대표가 이날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나야겠다면서 일방으로 사저로 향한 것도 곱지 않은 시선이다. 공당의 대표가 이 전 대통령을 만나지 못하고 사저 주변을 멤돌다가 대문 입구에서 비서와 통화만 한 채 돌아가는 모양새가 영 보기 좋지 않았다. 법원은 이 전 대통령에게 보석을 허가해주면서 외부인 접견 금지 조항을 달았다.

이를 모를 리 없는 김 대표가 유튜브와 함께 이 전 대통령을 만나겠다는 것은 억지에 가깝다. 

이 전 대통령을 만날 수 없자 김 대표는 이 전 대통령 강남 사무실로 다시 달려갔다. 그곳에서 이 전 대통령 비서관들을 만났다고 전했다.

태극기 우파들은 문재인 못지 않게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묵은 감정이 쌓여 있다. 지난 2016년 말 탄핵 정국 시절, 많은 태극기 우파들이 이 전 대통령에게 박 대통령 탄핵을 막아달라고 호소했지만 그는 침묵했다. 도리어 친이계가 앞장서서 박 대통령 탄핵에 가담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의 침묵은 묵시적 인정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의 좌장 이재오는 대놓고 박근혜 퇴진과 탄핵을 부르짖었다.

일각에선 자유통일당의 기치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무효가 맞는지 의문스럽다고 의아해 했다. 그게 맞다면 어떻게 이 전 대통령 사저로 갈 수 있는가 지적했다.

인권 차원에서 이 전 대통령 석방촉구는 그렇다치더라도 공당의 대표가 사저와 사무실까지 찾아가서 홀로 나오는 모습에 당원들 중 일부가 실망하는 기색이 역려했다. 

오늘날 대한민국이 좌파 독재가 된 것 기회주의 우파가 크게 한몫 했다. 이 전 대통령은 기회주의 우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과거 우리 정당 대표가 국립현충원에 가서 전직 대통령을 참배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정 중 하나였다. 이에 대해 시비를 거는 것이 오히려 이상했다.

탄핵 정국 이후 이런 행태가 달라졌다. 좌파들은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 묘까지 파헤치자고 한다.

자유통일당은 태극기를 세력을 중심으로 해서 창당된 정당이다. 역대 대통령 묘소 참배를 통해 외연을 넓히고 화합을 이끄는 것도 좋지만 작금의 우파 정당은 한 그릇에 달걀과 반찬을 다 담을 수 없다. 

오얏나무 밑에선 갓끈을 고쳐 메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불필요한 오해받을 짓을 하지 마라는 의미다. 그렇다고 김 대표를 과도하게 몰아붙이는 행위는 자제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