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C의 그냥(2)]박근혜와 마지막 잎새
[JBC의 그냥(2)]박근혜와 마지막 잎새
  • JBC
  • 승인 2020.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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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가 내렸던 11월 말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 낙엽과 벤치에 앉아서 사색하는 조형물,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글귀가 와 닿는다.
가을비가 내렸던 11월 말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 낙엽과 벤치에 앉아서 사색하는 조형물,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글귀가 와 닿는다.

(Sue)와 존시(Johnsy)는 화가지망생으로서 예술가들이 모여사는 뉴욕의 허름한 공동화실에서 같이 살고 있다. 어느날 존시가 폐렴에 걸렸다. 존시는 폐렴으로 인해 부정적인 생각에 꽉 사로잡혀 삶에 대한 용기를 잃어간다.

수는 룸메이트인 존시가 너무 안타까왔다. 친구를 따뜻하게 간호해주며 병과 싸워 이길 수 있도록 끊임없이 용기를 준다. 수는 아래층에 사는 베어먼(Behrman)이란 노인을 자신의 그림 모델로 쓰고 있는데, 어느 날 그에게 존시의 폐렴 얘기를 하게 된다.

베어먼 노인 역시 화가였다. 평생 무명으로 살아오다 이젠 술주정뱅이가 되고 말았다. 겉으로는 까칠하고 퉁명스러워 보여도, 그의 진짜 속모습은 이웃을 향해 따뜻한 마음을 담고 있었다. 존시는 잎이 떨어지면 죽는다는 소문을 들었지만 베어먼은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그날 밤 밤새 심한 비바람이 불면서 아침에는 담쟁이덩굴잎은 마지막 한 장만 남았다. 그 다음날 밤에도 심한 비바람이 몰아쳤지만 마지막 한 장만 남은 잎이 담장에 남아있는 것을 본 존시는 기력을 되찾게 된다.

마지막 남은 잎은 베어먼이 담장에 붓으로 정밀하게 그린 것이었다. 존시는 기적적으로 완쾌되었지만, 사다리를 타고 차가운 비바람을 맞고 밤을 새며 벽에 잎을 그린 베어먼은 2일 만에 폐렴으로 죽고 만다. 1905년 미국의 작가 O. 헨리가 발표한 마지막 잎새단편 소설이다.

지난 11월14일 박정희 대통령 탄신 103주기 경북 구미 거리에 낙엽이 수북히 쌓여있다. 그 옆으로 우리공화당 당원들이 박 대통령 석방을 염원하는 행진을 하고 있다. 낙엽옆으로 행진은 가을의 훈훈함을 더해주고 있다.
지난 11월14일 박정희 대통령 탄신 103주기 경북 구미 거리에 낙엽이 수북히 쌓여있다. 그 옆으로 우리공화당 당원들이 박 대통령 석방을 염원하는 행진을 하고 있다. 낙엽옆으로 행진은 가을의 훈훈함을 더해주고 있다.

우리는 살면서 왜 희망을 가져야 하는 걸까? 희망을 갖는 다는 것은 꿈을 꾼다는 것이다. 꿈을 꾼다는 것은 어려움을 헤치고 삶을 적극적으로 살아간다는 뜻이다. 희망은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다.

지난 4년 간 자유 우파 국민들이 포기하지 않은 희망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무효와 석방이다. 자유 우파 국민들에게는 이 희망이 4년을 버텨온 마지막 잎새였다. 이 희망마저 놓는다면 대한민국은 어찌될까. 마지막 잎새가 떨어지면 존시는 죽는다 했다. 절망이다. 마지막 잎새는 그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어주었다.

박 대통령은 우리에게는 마지막 잎새다. 새봄에 피어서 온갖 비바람을 견디온 녀석들, 한낮의 뜨거운 뙤약볕에서도 푸르름을 간직했던 녀석들이다. 그 녀석들이 모두 떨어졌지만 우리는 그 마지막 잎새가 떨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 잎새가 지면 자유 대한민국의 마지막 잎새가 지는 것 같은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만 같다. 우리가 그 마지막 잎새에 희망을 갖고 간절히 기도하는 것은 다시 봄날은 온다는 희망 때문이다.

거리에는 낙엽이 뒹군다. 가로등 밑에도 낙엽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나무가지에 간신히 매달려있던 마른앞새들이 휘잉 날아다닌다. 바람이 지나간 후 더 앙상해진 나무에서 흔들거리는 마른잎이 안쓰럽다.

가을 지리산 나무의 잎새는 모두 떨어졌다. 소나무만이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다. 지리산 소나무는 추운 겨울에도 지지 않는다. 모두에게 마지막 잎새인 셈이다.
가을 지리산 나무의 잎새는 모두 떨어졌다. 소나무만이 푸르름을 간직하고 있다. 지리산 소나무는 추운 겨울에도 지지 않는다. 모두에게 마지막 잎새인 셈이다.

나무에는 어느새 마지막 잎새가 대롱대롱 걸려 있다. 그 수많은 잎새 중 버티고 있는 마지막 잎새. 이제 그 잎새마저도 떨어질 조짐이다. 이 번주 마지막 잎새가 떨어질 것 같다.

그 마지막 잎새가 떨어지면 또 한 해가 저물었다는 것이다. 한 해가 가면 또 다른 내일은 희망이 가득할 것이라 믿는다.

박근혜 대통령의 석방을 바라는 사람들의 잎새마저 지고 있다. 마지막 잎새는 자연에 사라지더라도 우리네 가슴속에 품고 있는 그 잎새는 결코 떨어뜨리지 말자.

바람 따라, 길 따라 정처없이 흘러가는 우리네 인생은 낙엽같은 인생이다. 그 낙엽은 서청대 담벼락에도 쌓여있다. 박 대통령도 떨어지는 낙엽을 볼 것이다. 우리가 그 서청대 담 너머 나무에 마지막 잎새를 새겨넣자. 우리는 박 대통령의 마지막 잎새가 되고, 대통령은 우리에게 마지막 잎새다. 따스한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