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C의 눈]조국과 딸의 안면몰수(顔面沒收) 부전여전(父傳女傳)이야기
[JBC의 눈]조국과 딸의 안면몰수(顔面沒收) 부전여전(父傳女傳)이야기
  • JBC까
  • 승인 2023.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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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과 조국 딸 조민 씨. 조민씨는 2017년 3월 16일 가족채팅방에서 어머니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에게 “(부산대 의전원) 노환중 교수님이 장학금을 이번에도 제가 탈 건데 다른 학생들에게 말하지 말고 조용히 타라고 말씀하셨음!”이라고 했다. 그러자 정씨가 “ㅇㅋ. 애들 단속하시나보다. 절대 모른 척해라”라고 답했다.
조국과 조국 딸 조민 씨. 조민씨는 2017년 3월 16일 가족채팅방에서 어머니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에게 “(부산대 의전원) 노환중 교수님이 장학금을 이번에도 제가 탈 건데 다른 학생들에게 말하지 말고 조용히 타라고 말씀하셨음!”이라고 했다. 그러자 정씨가 “ㅇㅋ. 애들 단속하시나보다. 절대 모른 척해라”라고 답했다.

미국 인디언들의 옛 이야기다. 모든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세모진 쇳조각이 있다. 그 사람이 나쁜 짓을 할 때마다 그 쇳조각이 돌아가면서 그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이때 느끼는 아픔이 죄책감이라고 한다.

사람이 맨 처음 나쁜 일을 할 때에는 그 죄책감이 상당히 크나, 가면 갈수록 그 쇳조각의 날이 무뎌져서 사람이 죄책감을 덜 느끼게 된다고 한다. 이는 살인을 계속 저질러 온 범죄자가 다음에도 범죄를 가볍게 저지를 수 있는 것에서 그 중심 내용은 사실이라 볼 수 있다.

죄책감은 인간 스스로가 저지른 잘못에 대하여 책임을 느끼는 감정을 의미한다. 잘못은 개개인의 양심에 의해 결정된다. 죄책감은 수치심과는 다른 것이다. 수치심이 바라는 행동을 달성할 능력이 없어서 유발되는 데 반해 죄책감은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거나 비도덕적인 것으로 지각되었을 때 유발된다.

죄를 저질러도 죄책감이 없는 사람이 많다. 조국 전 법무장관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법의 1심 판결문 내용이 알려졌다. 재판부가 조 전 장관에게 실형을 선고한 이유에 대해 법정에 이르기까지 객관적 증거에 반하는 주장을 하면서 잘못에 대해서는 여전히 눈을 감은 채 진정한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서 죄책에 상응하는 중한 처벌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지난 3일 재판에서 자녀 입시 비리 혐의 7개 중 6,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유재수 전 부산시 부시장에 대한 감찰 중단 압력과 딸 조민씨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장학금 600만원 수령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부전여전(父傳女傳)일까. 조 전 장관 딸 조민 씨도 죄책감이 없기로는 아빠 조 전 장관을 빼닮았다. 조민씨가 6일 유튜브에 나와 나는 떳떳하고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고 했다. 조씨가 입시에 활용한 가짜·위조 문서는 한두 개가 아니다. 2020년 정 교수 재판부는 조씨가 부산대 의전원 입시 때 제출한 이른바 ‘7가지 스펙이 모두 가짜 또는 위조라고 판결했다. 조민씨의 부산대 의전원과 고려대 입학이 취소된 것도 이 때문이다. 단국대 의과학연구소 논문 제1 저자 등재도 상식 밖이었다. 1 학생이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과학 논문의 제1 저자가 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데도 떳떳하고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고 했다. 부모가 모두 실형을 선고받고 자신도 의사 자격이 박탈 당할 위기에 처하자 이에 대해 분노의 표시로 이런 말을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렇더라도 정도라는 게 있다. 조민씨는 자신의 잘못마저 정당화시켰다. 그는 입시에 필요한 항목들에서 제 점수는 충분했다의사 자질이 충분하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조민 씨의 이런 발언은 자신의 양심까지 속이는 것이다. 인간이라면 위법과 편법에 대한 지적에 고개를 숙이고 부끄러워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조씨와 딸은 죄책감자체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문마저 든다.

성서창세기에는 아담이 선악과를 먹고서 느낀 최초의 감정은 수치심이었다. 수치심이 죄의식에 선행하는 감정, 죄의식보다 더 근본적인 감정이라는 것이다. 조국의 당당함과 딸의 돌발은 수치심도 없는 듯 하다. 수치심이 없다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수치심마저 느끼지 못하는 조국과 그 딸을 보면서 이들에게 죄의식은 결코 생기지 않을 것 같다.

흔히 염치(廉恥)도 모르고 뻔뻔한 태도를 가진 자를 안면몰수’(顔面沒收)인간이라 한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결점이나 올바르지 않은 행실로 인한 상황에 대하여 책임질 줄 모르고 태도를 보이거나 오히려 아무렇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 비슷한 뜻인 염이불괴(恬而不怪), 파렴치(破廉恥), 후안(厚顔), 철면피(鐵面皮) 등이 있다. 조국 부녀에게는 이제 안면몰수까지 더해질 것 같다. 피는 속일 수 없다는 말이 딱 맞다. 참으로 희한하고 기이한 집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