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세 정재호의 분석] 윤석열의 장한 외교행보 그 ‘集中’과 ‘選擇’의 현장
[94세 정재호의 분석] 윤석열의 장한 외교행보 그 ‘集中’과 ‘選擇’의 현장
  • 정재호
  • 승인 2023.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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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말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말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1주년을 전후하여 국제무대에서 눈부신 조명과 맞닥뜨리는 행운을 만끽하게 됐다. 물론 이에 상응하여 짊어진 봇짐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미 방위조약체결 70주년이란 기념비적인 시점에 미국을 국빈방문, 정상회담과 더불어 상·하 양원합동회의에서 연설한다. 이어 5월에는 일본 히로시마에서 개최되는 G7정상회의에 초청되어 합류한다. 현지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분초를 다투는 일 복()이 한꺼번에 정채(精彩)롭게 밀려온 모양새가 아닌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한 치 양보없는 미·중 파워게임, ·러시아 갈등 심화가 예사롭지 않다. 하나같이 세기적인 시운(時運)이 맞물린 가운데 북한의 끊임없는 핵 위협으로 수직 상승중인 동북아 긴장 상태가 핵심적 의제로 다뤄질 것이다.

북한의 거침없는 다양한 형태의 핵미사일 도발은 개발의 완성도를 내외에 과시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음이 분명하다.

이 와중 윤대통령은 연초 독자적인 핵무장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그 충격파는 컸다. 미국의 권위있는 싱크탱그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화들짝 놀랐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 1970년 초 아시아에서 미국의 역할감축을 선언한 닉슨독트린을 계기로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자주국방을 앞세워 핵개발 집념을 불태운 사실을 상기한 미국의 전략가들은 긴장했다.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 검토를 펜타곤(Pentagon)에 요청한 것으로 보도됐다. 반대론이 수반됐지만 발빠른 예리한 반응이었다.

워싱턴회담에서 북한의 호전성을 잠재울 정교한 책략의 하나인 한국의 핵무장론이 테이블에 오를 것인가? 속단하기 난감하다. 민첩한 사전 조율이 필수적이다. 한 가지만은 야멸치게 짚을 수 있다.

가장 긴요한 시기에 가장 민감한 의제가 협의 대상에 얼씬도 못하고 송두리째 빠진다면 행동하는 뚝심으로 평가받는 윤 대통령에 대한 국내 신뢰도가 흔들릴 것이라는 사실이다.

미국의 고민이 과거 어느 때보다 훨씬 깊어진 까닭은 복합적이다. 핵확산금지조약의 주체국으로서 체면유지가 절실한 반면 동맹국인 일본과 독일의 심상찮은 동향을 묶어서 한국의 핵주권론을 전적으로 무시할 수 없다는 현실적 고려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곧잘 일본자위대의 방어능력증강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적기지 공격능력 보유를 명시적으로 강조하고 나섰다. 전쟁 거부(부정)를 못 박고 있는 현행 헌법을 뛰어넘는 발상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는 의회 증언에서 안보태세의 역사적 전환이란 의미심장한 표현을 동원했다. 고강도 무장을 강조하는 목마른 화두다. 일본과 독일의 안보위협 상황은 간접적이지만 한국이 당면한 안보위기는 직접적이다.

중국 견제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미국은 더 폭넓은 한국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은 초미의 관심사로 접고 있지 않는가. 한국사회를 관류하는 분위기는 독자적인 핵무장의 로드맵을 찾아 나서야 할 때라는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여론조사에서 떠오른 민심의 행방은 또렷하다. ‘핵무장찬성 76.2%, 반대 32.6%’.

한국이 독자노선을 추구할 경우, 엄혹한 국제적인 견제 한파가 몰려올 것이라는 분석을 반영한 것인지 여부는 단언할 순 없다.

같은 말이라도 다르고 다른 경우가 많다. 설문 내용 말의 꼬투리에 따라 판이하게 엇갈리는 여론조사의 미묘한 한계성을 지적하고 있는 대목이다.

다분히 감성적인 충동이 합산(合算)된 여론 조사라는 시각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국가생족이란 명제를 이탈할 순 없을 터. 강경론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한국의 주류 언론들은 미국이 제공하는 핵우산, 확장억지력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 최소한 NATO 관련국이 취득한 수준의 핵기획 통제 공유가 담보되는 핵협력을 강조한다. 차선책으로 핵연료 재처리를 통한 플루토늄 자체 생산권을 확보하라고 촉구한다.

한국이 직면하고 있는 위중한 안보상황을 상징하는 동영상 앞에서 김정은의 잔인성한 정신세계를 새김질해 보자. 걸핏하면 10살 어린 딸을 대동하고 하늘로 솟구치는 시뻘건 불기둥을 우러러 보며 함박웃음을 터뜨리는 김정은의 정신상태는 온전할까? 딱히 부정상실증’(父情喪失症)의 잔인한 야만(野蠻)의 현장이 아닌가. 인성(人性)이 망가진 자가 핵발사 버튼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우리는 예측불허의 불장난꾼과 마주보고 앉아 있다.

기술적으로 한국의 핵개발 잠재력은 우수하다. 박정희시대 왕성했던 핵 개발 욕구가 상당한 수준의 기술획득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비약적인 항공우주 프로젝트와 첨단방위산업 수출선진국에 오른 것도 그당시 부터 키워온 열성적인 기술저변 확대의 덕분이다. 위대한 朴正熙의 유산이 아닌가.

문재인 좌파정권의 탈원전으로 부서진 원전기술은 거의 정상회복 중에 있지 않는가. 아무튼 윤대통령의 집중선택은 나라의 명운과 직결돼 있다. 그의 외교행보에 덩치값도 못하는 거야(巨野)가 아전인수라는 고루한 틀에 갇혀 시비를 일삼는 것은 금물이다. 외교의 본성(本性)은 주고받는 것. 눈가리지 않는 술래잡기라는 비유언어도 있지 않는가. 요행을 바라지 말고 열심히 찾으면 끝내 잡기 마련. ‘행동하는 뚝심에 축복 있기를.

깜빡 놓칠 뻔 했다.

윤 대통령의 의회연설은 값진 기회다. 미국시민과의 직접 대화를 통해 양국의 동맹관계를 조이고 굳히는 새로운 동기부여의 한마당이 되기를 바란다.

9순 노한(老漢)이 무슨 특별한 재간이 있어 큰 도움될 리 없겠지만 생각나는 대로 몇 줄 적고자 하니 참조하여 감동적인 장()이 되길 바란다.

딱딱하고 어려운 말을 피하고 솔직한 감성 전달에 역점을 둘 것 한국인의 DNA는 은혜를 꼭 갚아야만 직성이 풀린다는 점을 강조 6·25때 파병을 결행함으로써 오늘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을 있게 한 트루먼대통령께 감사표시를 맥아더장군과 밴프리드장군, 워커장군, 싱글러브장군 등 <더 많은 장군을 거명>에게 특별한 경의를 표한다고 하고 윤 대통령 특유의 당당한 거수경례를 선보일 것 미국의 자랑스런 성조기가 휘날리는 곳에는 태극기가 함께 할 것 임을 다짐 6·25와 월남전에서 산화한 장병의 가정에 하느님의 가호가 있기를 기원한다며 가슴에 손을 대어 잠시 묵념을 올릴 것 미국국가중 가장 인상적인 대목을 골라 신의 축복을 기도할 것.

민족중흥회 회장 정재호

정재호 민족중흥회 회장.
정재호 민족중흥회 회장.

약력

1930년생

靑丘大學(현 영남대학)

서라벌 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수료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행정학과 연구과정 수료(경영진단사 자격취득)

경향신문 주일상주 특파원, 정치부장겸 부국장, 상임논설위원

중앙홍보연구소 이사장

한국부동산경제신문 회장, 월간 평론지 인사이드 월드회장겸 주필

8대 국회의장 비서실장

9·10대 국회의원(3선의원)

유신정우회 원내수석 부총무, 대변인

헌정회 사무총장, 부회장, 원로회의 부의장

현재 민족중흥회 회장, 국가원로회 상임고문

저서

시집:향수,폭포수

칼럼집:새천년 새벽의 초대, 대통령의 초상, 진혼곡의 끝자락이 흐느끼는 까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