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세 논객 정재호 칼럼]“통합과 분열의 갈림길에 선 5.18 투명한 유공자 발표가 해답이다”
[94세 논객 정재호 칼럼]“통합과 분열의 갈림길에 선 5.18 투명한 유공자 발표가 해답이다”
  • JBC까
  • 승인 2023.05.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5월 정신은 자유민주주의 실천 명령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5.18민주화운동 제43주년 기념식전에서 던진 화두다. 한국 현대사에서 결코 지워질 수 없는 ‘5.18이란 숫자에 함축된 의미의 팽창지수는 상한선이 없다.

총부리에 맞서 목젖이 찢어지게 민주화를 절규했던 젊은 영혼들이 가지런히 잠든 곳에서 토로한 대통령의 영탄사(詠嘆辭)에 표현의 한계치가 따로 있겠는가.

대통령의 언어는 이어진다. “5월 청신은 우리가 반드시 승계해야 할 소중한 자산이라고 지적한 윤대통령은 마침내 우리를 하나로 묶는 구심체라고 힘주어 마침표를 찍었다. 앞뒤 잘 다듬어진 유장한 대통령의 오월찬미에 이의를 달 구석은 없다. 그러나 거두절미 한가지만은 꼭 짚어야겠다.

오늘날 ‘5.18이 과연 국민통합의 구심점 구실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 앞에 우리는 어떻게 대꾸할 것인가. 도리어 분열의 원심력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서릿발 물음표 앞에 장엄한 5월 민주화운동은 졸지에 성가시고 귀찮은 애물단지로 내몰리고 있지 않는가?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 화근은 문재인 운동권 권력이 알량한 이념의 잣대를 함부로 들어밀어 가짜 유공자를 양산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온갖 유언과 사론(邪論)이 숲을 이루고 있다. 유공자 4,643명 중 가짜가 310명이라는 입소문이 광주 저잣거리에 나뒹굴고 있다. 문재인 정권은 5년간 꽁꽁 숨겨온 명단공개를 끝내 거부했다. 문재인에 의해 벼락출세한 김명수 대법원장은 명단공표금지의 명분으로 개인정보보호를 핑계로 내세웠다. 황당한 말장난이다.

국가 유공자는 널리 알려 존경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넓혀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반대로 가고 있다. 역사 왜곡과 민심교란을 부채질하는 죄를 물어 마땅하지 않는가.

지난 218, 광주 5.18묘지 충혼탑 앞에서는 얼룩무늬 군복과 검은 정장차림 20여명의 중년 남정네들이 무리지어 참배했다. 계엄군으로 투입된 육군특전사령부소속의 예비역단체인 특전사 동지회5.18유공지회, 유가족회 3개단체 구성원들이다.

이들은 시내 5.18문화센터로 자리를 옮겨 250여명의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대국민 성명은 발표했다.

5.18정신의 계승 발전을 다짐하고 화해와 용서를 강조. 해마다 계엄군 순직장병이 묻힌 서울현충원과 광주 5.18묘지를 공동참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죽기살기 시로 사납게 충돌, 피흘린 여한을 풀고 뜨겁게 껴안은 43년 만의 극적인 해원(解冤)의 한마당을 연출했다.

민족중흥회는 성명서를 통해 정부는 즉각 유공자명단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광주시가 쥐락펴락하고 있는 5.18관련 업무를 국가보훈처로 옮길 것을 촉구했었다. 정부의 반응은 이유없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제 정치권은 호남표심 얻기에 매달리는 민망스러운 동작을 멈추고 구천(九泉)을 헤매고 있을 넋을 달래는 실질적인 조치를 서둘러야 할 차례다. 언론 표현의 자유라는 큰 틀의 헌법정신에 기초하여 사고의 유연성을 폐쇄한 악명 높은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을 전면적으로 뜯어고치는 시늉이라도 해야 할 엄숙한 시간이다.

동서고금을 통하여 자기성찰을 거부한 오만한 권력에 축복은 없었거늘. ‘행동하는 뚝심으로 평가받는 윤 대통령은 유공자 명단 공개와 함께 광주시가 독과점하고 있는 5.18 사무를 국가보훈처로 이관하는 동시에 감사원으로 하여금 그간의 5.18 관련 행정의 민낯을 철저히 감사할 것을 명령할 것을 촉구한다.

무릇 세상사(世上事)에는 절호의 기회가 따라 붙는 법. 지금이 바로 그 임을 놓치지 말 것을 당부한다.

정재호 민족중흥회 회장
정재호 민족중흥회 회장

 

필자 약력

1930년생

靑丘大學(현 영남대학)

서라벌 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수료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행정학과 연구과정 수료(경영진단사 자격취득)

경향신문 주일상주 특파원, 정치부장겸 부국장, 상임논설위원

중앙홍보연구소 이사장

한국부동산경제신문 회장, 월간 평론지 인사이드 월드회장겸 주필

8대 국회의장 비서실장

9·10대 국회의원(3선의원)

유신정우회 원내수석 부총무, 대변인

헌정회 사무총장, 부회장, 원로회의 부의장

현재 민족중흥회 회장, 국가원로회 상임고문

저서

시집:향수,폭포수

칼럼집:새천년 새벽의 초대, 대통령의 초상, 진혼곡의 끝자락이 흐느끼는 까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