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세 논객 정재호의 직설]건국대통령 능멸한 광기와 국힘당의 ‘무력성체질’
[94세 논객 정재호의 직설]건국대통령 능멸한 광기와 국힘당의 ‘무력성체질’
  • 정재호
  • 승인 2023.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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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에서 진보당 강성의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연합뉴스
11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에서 진보당 강성의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연합뉴스

6월은 호국보훈의 달’, 순국선열과 호국 영령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며 보은(報恩)을 다짐하는 우리만의 특별한 시간이다. 동서고금을 가로지른 경구 하나가 떠올랐다.

역사의식이 빈곤한 민족에 미래는 없다.”

오늘 우리 사회 집단지성의 현대사관은 속이 꽉 차고 야무진가 되묻고 싶다. ‘남쪽대통령문재인 치하 갈라치기에 놀아나 딱히 이념내전’(理念內戰)을 방불케 하는 볼썽사나운 풍경이 오늘도 심심찮게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인식의 관점은 다양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건국사관(建國史觀)은 반드시 일치돼야 한다.

나라 세움의 뿌리가 바람에 흔들리면 스스로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자기모순에 함몰된다.

지난 522일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 국회인사청문회에서 진보당 강성희(전북 전주시 을) 의원이 쏟아낸 가당찮은 막말은 백보를 양보하더라도 용납될 수 없는 망언이 아닐 수 없다.

4·5보궐선거에서 당선, 국회에 입성한 지 44일 째 강 의원은 이승만 대통령을 내란 목적 살인죄를 저지른 범죄자로 몰며 내란의 수괴를 기념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떠들어 댔다. 해괴한 악담이다. 건국대통령을 광기어린 말투로 능멸한 것에 대해 역사학자와 법조계는 일제히 성토하고 나섰다.

진실을 왜곡 자기가 믿고 싶은 것만 골라잡는 위험한 역사맹신의 전형이라는 비판이 큰 흐름이었다. ‘대한민국은 태어나서는 안되는 나라’ NL(민족해방)계 주사파운동권의 북한 편향 역사관의 소산이라는 지적도 만만찮았다.

강 의원이 몸담고 있는 진보당은 박근혜 정부 당시 내란 선동으로 해산 당한 통합진보당의 후신이다. 이날 청문회에서 더불어 민주당 소속 의원(김성주·김병원)들은 민주주의 유린자’ ‘부정선거로 쫓겨난 독재자따위 험담을 섞어 입맞추는 등 초록동색냄새를 짙게 풍겼다.

이승만 건국대통령 추도식 장면.연합뉴스
이승만 건국대통령 추도식 장면.연합뉴스

새빨간 거짓말이다. 건국대통령 이승만은 결코 쫓겨나지 않았다’ 4·19의거로 부상한 젊은이 병상을 찾아 불의를 보고 들고 일어선 자네들이 자랑스럽다고 격려했다. 스스로 하야를 결심 경무대’(당시)를 떠나는 대통령을 대성통곡 땅을 치며 가로막는 군중들을 달래며 백성들이 나라 지키기 위해 궐기하는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된다며 미소짓던 거인(巨人)의 빛바랜 동영상은 당시의 감동적인 현장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승만은 일본 군국주의가 미국과의 전쟁을 꾀하고 있음을 미국 조야에 널리 알려 선각자적인 식견을 과시했다. 70년 전 그 누구도 예견하지 않았던 한·미 방위조약체결을 밀어 붙이는데도 이승만의 탁견이 위력을 발휘한 것은 미국국무성 외교문서에도 각인된 역사적 문헌으로 자리잡고 있지 않는가.

그가 있어 오늘의 자유 대한민국이 있음을 잠시도 망각해서는 안된다. 오늘날 국회의원 면책특권으로 수다스런 요설(饒舌)을 널어놓을 수 있는 것도 음수사원(飮水思源)의 지혜를 밝혀 고마움을 곱씹어 마땅할 터.

필자가 90줄 어설픈 육필로 꾹꾹 눌러 쓰고 있는 칼럼 보다 적극적인 주안점은 따로 있다. 자유민주주의 선각자 이승만대통령을 향해 철딱서니 없는 입방아를 찧고 있음을 먼 산 바라보듯 고작 당 부대변인의 뜨뜻미지근한 논평으로 맞대응한 국민의 힘 지도부의 무력성체질’(無力性體質)을 호되게 타박하고자 함에 있음을 밝혀둔다.

물어뜯어야 할 때 팔짱끼고 있으면 유약한 위선자로 몰리기 십상이다. 국힘당 지도부는 강성희 망언사태를 일과성 두루뭉수리로 취급할 요령인가!

대통령실의 무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건국대통령을 입에 담지 못할 정도로 매도한 마당에 일언(一言)은 고사하고 반구(半句)도 벙긋하지 않는 대통령실을 향한 보수시민단체의 분노와 실망감이 교직된 감상(感傷)이 예사롭지 않다.

때마침 무슨 조화인가. 유튜브에 대통령 후보 당시 서울 국립현충원을 찾은 이재명의 동영상이 떴다. “이승만 대통령은 친일매국세력의 아버지라고 입을 연 이 후보의 카랑카랑한 음성은 이어진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을 줄줄이 엮어 국정파탄자, 인권말살자. 친일독재자, 광주학살자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재명의 삐뚤어진 건국사관은 이미 호가 난 마당이다. 뒤늦게 알려진 사실이지만 진보당 강성희 의원은 더불어민주당내 강성친명(親明) 모임인 처럼회에 가입한 몸으로 이재명과는 유유상종(類類相從)의 관계, 강성희 망언도 어쩌면 이재명과 사전조율한 것이라는 의혹을 낳게 하는 대목이다.

필자가 한두 번 우려먹은 속담 하나를 끝맺는 말로 소환한다.

조상 은덕(恩德)을 섬기지 않는 집 장독대는 오뉴월 햇살도 외면한다고 했거늘. 어쩌다가 이끼 낀 우리네 후덕(厚德)한 심사가 싸가지없이 말라 삐뚤어졌는가. 하늘 우러러 눈시울을 적셔 보는 6월이다.

정재호 민족중흥회 회장

 

정재호 민족중흥회 회장.
정재호 민족중흥회 회장.

필자 약력

1930년생

靑丘大學(현 영남대학)

서라벌 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수료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행정학과 연구과정 수료(경영진단사 자격취득)

경향신문 주일상주 특파원, 정치부장겸 부국장, 상임논설위원

중앙홍보연구소 이사장

한국부동산경제신문 회장, 월간 평론지 인사이드 월드회장겸 주필

8대 국회의장 비서실장

9·10대 국회의원(3선의원)

유신정우회 원내수석 부총무, 대변인

헌정회 사무총장, 부회장, 원로회의 부의장

현재 민족중흥회 회장, 국가원로회 상임고문

저서

시집:향수,폭포수

칼럼집:새천년 새벽의 초대, 대통령의 초상, 진혼곡의 끝자락이 흐느끼는 까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