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세 논객 정재호의 직설]이재명의 ‘가면무도회’와 스텝 꼬인 불체포특권의 말로
[94세 논객 정재호의 직설]이재명의 ‘가면무도회’와 스텝 꼬인 불체포특권의 말로
  • JBC까
  • 승인 2023.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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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의원들이 지난 6월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 서약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의원들이 지난 6월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 서약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을 놓고 뒤틀린 더불어민주당의 몰골이 도무지 민망스럽기 짝이 없다.

딱히 눈 가리고 아웅하는 가면무도회가 스텝이 꼬여 야단스럽게 와르르 무너지는 형상을 닮았다. 민주당은 지난 3·9대선 과정에서 의원 불체포특권을 내려놓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막상 검찰의 체포동의 요구안을 깡그리 부결하는 이른바 방탄국회를 거푸 연출하는 반동’(反動)을 일삼았다.

이재명 대표가 심기일전했는가? 지난번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자신에 대한 체포요구서가 제출되면 피하지 않고 당당히 나서서 법원의 구속적부심사를 받겠노라고 선언했다. 그의 다짐은 신선한 충격파를 몰고 왔다.

거야(巨野)의 몸통 뒷전에 숨었던 그가 백마 탄 검투사로 변신하는 순간이었다. 당 쇄신을 노래해 온 이재명 대표는 김은경 당혁신위원장이 혁신 제1호로써 내세운 불체포특권을 의원총회에 붙였다.

의총은 주류 비주류 간에 따따부따를 거듭한 끝에 계속 논의하기로 한다는 어정쩡한 꼬리표 한 장을 붙여놓고 서로 돌아앉아 말문을 닫았다. 후속조치는 무소식이다.

유쾌한 결별이란 제법 맛깔스러운 언어가 등장, 입맛을 다시게 했는가하면 불편한 동거란 그럴싸한 말들이 오갔지만 볼썽사나운 막말은 없었다.

친명(親明)과 비명(非明)은 벌써부터 마음속으로 바이바이(bye bye)를 읊조리고 있었는지 모른다. ‘심리적 분당이란 또 하나의 신조어가 보란 듯이 부지런히 번지는 오늘이다.

김 혁신위원장은 불체포특권이 통과 안 되면 당이 망한다는 빨래줄 직언(直言)을 사방눈치 살피지 않고 흩날려놓은 마당이다. 차라리 분당이란 가슴앓이에 마침표를 찍은 흔적들이 곳곳이 진하게 묻어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월 1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예정에 없던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했다. 그후 의총에서 체포동의 요구안을 부결시키면서 "진짜 하는 줄 알았는"라며 조롱당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월 1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예정에 없던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했다. 그후 의총에서 체포동의 요구안을 부결시키면서 "진짜 하는 줄 알았는"라며 조롱당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명계로 분리되는 31명 의원들이 입장문을 내고 혁신의 첫걸음은 불체포특권 포기라고 선수를 치고 나왔다.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한 최선의 선택은 특권 포기라는 데 방점을 찍은 이들은 체포동의안이 제출될 경우 구명 활동을 하지 않을 것이며 신상발언을 얻어 불체포특권 포기를 확실히 밝히겠다고 못을 박았다.

이상민 홍준표 이원욱 조응천 박용진 김종민 의원 등 말 눈치에 밝고 말 값어치를 치룬 경험들이 풍부한 이름들이 즐비하다. 친명계 쪽에선 특권 포기는 검찰 독재를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까닭을 앞세워 헌법에 명시된 불체포특권을 개헌없이 추진하는 것은 위헌이란 입장을 굳히고 있다.

17일 제75주년 제헌절 아침. 국회 앞 큰 길목에서는 의원특권 포기를 외치는 시위대가 눈길을 끌었다. 집회를 주관한 특권폐지 국민운동본부의 장기표 대표는 국회의원에게 주어진 특권이 186개나 된다고 지적하며 지자체장들은 끌어내릴 수 있는 주민소환제가 있지만 국회의원에게는 없다 불량의원에 대한 소환제도를 고민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궁지에 몰린 이재명 지도부는 장마피해복구를 핑계삼아 의원총회 소집을 망설이고 있다. 지지율 냉각기류에 휘말린 민주당의 조바심이 타들어가는 모양새다. 원내 의석 분포를 보면 대세는 이미 특권 포기쪽으로 기울고 있음을 확연히 읽을 수 있다.

국민의힘 112석은 일찌감치 포기를 약조했고 정의당 6석은 당론으로 포기를 다짐했다. 무소속 10석을 포함한 진보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화 각1. 여기에 민주당 이탈표(가정) 31석을 합치면 과반정족수를 크게 누른 162석이 된다. 민심을 등진 알량한 권력의 유세(有勢)는 성난 비다 한복판의 일엽편주(一葉片舟)인 것을 동서고금을 가로지른 이끼 낀 경구(警句)를 귀담아야 할 오늘이 아닌가.

정재호 민족중흥회 회장.
정재호 민족중흥회 회장.

정재호 민족중흥회 회장

필자 약력

1930년생

靑丘大學(현 영남대학)

서라벌 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수료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행정학과 연구과정 수료(경영진단사 자격취득)

경향신문 주일상주 특파원, 정치부장겸 부국장, 상임논설위원

중앙홍보연구소 이사장

한국부동산경제신문 회장, 월간 평론지 인사이드 월드회장겸 주필

8대 국회의장 비서실장

9·10대 국회의원(3선의원)

유신정우회 원내수석 부총무, 대변인

헌정회 사무총장, 부회장, 원로회의 부의장

현재 민족중흥회 회장, 국가원로회 상임고문

저서

시집:향수,폭포수

칼럼집:새천년 새벽의 초대, 대통령의 초상, 진혼곡의 끝자락이 흐느끼는 까닭

정론일갈(一喝)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