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유영하⓵]'언론공동체'…같은 날 박근혜 일간지, 유영하 월간지에 윤석열 '호평'
[박근혜 유영하⓵]'언론공동체'…같은 날 박근혜 일간지, 유영하 월간지에 윤석열 '호평'
  • JBC
  • 승인 2023.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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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이 중앙일보에 밝힌 회고록과 지난 18일 자 발매된 유영하 변호사의 월간조선 인터뷰에서 드러난 논란과 쟁점에 대해 3회 연재한다. 두 사람의 주장 논란과 그동안 밝혀진 내용과 약간씩 달라 진실 규명 차원에서 접근한다. 박근혜 탄핵과 구속 진실규명이야말로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출발선이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첫 번 째, 언론공동체

두 번 째, 정치공동체

세 번 째, 테블릿PC공동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월 7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나 산책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1월 7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나 산책을 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유영하 변호사는 윤석열 특검팀장과는 예전부터 잘 아는 검찰 선배이기 때문에 편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나는 보고를 받은 후 유 변호사에게 특검조사팀이 조사 도중 쉴 수 있는 휴게실을 마련하고 다과 및 음료도 제공하도록 준비해 불편함이 없도록 하라고 말했다. 그 후 특검 측에서 검사 중에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있다고 전해 와, 그 직후 청와대 내부에 임시 흡연 공간을 마련하기까지 했다.”<중앙일보 19일 자 박근혜 회고록 34회 내용>

제가 검사 출신이라 윤석열 대통령은 두둔하는 것은 아니다. 특검 조사를 앞두고 당시 특검 수사팀장이던 윤 대통령과 조사 일정 등에 대해 협의를 한 적이 있었는데, 윤 대통령이 제가 요구한 여러 가지 조건을 흔쾌히 받아줘 30분 만에 협의를 끝냈다.”<18일자 발매 월간조선 유영하 변호사 인터뷰 내용>

중앙일보가 연재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하 박근혜) 회고록과 월간조선의 유영하 변호사(이하 유영하) 인터뷰 내용 중 일부다.

두 사람의 인터뷰에 관심이 끄는 대목이 있다. 박근혜는 19일 자 회고록에서 2017년 초 당시 특검팀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을 언급했고, 월간조선은 18일 발간됐지만 기사 전문을 19일 공개하면서 같은 날 실린 두 사람의 회고록과 인터뷰 내용에 이목이 쏠렸다. 

두 사람이 사전 계획하에 윤 대통령 언급 인터뷰를 하지 않았을까 짐작되는 부분이다. 19일 자에 실린 박근혜 회고록은 아마도 12월 초 사전 인터뷰가 됐을 것이다. 유영하의 월간지 인터뷰는 121일 이루어졌다. 언론사가 19, 같은 날에 회고록과 인터뷰를 동시에 내보내는 경우를 우연으로 해석해야 할까. 이것은 두 사람이 특정 소재를 두고 함께 입을 맞추고 언급했다는 의심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회고록과 인터뷰서 언급된 특정 소재는 20172월 초 박근혜의 특검 수사 날짜와 조사방식 절차 등 관련이다. 윤석열 특검팀장은 호의를 베풀어주었는데 또 다른 특검 소속 검사가 어깃장을 놓았다는 것이다.

박근혜는 유영하가 윤석열 특검팀장과 편하게이야기를 나누었다는 사실을 털어놓았고, 유영하는 박근혜의 수사방식 주장을 윤 팀장이 흔쾌히수용해주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당시 그 무시무시하고 강압적인 특검이 편하게흔쾌히해주었다는 언급이 사사하는 점과 그 끝이 어디일까.

호의가 해핑엔딩으로 끝난 게 아니다. 그래서 박근혜가 어떻게 되었는가. 특검은 박근혜를 최순실과 함께 삼성과 기업에 묵시적 청탁을 했고, 경제공동체를 이루었다고 밝혔다. 한 푼의 뇌물도 받지 않는 현직 대통령을 뇌물죄로 역어버렸다.

박근혜는 구속되어 1737일 간 감빵 생활을 했다. 지난 20211월 대법원은 박근혜에게 징역 20·벌금 180억 원을 선고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2017310일 박근혜를 파면시켰다.

도대체 이 같은 수모와 고초를 겪은 박근혜가 유독 윤석열 특검팀장을 부드럽고 따뜻한 사람으로 묘사하는 이유가 뭔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아닌 김수남이 총장으로 있던 검찰에서 구속한 것이다.” 유영하가 월간조선에서 밝힌 인터뷰에 이것이 함축적으로 담겨져 있다고 봐야 한다. 이 주장은 유영하 말이 맞다. 그러나 이 주장주의 주장에는 윤석열 면죄부가 아주 깊이 깔려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월간조선은 이 발언에 대해 박 전 대통령 구속은 당시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노승권 1차장 등이 검찰총장과 상의를 해서 결정한 것으로 윤석열 대통령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고 해석했다.

전혀라는 부사를 동원 윤 대통령이 박근혜 구속과 관련없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보수우파 층에선 누가 어떻게 박근혜를 구속시켰는가는 초미의 관심사항이었다. 박근혜 국정농단 수사 그 중심에는 박영수 특검이 있었지만 보수층의 지지를 받은 윤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바람에 박근혜 구속과 윤석열은 서로 어색하고 묘한 관계였다.

대통령 박근혜와 검사 윤석열 악연은 차고 넘친다. 대통령 시절 박근혜가 윤석열을 좌천시켰고, 특검팀장 시절 윤석열이 박근혜 구속 일등공신이었다는 말이 회자되었다. 윤 대통령이 지금도 보수층으로부터 악연에 따른 이같은 오해를 사고 있다.

그런데 이 논란을 유영하가 한 방에 선을 그어버렸다. 박근혜도 보태주었다. 월간조선은 본문 소제목에 박근혜 구속, 김수남 전 검찰총장이 결정이라고 달았다. 그러나 20223월 초 흥미로운 기사가 관심을 끌었다.

재미신문인 선데이저널202232(현지 시각) “박근혜는 내가 감빵 보냈다는 윤 대통령 후보의 음성파일을 공개 파장을 일으켰다.

이 녹음파일에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최순실 특검 근무 당시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발언한 육성이 그대로 담겨 있다. 여기에는 박근혜를 뇌물죄로 엮어 내가 감빵 보냈다고 말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후보시절 20218월 국민의힘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수사팀장을 맡아 주도했던 최순실 국정농단특검 수사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불구속 수사하려 했다고 언급했다.

어쨌든, 유영하 언급대로 박근혜 구속은 김수남 검찰총장이 최종결재권다. 검사동일체 원칙에 따라 이를 살펴보면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노승권 1차장 등도 구속결재를 했을 것이고, 특별수사본부에서 박근혜를 직접 조사했던 현 이원석 검찰총장도 결재라인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이들이 구속결재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박근혜 구속의 멍에를 껴안아야 하는가. 이것은 눈감고 야옹이다.

국정농단 출발과 수사상황, 특검 임명 그후 사안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167TV조선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이 터졌다. 이어 9월 한겨레신문이 최순실이 박근혜 전 대통령 해외순방에 동행하기도 했고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과 인사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최 씨의 딸이며 승마선수인 정유라 씨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과 학사 특혜 등의 문제도 터져나왔다.

이러는 과정에서 1024일 저녁 JTBC가 최 씨의 태블릿PC를 입수해 대통령의 연설문과 각종 정책 자료에 최 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보도하면서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이 본격적으로 이슈화되었다.

박근혜는 JTBC의 보도가 나온 지 하루만인 1025일 최 씨의 연설문 수정 사실을 일부 시인하는 내용의 1차 대국민 사과를 했다. 1025일 오후 JTBC는 최순실 씨가 연설문 수정뿐 아니라 고위 공직자의 인사나 통일·외교 정책 등 국가의 중대사도 배후에서 관여했다는 보도를 또 내놓았다.

국민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규탄하는 첫 촛불집회가 열렸고, 정치권에서도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20161027일 김수남 검찰총장은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해 본격 수사에 나섰다. 사건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 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권유로 1030일 유럽에서 귀국했고 31일 피의자 신분으로 특별수사본부에 출석했다. 특수본은 1031일 조사 도중 최 씨를 긴급체포했으며, 113일 구속하는 등 속전속결로 수사를 진행했다.

검찰 1기 특수본은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를 기대했으나 박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아 직접조사는 이루어지지 못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1211일 최종 수사 결과 발표로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하고 기존의 수사기록과 증거자료를 1130일 출범한 특검팀에 인계하고 해체 수순을 밟았다.

특본이 국정농단 수사에 손을 놓은 것은 여야가 20161117일 국회에서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을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키면서다. 1130일 박근혜는 국정농단 의혹 사건과 관련해 자신을 수사하게 될 특별검사에 박영수 전 서울고검장을 임명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을 수사하는 특검팀이 공식 출범했다.

특검 시절 윤석열 특검팀장과 박영수 특검.
특검 시절 윤석열 특검팀장과 박영수 특검.

20161130일 박영수 특검이 임명된 이후 특검보 임명과 파견검사 확정을 통해 122명의 규모로 출범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시 특검팀장으로 합류했다.

특검은 삼성그룹과 국민연금이 연루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뇌물공여, 문화계 블랙리스트, 최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이화여대 입시·학사 비리, 최 씨의 국정 이권개입, 청와대 비선 진료 등 15개의 수사 대상에 대해 광범위한 수사를 진행했다.

특검은 박근혜 당시 대통령 수사를 위해 출석 조율을 박근혜 대통령 측과 물밑에서 시도했으나 박 대통령이 특검 출석에 응하지 않아 특검의 박 대통령 직접 수사는 불발되었다. (박근혜 유영하 언급 인터뷰)

특검 수사 결과 최순실 씨를 비롯해 안종범 전 국정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들,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 30명의 정부 인사들을 구속·기소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상대로 2번의 구속영장 청구 끝에 구속영장을 발부받은 것은 특검 수사의 최대 성과로 꼽혔다.

문제는 특검이 박근혜 구속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당시 촛불세력들은 박근혜를 수사해서 구속시키라는 강한 압박을 가했다. 그러나 특검수사 기간이 발목을 잡았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특검팀의 수사 기간 연장(30)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특검의 수사는 2017228일 종료됐다. 이에 특검은 36일 수사결과 발표를 끝으로 공소유지 체제로 전환했다.

특검은 201736일 뇌물 혐의 등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모두 13가지 혐의를 적용한 국정농단 의혹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박근혜 수사도 않고 이 같은 발표를 하면서 변호인들의 큰 반발을 샀다.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201612월 특검팀에 넘긴 박근혜 대통령의 혐의는 8개였다. 그러나 특검은 뇌물수수, 직권남용(3), 의료법 위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작성·시행(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강요), 공무원(문화체육관광부)과 민간(KEB하나은행) 인사 부당 개입(직권남용) 5개 혐의를 추가함으로써 박근혜 대통령의 혐의는 모두 13개가 되었다.

2017228일 특검 수사가 종료되면서 수사는 다시 2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로 넘어갔다.

박 대통령은 피의자 신분으로 2017321일 오전 930분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출석한 후 21일 오후 1140분까지 조사를 받았다. 특본은 327일 박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했다. 박근혜는 30일 영장실질심사를 했으며, 331일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 구속됐다.

다시 유영하의 윤석열 면죄부 발언으로 돌아오자. 유영하 언급대로 윤 대통령은 박근혜 구속 최종 결정권자가 아니다. 그러나 특검수사 기간이 30일까지 연장이 되었다면 윤석열은 박근혜 구속 결정권자가 되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구속최종결정권자가 박영수-윤석열 순이다.

유영하의 언급은 본질의 초점을 흐리게 하는 발언이다. 이것은 윤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줌으로써 박근혜 구속 논란을 털어주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지난 해 4월 윤 대통령이 당선자 신분으로 박근혜 대구 달성 사저방문과 지난 11월에는 윤 대통령은 사저를 예방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26일 박정희 대통령 44주기 추도식에 참석까지 했다. 박근혜는 당시 윤 대통령과 오솔길을 걸었던 사진을 자신의 현관 장식장에 진열해 놓았다. 사저를 방문한 윤 대통령이 이를 보고 오누이같다고 했다.

이런 것을 미루어짐작 할 때, 차곡 차곡 수순을 밟으면서 윤석열 면죄부언급이 나왔음을 엿볼 수 있다. 박근혜 수사와 구속은 엉터리 수사의 완결체다. 박근혜 구속과 탄핵은 좌익들의 체제전복과 권력찬탈에 이용당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문재인 종북정권이 들어선 것만 봐도 그렇고, 이들은 대한민국 역사와 정체성을 부정해왔고, 국체변경 시도까지 했다.

특검 수사를 통해 박근혜 탄핵과 구속에 혁혁한 공을 세운 윤석열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이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서울중앙지검장에 검찰총장까지 역임했다.

막판 문 정권과 갈라선 후 국민의힘에 입당 대선 후보가 되었고, 마침내 권좌에 앉았지만 박근혜 수사 악연은 떨쳐내지 못했다. 윤석열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박근혜가 낸 두 차례 형집행신청도 해주지 않아서 보수층의 원성을 듣기도 했다. 또 박근혜 내곡동 사저 경매 책임자도 윤석열 검찰총장이었다.

유영하에게 묻겠다. 유영하는 201736일 특검의 수사 발표 직후 한 방송에 출연, “한마디로 얘기하면 추측과 상상에 의존해서 공소장을 작성했다는 느낌이라고 혹평했다. 이어 박 대통령과 최 씨의 공모와 대가성이 전혀 없기에 뇌물죄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검이 수사결과 발표 날짜를 전날로 잡은 것은 정치적 의도라고 주장했다.

박근혜는 4일 뒤 대통령직에서 파면당했고, 헌재의 파면결정문은 특검의 판박이였다. 그런데도 유영하는 특검이 박근혜 박근혜를 구속하지 않았고, 김수남 검찰총장이 했다고 면죄부를 주는 의도와 까닭이 무엇인가. 이것은 박근혜 구속 진실을 오도하는 것이다. 박근혜도 이에 덩달아 호응맞추고 있으니 기가 찰 뿐이다. 두 사람이 언론공동체가 됐다는 것인가.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