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까(3)]배신자는 내부에 있다
[아무튼 까(3)]배신자는 내부에 있다
  • JBC까
  • 승인 2020.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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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교토 혼노지 앞에 서 있는 필자.
일본 교토 혼노지 앞에 서 있는 필자.

적은 혼노지에 있다!’(本能寺に あり!)'

15826월 일본의 역사를 또 한 번 바꾼 혼노지의 변()’- 부하 장수 아케치 미쓰히데(明智光秀)가 반란을 일으켜서 오다 노부나가(識田信長)를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한 모반이다.

노부나가는 전국통일을 바로 눈앞에 두고 최측근인 아케치 미쓰히데의 배신으로 불타는 혼노지에서 자결로 생을 마감했다. 이른바 혼노지의 변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이후 '내부의 적'(배신자)을 뜻하는 대명사가 됐다.

나는 방송을 할 때나, 글을 쓸때도 이같은 말을 자주 인용한다.  적은 '외부'에는 없다. '내부'에 있다.

로마 공화정 시대 황제가 되려 했던 카이사르(시저)가 동지이자 부하인 '부르투스'의 칼에 맞아 쓰러졌다. 이때 그의 입에서 나온 마지막 말 한마디, "부르투스, 너마저(Et tu, Brute)"이다.

배신하는 행위를 비유적으로 말할 때 인용되는 이 말 너마저는 "당신이 그럴 줄 몰랐다"는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김재규의 총탄에 의해 생을 마감했다. 김재규가 그럴 줄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김재규는 박 대통령의 오랜 최 측근 중 한명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당한 것도 마찬가지다. 보수라 자칭하는 62명이 탄핵에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탄핵은 무효가 됐을 것이다. 우파들은 "저들이 그럴 줄 몰랐다"고 치를 떨고 있다. 

예수를 팔아먹은 가룟 유다를 배신의 대명사로 불린다. 그는 예수님 12제자 중 한 명이었다. 예수에게 입을 맞춤으로써 인류 역사상 가장 사악한 배신자로 낙인찍혔다. 그는 유대교의 대제사장에게 은 30을 받고 예수를 팔아넘겼다.

유대교의 대제사장과 부하들은 예수가 누구인지 그 얼굴을 몰랐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가룟 유다가 예수에게 입맞춤했을 때 예수를 붙잡아 갔다.

요즘 태극기 우파 화두가 '배신'이다. 사람들을 만나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누가 배신했다. 그러면서 이어지는 말이 쳐 죽일 놈들”, “우리가 속을 줄 아냐”, “우리는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라고 당차게 말한다.

어떤 분, ID배신자 징글징글하다’, ‘배신자 척결이어서 눈길이 쏠렸다. 그만큼 배신을 많이 당해서 자신의 ID까지 그렇게 사용하는지 모르겠지만 최근 배신자 논란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나는 태극이 우파 국민들을 봤을 때, 내가 그 동안 보아왔던 사람들과 달랐다. 착하고, 순하고, 마음이 여리고, 정이 많고,너그럽고, 인자하고, 귀가 얕고, 눈물이 많고그러면서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애국심 하나만은 투철했다.

상대를 평가할 때, ‘순하고 착하다는 말은 좋은 말이다. 그런데 언제부턴 순하고 착하면 피해를 많이 당하거나 바보스런 사람에 가깝게 들린다.

따뜻한 사회가 되려면 이런 사람들이 많아야 한다. 그러나 세상은 정반대다. 사악하고, 간사하고, 음흉하고 상대에 상처를 주거나, 특히 배신한 자들이 더 떵떵 거리고 산다.

착한 우파들은 작은 일에 상처를 받는다. 상처는 약을 바르면 치료가 된다. 그러나 이들의 상처는 약으로도 치료가 안된다. 배신의 상처이기 때문이다. 사악한자들은 배신을 잘 당하지 않는다. 꼭 착하고 순한 사람들이 유독 배신을 잘 당한다.

배신은 인생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잔인하고 고통스러운 경험 중 하나다배신이라는 현실이 당신 앞에 닥쳤을 때 어디까지가 진짜였고, 어디까지가 가짜였는가? 무엇이 진실인지? 누구를 믿어야 하는지? 믿고 싶지 않은 현실들에 대해 괴로워한다.

배신자들은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 시킨다. 그러나 이는 한마디로 구라. 배신의 정당화는 애당초 없다.

배신은 힘이나 권력을 원해서, 어떠한 특정 사건을 통한 신념의 변화로 인해서, 회유와 협박 등 때문이다. 처음부터 내부분열을 목적으로 배신하는 경우도 있다.

배신은 순간 이익이 될지언정, 결국 배신한 당사자와 공동체원들의 파멸로 이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래서 배신하는 사람을 짐승 이하로 취급한다. '인간의 악행' 중 하나로 꼽힌다. 

나는 한 번 배신한 사람은 잘 믿지 않는다. 늘 경계한다. 또 배신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저 사람을 배신했으니 언젠가 나를 배신할 수도 있다"고 경계한다.

행여 배신을 하려거나 했던 자들에게 역설적 충고도 하겠다. 배신은 냉정하고 아주 잔혹해야 한다. 배신을 하려면 목숨을 걸어야 하며, 배신하고도 살아남으려면 자기 편이었던 사람을 전부 없애거나 자신이 속했던 조직을 완전히 궤멸시켜야 한다. 이렇게 할 수 없다면 결국 배신은 꿈도 꾸지 마라

혼노지 변을 일으킨 미쓰히데는 노부나가만 제거하면 천하가 자기 것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했다. 이 사건으로 오다 노부나가가 죽고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세상이 열렸다.

인간의 야심 위에는 인간이 도저히 움직일 수 없는 커다란 역사의 흐름이 있다는 것을 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멍청한 놈! 천하는 너 같은 자가 쉽게 훔칠 수 있는 것이 아니야.”

배신을 통해 천하를 갖겠다는 자들에게 던지는 노부나가의 엄중한 충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