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BC 역설]문재인, 백 장군 조문, 영결식 불참 천만다행
[JBC 역설]문재인, 백 장군 조문, 영결식 불참 천만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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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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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들 백 장군 규탄 시위 한 게 다행

국민들 좌파의 정체성 비로서 파악

 

박근혜 대통령 재직시 청와대를 방문한 백선엽 장군이 박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재직시 청와대를 방문한 백선엽 장군이 박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문재인이 향년 100세로 별세한 6·25 전쟁 영웅 백선엽 예비역 대장 조문과 영결식에 불참 한 게 얼마나 다행인 줄 모른다.

백 장군 장례 기간 각계각층에선 문재인 조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지만 불참은 그들의 정체를 그대로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여간 고마운(?)일인지 모른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14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백 장군의 영결식에 참석해 백 장군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거수경례로 배웅하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모습을 꼭 보고 싶다"고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13국군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반드시 창군 원로이자 나라를 구한 애국자인 백 장군을 조문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했다. 이들은 꿈도 야무지다. 기대할 것을 기대해야지.

나는 이들과 다르다. 행여 문재인이 백 장군 조문과 영결식에 참석하면 어쩌나 걱정을 했었다. 문재인은 스스로 남쪽 대통령이라 칭했다. 북한은 그를 향해 삶은 소대가리라고 비웃고, 외신은 이미 그를 북한 수석대변인으로 명명했다.

그런 그가 구국의 영웅 백 장군 조문과 영결식에 참석하는 것이 가당찮은 일일까. 그가 참서하지 않은 것은 다행 중 다행이었다. 그가 백 장군 조문과 영결식에 참석했다면 또 그의 정체를 모르는 사람들이 역시 문재인추켜세워 줄까봐 은근 염려했다.

15일 백 장군 안장식이 열리는 국립 대전현충원 입구에 좌파 시민단체들이 몰려와서 시위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데 은근 걱정했다.

역시 그들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날 오전 10시쯤 대전 현충원 입구 왕복 4차로 인도에선 백 장군의 안장을 반대한다는 취지의 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석자들은 친일반민족행위자 백선엽의 대전현충원 안장을 반대한다” “간도특설대 장교 출신으로 민간인 학살의 주범인 백선엽은 현충원이 아닌 일본 야스쿠니(신사)로 가라고 소리 질렀다. 이들은 백선엽 대전 현충원 안장 절대 반대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정말 잘했다. 베리 굿이다.

15일 오후 백선엽 장군 영결식이 열린 대전국립현충원. 사진제공=대박뉴스TV
15일 오후 백선엽 장군 안장식이 열린 대전국립현충원. 사진제공=대박뉴스TV

이 장면을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와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도 목도했으니 그 얼마나 신선한 명장면을 보여주었는가.

문재인과 그들이 조문과 영결식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백 장군 가시는 길은 외롭지 않았다. 각계 조문과 애도가 잇따랐다.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빈소와 광화문 광장의 시민분향소에는 군 관계자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의 추도 행렬이 이어졌다.

그들의 빈자리는 동맹국 미국이 채웠다. 미국은 백악관에 이어 국무부도 성명을 통해 백 장군 별세를 애도했고, 역대 한·미 연합사령관들은 최고의 존경과 감사의 헌사를 바쳤다.

미국 고위 장성들도 백 장군을 애도하는 성명을 잇따라 발표했다. 백 장군은 '6·25의 살아있는 전설' '구국 영웅' '·미 동맹의 상징'이다. 백 장군은 국군 창설에 참여했고 휴전회담 대표를 지냈으며 한국군 최초로 대장에 올라 두 차례 육군 참모총장을 맡으며 군 재건을 이뤄냈다. 백 장군 앞에 붙는 수많은 수식어로도 그의 업적을 다 설명하기 어렵다.

그러나 좌파 집권세력은 그가 일제강점기 일본군에 복무한 기록만 부각시켜 끊임없이 폄훼, 매도했다. 백 장군은 일제 치하에서 태어났다. 그 세대 사람들에겐 대한민국이란 나라 자체를 상상할 수도 없었다. 지금의 시각으로 그 시절을 재단하며 백 장군을 '독립군 토벌 친일파'라고 한다. 백 장군은 "당시 중공 팔로군과 싸웠고 독립군은 구경도 못 했다"고 하는데도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문재인은 백 장군 같은 사람이 아니라 남침 공로로 북한에서 중용된 김원봉을 "국군의 뿌리"라고 했다.

청와대와 민주당이 백 장군 별세에 애도 논평 한 줄 내지 않은 것은 그냥 나온 일이 아니다. 문 정권은 백 장군을 126·25 전우가 잠들어있는 서울현충원에 모시자는 각계의 요구도 외면했다. "자리가 없다"는 기가 막힌 이유로 대전현충원에 안장하겠다고 한다. 그마저도 여당 일각에서 '친일파 파묘법'을 추진하고 있다니 나중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좌파 단체에선 "백씨가 갈 곳은 현충원 아닌 야스쿠니 신사"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런 좌파 세력들이 백 장군 조문과 영결식에 참석하기를 바라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이번에 국민들은 좌파들의 정체를 똑똑히 보았을 것이다. 이는 조국과 윤미향과 비교될 수 없는 좌파의 근본 정체성을 목도했다.

지난 201610월 촛불 정국과 박근혜 대통령 탄핵 과정을 거치면서 촛불 시위가 대한민국 역사와 체제를 바꾸려는 좌파들의 쿠데타라고 그렇게 외쳤지만 씨앗도 먹히지 않았다.

설마 촛불시위에 그런 체제 음모가 담겨져 있을까. 설마 저들이 대한민국 역사와 체제를 부정할까. 설마 저들이 6.25 남침을 통일전쟁이라 할까. 아무리 그렇지만 저들이 민족상잔의 비극을 일으킨 김일성·김정일·김정은 독재자를 찬양할까.

아마도 그렇다면 그것은 남북평화와 공동 발전을 위해서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고 너그럽게 받아들였다.

그런데 이번에 국민들은 문재인과 그 추종 세력들이 백 장군 조문과 영결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을 보고 정신이 번쩍 들었을 것이다. 국민들에게 비로소 자신들의 정체성을 드러나게 해주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지난 2005년 강정구 전 동국대 교수는 6.25 전쟁을 북한에 의한 통일전쟁으로 규정했다. 그는 당시 한 인터넷 매체에 기고한 맥아더를 아시나요라는 글에서 “6·25전쟁은, 후삼국시대의 견훤과 궁예, 왕건 등이 모두 삼한 통일의 대의를 위해 전쟁을 했듯이 북한 지도부가 시도한 통일전쟁이었다면서 통일 내전에 미국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전쟁은 한 달 안에 끝났을 것이고, 우리가 겪었던 살상과 파괴의 비극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따라서 미국은 은인이 아니라 민족의 원수이며 맥아더는 전쟁 영웅이 아니라 역사 속에 던져버려야 할 전쟁광이자 민간인 학살자라고 했다.

6·25전쟁을 남북 간 계급갈등에 기초한 민족해방전쟁(내전)이나, 미 제국주의의 산물로 보는 수정주의 이론은 이미 생명이 끝난 지 오래다. 비밀이 해제된 미 군정 문서, 소련의 몰락과 함께 발굴된 자료, 그리고 중국이 공개하고 있는 자료에 의해 6·25전쟁은 김일성-스탈린-마오쩌둥 3자가 모의하고 집행한 남한 적화 침략임이 정설로 굳어졌다.

또 지난 14일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진행자인 노영희 변호사가 방송에서 어떻게 저분이 6·25전쟁에서 우리 민족인 북한을 향해서 총을 쏴서 이긴 그 공로가 인정된다고 해서 현충원에 묻히느냐고 말했다.

노 변호사의 이 발언은 큰 파문을 던졌고, 그는 결국 진행해온 방송에서 하차했다. 15일 그가 방송에서 하차했다는 뉴스를 접한 후 많이 아쉬웠다. 그가 끝까지 버티었으면 국민들이 더 깨어날 수 있었는데 말이다.

어찌보면 노 변호사의 발언은 강 전 교수의 연장선상이다. 북한에서는 6.25 전쟁을 '민족해방전쟁'이라고 부른다. '민족해방전쟁'은 미제국주의로부터 대한민국을 해방시키기 위해 일으킨 정의로운 전쟁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친북 좌파들은 대한민국은 아직도 완전한 해방 되지 않는 국가로 본다.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정해구 전 위원장은 대표적인 종북사관주의자다.

정 전 위원장이 펴낸 해방전후사의 인식에 따르면 남한에서의 국가권력 장악에 있어서는 미군정의 후원을 받은 극우세력이 반혁명의 분단정권 창출에 성공하였다.

반면 반제반봉건민주주의혁명을 위해 인민정권을 세우고자 했던 좌익세력은 일단 국가권력 장악에 실패하게 되었다.

따라서 분단정권 수립 이후에는 이승만 정권에 저항하는 남한에서의 무장투쟁과 통일을 위한 남북 사이의 정권적 차원의 대결이 전개되게 된다.

이 사관에서 출발한 주사파 세력들은 북한의 남조선혁명전략인 민족해방인민민주주의혁명전략을 받아서 투쟁노선으로 삼았다. 이들은 반미·반일의 민족해방과 사회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계급투쟁을 전개해왔다.

청와대와 이 정권 핵심에 있는 주사파가 종북사관주의다. 이들은 80년대 이후부터 지금까지 '주한미군 철수', '한미동맹 파기'를 기치로 내건 투쟁 전략을 고수해 오고 있다.

문재인이 이들의 사관과 다른 견해와 시각을 갖고 있다면 당연히 조문을 가야 했었다. 문재인에게는 적용하고 싶지 않지만 대한민국 대통령은 국군 통수권자다. 당연히 조문을 가야 했다. 이것은 진영과 논리의 문제가 아닌 상식이자 의무다.

그런 점에서 이번 그들이 조문과 영결식에 불참한 것은 그들 스스로, 종북사관주의를 커밍아웃 한 셈이다.

그래서 들이 백 장군 면회를 가지 않았던 게 얼마나 다행인 줄 모른다. 역설이지만 고맙기까지 하다.

백 장군님 부디 영면하소서.’